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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상암동

아이돌 덕후의 DMC 자취 이야기

by 보라

방송국의 메카 상암 DMC (디지털 미디어시티). 이곳에서 잠시 자취를 하게 되었다.

유럽여행, 교환학생... 해외보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여행보다 더 여행 같은 기분은 왜일까? 바로 나는 방송국의 24시간에 아주 관심이 많은 아이돌 팬. 누구보다 열심히 이 순간들을 관찰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집은 창에서 방송국들이 보이는 방송국 바로 앞 집.

이곳에서의 하루는 매일매일이 다이나믹하다. 많은 팬들로 항상 북적이며, 방송국 건물 스크린마다 방송이 라이브 되고 있어 생기를 잃을 날이 없다. 평일 점심엔 방송국 직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쏟아져 나오며, 주말. 아침이면 음악 공개방송을 보기 위해 줄 서있는 팬들로 롤러코스터 줄을 연상케 한다. 팬에는 국경이 없어 다양한 인종의 팬들로 가득하다. 깜깜해진 밤에는 선선한 바람과 함께 야근하는 직원들이 패스트푸드를 포장해가고, 산책 나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고층 빌딩에 부딪혀 밤하늘에 울려 퍼진다. 항상 살아있는 기분이 들게 하는 동네이다.


불 꺼지지 않는 방송국, 밤새 야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삶의 고단함을, 밤새 연예인을 기다리는 팬들을 보며 삶의 열정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걷다 보면 길거리에서 촬영 중인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으며 원한다면 인터뷰를 하기도 쉽다. 사다리에 올라 대포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홈마들을 쉽게 볼 수 있고, 그들을 보며 요즘 핫한 아이돌은 누구인지 유추해낼 수 있다. 새벽에 맥도날드에 간다 해도 많은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으며, 세상엔 밤을 새우는 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이는 라디오, 음악방송 대기줄, 주차장 줄, 녹화.. 방송국 앞 24시간의 모든 것.

매일매일이 신기하고 두근거리는 덕후의 시선에서 본 DMC의 이야기.

그 어떤 여행보다 더 여행 같은 여정을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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