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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쇼 Jun 27. 2016

칸 광고제에 간 IT 기업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칸은 해마다 6월 영화인으로 붐빕니다. 칸이 지구 어디에 있는지 몰라도 '칸 영화제'라는 이름은 다들 낯익을 겁니다. 영화제가 끝나면 같은 자리에서 다른 행사가 열리는데요. 칸 광고제입니다.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하기 전 나오던 광고를 기억하나요? 칸 광고제는 바로 극장용 광고에서 시작했습니다. 1954년 시작한 행사이니 올해 63회를 맞이했습니다. 역사가 깁니다. 60년 전 영상광고로 시작한 이 행사는 다시 영상광고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제가 칸 광고제라는 행사의 정체를 안 게 올해 3월. 그래서 올해 칸 광고제는 제게 특별했습니다. 가본 적 없고 분위기도 모르지만, 궁금한 행사가 된 거지요. IT나 미디어 전체를 흔들 만한 뉴스가 나오는 행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새 소식이 제게도 오길 기다렸습니다. 폐막 하루 전 반가운 소식이 왔습니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칸 광고제에서 상을 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시계 '닷 워치'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시계를 만든다는 소식은 저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저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왔을 뿐 현실화하지 못했고, 시도하다 말, 그런 도전으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창업 팀은 날을 벼르고 별렀던 모양입니다. 올 연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독일계 광고 회사 서비스플랜에 제안을 받아 칸 광고제에 영상 광고를 출품했습니다. 칸 광고제는 각 부문을 합쳐 상을 1백여 개 마련했습니다. 그 상을 노리고 세계의 광고 회사가 출품한 광고는 4만여 점이 넘습니다. 닷은 기술 부문인 이노베이션제품 디자인 부문에서 상을 탔습니다.

- 칸 광고제에서 상을 받은 광고 영상

한국 기업이 상을 타서 좋은 게 아닙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점자 시계가, 비 시각장애인의 눈길을 끌 만큼 예쁘게 디자인됐고 멋져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인에게 칸 영화제만큼 광고인에게 큰 행사라는 칸 광고제에서 이 아이디어의 디자인과 광고 영상이 인정을 받은 게 뿌듯합니다. 제가 한 일이 아니라도요.


은 2015년 창업한 회사입니다. 이제 1년이 되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점자 시계 닷 워치를 핏빗과 같은 모습에서 동그란 시계 모양으로 바뀌었습니다. 시계를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시각이나 알람을 시계알에 박힌 핀이 점자로 찍힙니다. 이 아이디어를 패드에도 적용한 '닷 패드'를 이르면 2017년 (무난하게는 2018년으로 예상) 내놓을 계획입니다. 저는 이 제품이 대박을 치면 좋겠습니다. 

시계알에 박힌 핀 30개가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점자를 그립니다.



스타트업 행사에서 발표한 모습을 녹화 떠 제출한 ‘주크데크


칸 광고제에서 상 탄 광고 영상을 무작위로 눌러보다가 황당한 회사를 보았습니다. 남들은 정성스레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 냈는데 이 회사는 어느 행사에서 발표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편집은 했겠지라면서 끝까지 봤는데요. 끝까지 편집을 안 했더군요. 이 회사는 영국의 주크데크입니다. 2015년 런던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의 발표 모습을, 테크크런치 측에서 촬영한 영상 그대로 칸 광고제에 냈습니다. 그러고도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상을 탔습니다.


주크데크는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음악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릴 때에 BJ처럼 이러쿵저렁쿵 할 얘기가 없으면 배경음악이 필요합니다. 이런 작업을 해본 분은 알겠지만, 영상 길이와 분위기, 주제에 맞는 음악을 고르는 것도 일입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보면 배경음악이 익숙할 때가 있는데요. 풀이 한정된 탓입니다. 주크데크는 시간과 분위기, 사용할 악기, 음악의 장르를 고르면 거기에 맞는 음악을 뚝딱 만듭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주크데크의 작동법을 대표 에드 렉스는 랩으로 발표했는데요. 서비스가 흥미로운 만큼 주크데크에 대한 호감을 높입니다. 영상에서 현장의 호응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랩으로 소개하다니! 이런 재기있고 기발할 데가. 라고 생각했는데요. 주크데크는 그 전에도 랩으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르웹에서 2014년에도 했더군요. 그때에도 청중과 심사위원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때의 영상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


말이 필요 없겠죠?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그랑프리 상을 받았습니다. 이세돌 9단과 대국한다고 발표할 때보다 더 멋지게 만들어왔더군요. 영상에 이세돌 9단도 등장합니다.



▷ 영상 보기 http://www.canneslionsarchive.com/winners/entry/777609/google-deepmind-alphago



칸 광고제에서 상 휩쓰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칸 광고제와 같은 대형 행사에서 빠질리가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칸 광고제에서 트로피를 27개 받았습니다. 2015년까지 상 받은 횟수를 세면 74회입니다. 칸 광고제는 광고주가 주인공이 아니라 광고를 제작한 회사를 꼭 함께 언급합니다. 삼성전자가 받은 저 상은 삼성전자와 각국의 광고회사가 같이 받은 겁니다. 그동안의 성적 덕분인지 삼성전자는 올해 칸 광고제 폐막식에서 크리에이티브 마케터 상을 탔습니다.


올해 상 받은 삼성전자의 광고를 유튜브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칸 광고제 수상작 페이지에서 보셔야겠습니다.


RE:SHAKESPEARE: 제일기획 런던

ANTIDIARY: 에델만, 뉴욕

DESIGN YOUR TIME: LEO BURNETT 프랑크푸르트

CELEBRITY TANTRUM: LEO BURNETT 시드니

ANTIDIARY: VR + VIDEO EXPERIENCE: R/GA 뉴욕

다는 못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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