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였나. 부모님을 모시고 양평 두물머리 카페에 갔다. 분위기 좋고 기분은 상쾌했다. 맛없는 차에 까짓 만 원도 쓸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가족 나들이를 멀리까지 모처럼 간 탓에 여섯 명이서 마신 차값이 10만 원 가까이 나왔는데도 화가 나지 않았다. 카페 옆에는 큼직한 모니터와 의자, 프린터가 있었다. 관광지마다 있던 사진사가 이제는 사진 대신 사진에 효과를 입혀 그림처럼 바꿔서 즉석에서 뽑아주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액자에 넣어주니 사진 한 장에 몇 만 원했다. 크기 별로 하나씩 샀더니 여기에도 돈 10만 원 가까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와 비슷한 작업을 나는 오늘 돈 한 푼 안 들이고 했다. 준비물은 아이폰과 선물로 받은 사진 전용 인화기와 인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