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치과수술로 일주일간 가정보육을 하게 됐다.
10월부터 시작한 요가를 주 3회는 꼭 가고 싶었는데(무서운 돈기부여와 요가뽕의 힘), 아들을 어쩌나 고민하다가, ’ 친정집에 조식 먹으러 가는 김에 요가원까지 갔다 와야지 ‘하고 큰 그림을 그리고 친정으로 향했다.
오늘 친정엄마표 조식은 시래기조림에 떡갈비, 김치볶음, 애호박볶음, 스크램블에그에 계란국까지.
요가 가기 전에 아침을 먹고 가면 너무 부대껴서 꾹 참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내게.
“요가는 무슨, 오늘은 엄마랑 송당가게! 제일 큰 별다방으로!”
“응? 나 요가 가려고 준비 다 하고 왔는데? 오늘 안 가면 이번주 3회 채우지 못하는데?”
라며 아주 살짝 거절하는 척하면서 조용히 밥을 펐다. (요가를 안 가겠다는 의지)
밥 먹으며 머릿속으로는 계산을 시작한다.
오늘 글 쓰는 날이라(목요일의 글쓰기 모임) 모임시간까지 1시간 반이 남았고, 가는데 한 시간이니까 가서 커피 마시면서 글 쓰면 정말 좋겠다!!!
눈치 빠른 딸이 “엄마, 할머니랑 어디 가는데? 나도 갈래!!!” 라며 등교거부를 시작했다.
당황한 할머니는 ”우리 놀러 가는 거 아니야~ 송당에 교육받으러 가는 거야. 별공부”
깔깔깔.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별공부라니, 별다방에 별공부하러 가는 거였어? 애한테 거짓말을 하면 어떡해!? 라며 눈빛과 텔레파시로 전달하며,
아이에게는 ”안돼~ 학교는 그렇게 기분에 따라가고 안 가고 하는 게 아니야. 미리 체험학습계획서를 제출해야지 결석할 수 있어. “라며 달랬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딸은 아쉬움을 질질 흘리며 등교했고, 우리는 송당 별다방으로 향했다.
4만 평이나 된다는 국내 최대규모 별다방이라며 다들 다녀왔다는데 (심지어 엄마는 벌써 세 번째라고) 딸내미는 아직 한 번도 못 가봤다니까 안타깝다며 데려가주심에 신나게 따라나섰는데, 가는 길도 멀고, 겨우 도착해 보니 주차장도 뷰 좋은 자리도 이미 만석. 커피 한잔을 웨이팅까지 해가며 마셔야 하냐며 도민스럽게 투덜거리며 들어섰는데, 막상 가보니 좋긴 좋더라.
사람들이 왜 이리 멀리까지, 굳이 비싼 돈 주며 오는지 알겠다며.
카페에 앉아있는 동안 함께 오지 못한 남편과 딸에게 미안함과 아쉬움이 몰려왔다.
카페보다 훨씬 더 넓고 좋아 보이는 동화마을을 둘러보고 오려는데 마침 나오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아쉬운 발걸음으로 차에 오르며, “아무래도 한번 더 오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봐! 눈오기 전에 가족들 다 같이 다시 한번 와야겠다. “라는 엄마.
그래요, 그럽시다. 우리 모두 함께 Shall we 별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