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가 건네는 달콤한 휴식
햇살과 바람이 어우러진 섬
제주 성산항을 떠난 배는
곧 우도 천진항에 나를 내려놓고
다른 한 무리의 관광객을 실어
하얀 등대와 재회할 것입니다.
출렁이는 물결을 따라
우도로 향하는 도항선 위,
스트라이다와 함께 몸을 실었습니다.
성산일출봉이 작아지고
빨간 등대가 커지면
소가 누운 형상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인
우도에 닿았음을 의미합니다.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우도.
여전히 아름답고 가장 제주다운
섬 속의 섬이지만,
두 발만을 허락할 것 같은 좁은 길에
자전거, 스쿠터, 전기 자동차, 승용차와 버스가 얽히며
작은 섬은 숨을 고르지 못하는 듯합니다.
인구는 늘고, 풍경은 덜 그림 같고,
번화하긴 하지만 낭만은 덜한 곳에 와 있는 느낌.
그런 안타까움이 고개를 듭니다.
저도 두 바퀴를 데려왔으니
우도에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천천히, 조용히 있다 갈게.”
그러자 우도는
땅콩이 유명하다며
땅콩 아이스크림을 꼭 맛보라 합니다.
일상과 멀리 떨어진 섬 한 귀퉁이.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풀꽃과 푸른 파도의 풍경 속으로
스르르 빨려 들어갑니다.
섬 특유의 축축한 바닷바람과 비릿한 냄새는
우도를 구성하는 요소처럼 하루 종일 맴돌고,
비양도가 가까워질수록
백패커들의 알록달록한 점들이 선명해집니다.
섬 위로 흩어지던 햇살이 조금씩 옅어지고,
바다는 여전히 푸르지만
바람은 어느새 서늘한 기운을 품기 시작합니다.
발걸음을 늦추고, 섬 구석구석을 담습니다.
해안선을 따라온 잔잔한 물,
부드럽게 굽이치는 모래사장,
검은색의 크고 작은 바위들.
작은 것 하나하나가 오늘의 기억으로 스밉니다.
짧았지만 깊었던 머무름이 끝나감을
우도 스스로 알려주는 듯합니다.
우도가 선물한 마음의 평화가,
오염되지 않은 풍경과 맞닿은 기억이,
오래도록 내 안에 머물기를 되뇌며
섬을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