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판매액 1억 원을 넘은 그 책
예스24와 리디북스는 어제와 오늘 보도자료로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 판매량을 공개했다. 예스24는 17일 하루 이 책을 1만2백3십9권 팔았다. 전자책 3백8십2권까지 더하면 1만6백2십1권 팔았다. 리디북스는 같은 날 1천4백1권 팔았다.
채식주의자는 하루이틀 판매량으로 주간 베스트 1,2위를 차지했다. 18일 접속하니 두 서점에서 이 책은 일주일 동안 베스트셀러 1위와 2위에 올랐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나온 지 10년된 작품이다. 2007년 창비에서 나왔는데 올해 5월 영국의 문학상 맨 부커 상의 국제 부문에 후보작에 오르면서 판매량이 늘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17일에는 아침부터 판매량이 급등했다. (영국 시각 기준으로 16일 상을 받았고, 해당 소식이 새벽께부터 알려졌으니 실제 판매 시간은 새벽 6시부터로 추정)
두 회사가 낸 자료를 가지고 정말정말 어림잡아 계산하면 두 가지 지표가 보인다. 이 글에서 '어림잡아'는 '대충'으로 읽어도 좋다. 제대로 된 계산법은 아니다.
예스24는 채식주의자 덕분에 한국 소설 판매량이 하루 사이에 8배가 뛰었다고 했다. 채식주의자를 빼면 5배 뛰었다. 이 말인즉슨 평소 한국 소설은 하루에 약 3천4백 권이 팔렸단 얘기다. 이 정도면 많이 팔리는 것도 같고, 적게 팔리는 것도 같다.
(X+10239)=Y*8, X=Y*5
Y=10239/3=3413
리디북스는 예스24보다 정보를 덜 드러냈다.
특히 이날 판매된 1401부 가운데 약 절반은 오후 3시 이후 판매됐다. 이는 채식주의자 종이책이 온오프라인 서점 곳곳에서 매진되면서 책을 구하지 못한 독자들이 전자책을 사기 위해 몰려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출판사인 창작과비평사 측은 이날 곧바로 종이책 추가인쇄에 들어갔지만, 이를 기다리지 않고 당장 책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들은 계속해서 전자책 구매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채식주의자 판매량과 베스트 순위로 짐작하건대 리디북스는 예스24의 10분의 1에 못미치는 규모다. 리디북스가 판매량을 공개하면서 이런 식의 계산법이 나올 거란 걸 예상 못한 게 아닐터인데도, 판매량을 드러낸 걸 보면 채식주의자가 만든 책 판매 바람이 포근하다 못해 뜨끈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