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도 모처에서 진행되는 용역사 선정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두 회사만 발표를 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발표 자리에서 한 두 번의 찰나에 보이는 그들의 어떤 모습이, 나의 모습을 거울로 되비추어 보는 것 같아 한없이 부끄러웠다.
말을 천천히 하면서 좌중을 사로잡는 듯한 묵직한 목소리가 처음에는 좋게 들렸다. 과년도 사업에 대해 열심히 스터디 해서 그 내용에 플러스 알파를 하겠다는 계획도 현실성 있어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뭔가 이상하다.
서류는 삐뚤빼뚤 거려도 내용은 좋겠지 하고 읽다보니, 알맹이가 보이지 않았다. 다채로운 경력이 있다고 하는데 그 경력의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인원은 본 용역을 운영하기에 부족한 정도의 숫자이지만 신규 채용 인원이 이번 달에만 서너 명이라고 한다. 그걸 증명할 서류는 없다.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자꾸 어려운 영어 단어들을 쓴다. 그런데 자꾸 텅텅 빈 느낌이다. 사업을 수행한 경험 중에 지금 용역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경험이 있다면 더 자세히 듣고 싶다고 질문했더니 어떤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는 데 유사한 점이 거의 없는 경험을 차용한다. 그렇지만 그게 맞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지니 이번엔 남문북답이다. 이상하게 그 모습은 더더욱 당차다.
하... 나도 저렇게 발표했나 싶었다. 들어오는 질문을 어떻게든 받아치려고, 어떻게든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있는 척 잘하는 척 다 해가며 애썼나 싶었다. 내가 저렇게 없어보였구나 싶었다.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렇구나. 그래서 안됐구나. 그래서 자꾸 힘만 들어가고 소득이 없었구나...
그러지 말아야지. 그러지 말아야지..
있어 보이는 척 하지 말아야지.
없어 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