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하고 싶은 게 생겼어. 잘 들어봐!”
휴, 이번엔 또 뭘까?
지난달엔 걸스카우트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더니, 앙상블 단원도 해보고 싶다 했었지.
이번엔 또 뭐가 하고 싶다는 걸까, 우리 오니는.
“수영대회가 열린대! 수영선수가 아니어도 참가할 수 있대. 나도 나가고 싶어!”
“수영대회? 근데 너 수영 제대로 배운 적도 없잖아? 대회는 1.5m 깊이의 레인에서 열리는데, 네 키보다 더 깊어. 스타트도 안 배웠고, 50m는 꽤 먼 거리야. 엄마는 좀 무리일 것 같은데?”
“아냐, 엄마. 나 예전에 1.5m 풀에도 들어가 봤고, 요즘 국민체육센터 수영 강좌에서 50m 쉬지 않고 가본 적 있어. 선생님이 대회 나가면 스타트도 가르쳐준대. 배영은 충분히 완주할 수 있어! 걱정 마!”
하… 걱정이 안 되겠냐고?
수영대회는 대부분 유치원 때부터 꾸준히 훈련해 온 친구들이 나간다는데, 오니는 고작 주말마다 국민체육센터에서 배우는 정도였으니까. 의욕은 좋지만, 너무 벅찬 도전 아닌가 싶었다.
게다가 수영대회 날짜가 하필 둘째의 축구대회와 겹쳤다. 몇 달 전부터 준비한 축구대회 일정을 바꿀 수도 없고, 수영대회는 예고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계획이었다. 이건 안 된다고 차분히 설명하면 아이도 이해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왜 나는 하고 싶은 걸 하면 안 돼?”라며 울먹이는 오니를 보며 남편도 나도 결국 두 손 두 발 들었다.
남편은 둘째와 함께 축구대회에, 나는 오니와 수영대회에 가기로 하고, 출전 신청서에 사인했다. 단, 목표는 ‘출전’과 ‘완주’. 결과는 너무 신경 쓰지 않기로 약속했다.
신청 마지막 날, 담당 선생님과 면담을 했고, “한 종목만이라도 경험해 보면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배영 한 종목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 후로 오니는 수영 강습 시간보다 일찍 가서 스타트 연습을 하고, 주말엔 아빠와 함께 실제 대회장이 될 수영장에 가서 연습도 했다. 아직 기록은 예선 통과에는 부족해 보였지만, 아이가 원하는 ‘완주’는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그래, 뭐가 됐든 네가 선택한 거니까.
결과보다 중요한 건 네가 준비하고 도전하는 모든 과정이야.
그리고 그 안에서 얼마나 단단해지고, 스스로를 얼마나 멋지게 느낄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단다.
오니야, 하고 싶은 거 다 해!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네 뒤에서 든든히 지켜보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