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참여를 이끌어내는 대화법

반응을 갈구하는 기자에게 도안구 선배가 전한 경험담을 중심으로

by 보라쇼

지금부터 얘기하려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선배다. 4년간 서로 지켜본 사이인데 어느날 페이스북을 시작하더니 팬을 만들었다. 이 팬이라는 게 아이돌급의 팬은 아니고, 선배의 글을 지켜보고 댓글을 남기는 업계인이다.

DSCF5003.jpg 이런 분이다. 이렇게 생겼다. 이런 이미지이다. http://changeon.org/conference/2011

취재처의 홍보 담당자를 오랜만에 만나면, '도 기자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그...'라는 얘기가 나온다. 나도 안 보는 내 선배의 페북을 이 분은 왜 이리도 챙겨 본단 말인가.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한다. 평소 그 분의 스타일과 반하는 내용이 올라와서 그런지 '도 기자님은 성향이...' 성향을 알 정도로 다 보고 있다는 건가.


이건 내 주위의 반응이고. 수치로 보면 같은 기사를 공유했을 때 나에게 좋아요와 댓글 포함하여 반응이 5개 미만일 때 이 선배는 좋아요도, 댓글 수도 배 이상이 나온다. 무엇보다 댓글.


별 내용도 없이 밥 먹는 거, 고향 간 걸 사진으로 찍었는데도 '부러워요', '좋으시겠어요', '맛있겠어요', '다음엔 저랑 먹어요' 등등의 댓글이 달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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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거에까지. 업력이 10년이 넘은 선배라 눈치 보느라 댓글을 다는 걸까? 싶을 정도다.

1263824_10201905328140310_61566237_o.jpg 이런 사진엔 정말 반응이 뜨겁다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0201905328140310&set=a.1869357979151.2107709.1397136287&type=1&permPage=1


1888970_10204002018556260_2372184679348895379_o.jpg 젊은 시절 사진 한 장 올렸을 뿐인데 좋아요 183개에 댓글 35개. 뭐냥.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0204002018556260&set=t.1397136287&type=3&theater


시기와 질투, 짜증어린 눈으로 선배를 흘겨보다가 어제 저녁, 사무실에서 얘기를 들었다. 5시였나. 그 무렵 시작한 얘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7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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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배만 아는 분은 다 아는 대화의 늪!)


꼬리가 길어져, 나온 얘길 싹둑 자르고 페이스북 얘기만 적어본다.


이거 왜이러쎄요~ (비급을 알려주십시오, 라며 물으면 꼭 나오는 말투다)


네가 페이스북으로 뭘 날리는지를 봐. 역순으로 1년치.


뉴스만 공유했느냐, 마소 기사만 공유했느냐.


(이 선배는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편집장 도안구 기자다)


공유하면서 네가 어떤 코멘트도 날렸는지. !! 그냥 공유는 절대 안 돼


내 친구 삐리리 있지? 내가 걔 때문에 페북 시작했는데 그 친구가 공유하면 댓글도 안 달려. 같은 걸 내가 공유하잖아? 좋아요가 엄청 일어나고 여기에서 토론이 열려. 그 친구가 열받아 하지.


나는 그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 "넌 너무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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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는 논쟁을 싫어해. 서평을 써도 재미가 없어. 난 대놓고 말해. "넌 재미 없게 써"


페북에 착하게만 써봐. 사람들은 그냥 '응~', '네~'하고 가는 거야.


착하게만 쓰지 말고 네 생각을 말해. 틀릴 수도 있지. 어떻게 다 알아. 그럼 고치면 되고 받아들이면 되는 거야. 내가 옳을 수만은 없어.


사람들이 너를 통해서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는 느낌을 줘야 해. 네 기사만 공유하고 끝? 그렇게라면 페이스북 할 필요도 없어. 네 생각이라도 넣어봐야지. 네가 쓴 기사만 공유하지 말고.


얼마 전 커피를 마시며 5분 만에 쓴 글 있잖아.

스크린샷 2015-08-06 오후 4.20.26.png 구글이 LG전자를 인수할 거란 찌라시가 돌고서 그에 대한 단상을 쓴 글이다. 무지 길었다.

난 그게 그렇게 많이 공유될 줄 몰랐어. 내 글? 평소에 그렇게 공유 많이 안되.


글이 공유되면 난 누가 공유했는지 봐. 어떤 얘기하는지. 대화 보다가 댓글도 달아. 그 글 보고 SK텔레콤 다니던 분들은 억울했겠지. 실무팀이었으니까. 그 분들 얘기 들으면서 '바로잡는다'고 댓글 남기고.


나는 아무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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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한 글에서 '모르고 썼네~' 이런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걸 두고 한 말인듯)


잘못된 정보는 수정할 수 있고.


나는 논쟁하다가 꼭 '소주 한 잔 하자'라면서 끝내. 하트 두 개 넣고 ♥︎♥︎. 거칠게 얘기하다가도.


난 심각하게 하는 게 아니라고 하는 거지.


우리 기사에 페이스북 공유 수 나오잖아? 난 누가 공유했는지가 궁금해. 이런 걸 수치화할 필요가 있지. 마케팅처럼. 내가 코딩이라도 배우고 싶은 심정이야. 방법 알아내려고.


우리 사이트에서 좋아요한 사람을 찾아내는 방법


이제 기사 쓰는 것 못지않게 유통이 중요해졌어. 페북 등장한 거에 1인 미디어는 만세를 외쳐야 해.


네이버만 있다고 생각해봐. 페북 없고 트위터만 있다고 해봐라. 사람들이 마소 쳐다보지도 않을 걸?


지금 페북 봐. 사람들이 반응하고 공유하고.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웹사이트 트래픽은 30% 안팎이 페이스북에서 온다. (왔다갔다 하지만 이 정도)


그리고 이 얘기를 한 주인공인 도안구 선배는 자타공인 수다쟁이다. 이 선배의 컬럼의 말머리는 [테크수다]이며 블로그 이름은 [IT 수다떨기]였다. 전 직장에서도 [IT수다떨기]란 컬럼을 썼다.


글이 길어져서 수다에 대한 부분을 뺐는데. 이 선배가 늘 하는 말이 있다. "소셜에선 수다 떨어야 한다. 조용하면 안 된다."


1시간 수다 떠는 걸로 체력 떨어지는 사람에겐 이 조언이 버거울지 모르겠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으니 어느 후배가 도안구 선배랑 여의도에서 술 마시고 헤어지려는데 택시 기다리다가 선 채로 1시간을 대화했...아니 말을 들었다고 한다.


도안구 선배의 수다가 듣고 싶으면 트위터페이스북엘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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