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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16 SO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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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Dec 23. 2016

[첫 번째 글] 외로운 임팩트 투자의 길, 동료를 찾다

본 매거진의 글은 PUBLY와 함께 진행한 [자본과 의미가 만나는 곳, SOCAP] 프로젝트와 관련한 콘텐츠입니다. SOCAP (Social Capital Markets)은 임팩트 투자와 관련하여 샌프란시스코에서 매년 열리는 컨퍼런스입니다. 2016년 SOCAP 및 임팩트 투자와 관련한 디지털 레포트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곳'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자본과 의미가 만나는 곳, SOCAP] 프로젝트의 첫 번째 미리보기 글입니다. (PUBLY 원문)



샌프란시스코로 1년 파견 근무를 나오게 되면서 꼭 참여하고 싶었던 컨퍼런스 중에 하나가 바로 SOCAP(Social Capital Markets)이었습니다. 언제 Early Bird 티켓을 살 수 있을까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기대를 했었고 지난 4월 아직 5개월이나 남은 티켓을 덜컥, 사버렸습니다. 


만만치 않은 가격임에도 꼭 참석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사회적 기업, 임팩트 투자 등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영역의 사람들을 만나 그간 해소하지 못했던 고민을 나누고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업계 현황과 방향성, 성공 사례 등 관련 이야기들을 하루 종일 온몸으로 흡수하고 싶었습니다. 


사회적기업가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비영리 기관, 루트임팩트로 이직을 하여 일을 시작한 이후, 저는 종종 안타까움과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 커뮤니티, 임팩트 투자, 사회 혁신 등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하는 일은 '좋은 일'로만 단순하게 표현되곤 했습니다. 또한 업무와 관련하여 혼자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을 함께 나누고 치열하게 토론할 동료를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혼자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기업과 일반 기업, 임팩트 투자와 일반 투자는 어떻게 다른가? 
다르다는 구분이 필요한가? 
임팩트 벤처 운영과 투자의 성과를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할 수 있을까? 
사회적기업과 기업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인프라로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더 많은 인재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미션을 발견하고 이 영역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런 물음 속에 제가 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답을 찾게 됐습니다. 비단 저 자신의 개인적인 고민과 갈증을 해소하는 기회로서 뿐만이 아니라 이 영역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정보와 지식을 나누기에 SOCAP이라는 컨퍼런스가 아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기존에 국내에서 SOCAP에 관해 접할 수 있는 정보는 D3쥬빌리 블로그의 [SOCAP 2014] 4개 키워드로 정리해본 SOCAP 글과 아산나눔재단의 블로그에 올라온 세계 최대 임팩트 투자 콘퍼런스, SOCAP에 가다!에 게재된 글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의 지적 호기심을 항상 채워주던 PUBLY가 생각났습니다. 궁금하지만 직접 가보거나 공부하기 어려운 영역에 대해 저자 분들의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을 제공해 주던 저의 지적 창구였습니다. SOCAP을 알리기에 적절한 채널이라는 생각에 PUBLY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SOCAP이라는 컨퍼런스가 있다는 것을 제보해 드린다는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SOCAP에서 느낀 화두를 한국에 전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SOCAP과의 2가지 공통점


SOCAP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사전 취재를 진행하던 중 SOCAP의 두 가지 특징을 찾았습니다. 저와 닮은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1. Out of Comfort Zone 


미국에 온 뒤로 저의 하루하루는 'Out of Comfort Zone(익숙하고 안전한 영역에서 벗어나기)' 하는 노력의 연속이었습니다. 익숙한 터전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고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는 것은 설레고 재미난 경험입니다. 하지만 홀로 지내는 외로운 일상에서 스스로 도전거리를 찾지 않으면 한없이 나약하고 게으른 자신이 되기 쉽습니다.  


임팩트 투자와 사회적 기업도 기존의 것으로부터 'Out of Comfort Zone'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Two Pockets* 전략을 취합니다.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사회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비영리 기관에 돈을 기부하며 문제 해결에 동참해왔습니다. 비즈니스의 수익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주머니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는 돈의 주머니가 다른 전략입니다. 


그동안은 Two Pockets 중 두 번째 주머니, 즉 비영리 기관에 기업은 돈을 넣은 후 반대급부로 얻는 것이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개념을 뒤엎고 다르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투자를 통해 매력적인 수준의 수익을 얻으면서도 동시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A Single Pocket Solution, 바로 하나의 주머니 안에서 문제 해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실제 사례와 성과로 New Economy의 등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해당 내용은 SOCAP 프로그램북 인사말에서 발췌, 인용했습니다.)


2. At The Intersection : The Business and Meaning 


영리와 비영리라는 두 섹터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저의 바람이었습니다. 영리 기업에서의 근무 경험, 비영리 기관으로의 이직 그리고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경험하는 펠로우십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업'의 여정을 거치면서 그 바람은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그리고 미션과 의미가 공존하는 교차점에 서서 그 길이 보여주는 새로운 관점과 가능성을 탐구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SOCAP 컨퍼런스를 설명하는 슬로건 역시 'At The Intersection of Business and Meaning'입니다. 그 교차점에서 활동하는 여러 기업가들, 그리고 그 기업가들의 모델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기관들, 생태계 발전을 위해 더 나은 방법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학계 관계자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 바로 SOCAP입니다. 


교차점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 충돌과 어긋남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돌을 감수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면서, 융합할 수 없어 보이는 것들을 함께 공존하게 만드는 일도 이 여정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분에게도 이 두 가지가 온전히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기존의 통념과 다른 투자와 비즈니스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비즈니스와 시민사회적 가치가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리포트에 담아내겠습니다. 이 교차점에서 서로 만나 함께 길을 걸어가는 동료로 만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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