굿바이

by 보라

오랜만에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밤 10시에서 자정까지,

CBS FM <허윤희의 꿈과 음악 사이에>.


차분하고 고운 DJ의 목소리,

추억 여행을 충분히 시켜주는 선곡들,

감성을 자극하는 옛 노래들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살포시 불러옵니다.


방송을 듣다 보면

입가에 웃음이 번지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오늘 저는,

조용한 방 안에서 라디오 전파를 타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지나간 것은 모두 아름답기에,

좋았던 기억도 아팠던 기억도

지금은 그저 웃음 지을 수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전화를 걸지만 저 멀리 그대 음성..."


평소 무척 좋아하던 노래가 나왔습니다.


그 순간,

온몸이 노래 한 곡에 집중되며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노래가 끝났습니다.

그러나 시간 여행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아쉬웠습니다.

더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를 열어

그 노래를 찾아 여러 번 반복해 들었습니다.


문득 떠오른 한 장면.

공중전화 앞에서

동전을 만지작거리며 망설이던 어느 밤.


그저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용기 내어 동전을 넣고 번호를 눌렀습니다.


신호음이 울린 후

그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딱 세 마디.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고여, 아무 말도 못 하고

전화기를 내려놓았습니다.


소리 없이 떨리던 마음도 함께.


그날이 떠오른 건,

음악의 힘일 겁니다.


"눈물을 흘리며 전화를 걸지만 저 멀리 그대 음성..."


굿바이.


- 작사·작곡 故 이영훈

- 노래 이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