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인테리어에 꽂혔다.
사심 가득 담은 기사도 썼다.
2016년 가장 인상 깊었던 서비스: 인테리어 앱
집 구하기부터 꾸미기까지, 꼭 필요한 앱들 모음
이 말이 곧 우리집이 멋지다는 뜻은 아니다. 이상과 현실은 언제나, 늘 괴리가 있지 않던가.
내가 하는 일은 ‘오늘의 집’과 ‘하우스’에서 다른 집 사진이나 가구 사진을 보기다. 마음에 드는 가구를 발견하면, 그 가구를 올린 다른 사진을 찾는다. 사진 검색은 앱 한 곳에서만 하지 않는다. 두 곳과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까지 훑는다.
내 감성이 마이너한지, 찾고 싶은 가구의 사진이 많지가 앖다. 어떤 때, 어느 앱에선 다섯 손가락을 넘기지 않을 때가 있다.
여기엔 함정이 있다. 사진을 올리는 사람이 사진 속 가구와 소품을 일일이 표시하거나 태그를 걸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령 무인양품 리빙 다이닝 테이블 1을 거실에 두고선, 거실 사진을 올려도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나, 오늘의 집과 하우스에 올릴 때 이게 그 가구라고 설명을 쓰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깨닫고 나면, 무식한 방법을 쓰게 된다. 해당 가구를 포괄할 만한 단어로 검색하여 사진을 쭉 훑고, 눈으로 찾는 거다. 아까 말한 테이블은 ‘무인양품 리빙 다이닝 테이블 1’ 대신 ‘무인양품’으로 검색하면 된다.
여기까지 떠올리고 기똥차다! 고 감탄했는데 럴수 럴수 이럴 수가. 무인양품은 신발도 팔고, CD플레이어도 팔며, 레토르트 음식도 판다. ㅠ.ㅠ
이때 내 머릿속을 스친 그림이 있으니, 페이스북 비즈니스 허브(페이스북 코리아와 같은 건물에 있다)에서 본 사진 읽어주는 기계다. 이 기계는 무엇이 나온 사진인지 맞춘다. 사진의 패턴을 인식하여 개체가 몇 개 있는지, 그게 동물인지, 사람인지, 또는 어떤 물건인지도 파악한다.
이걸 물어보는 과정이 상당히 지루하고 고통스러웠으나, 기계는 ‘시계가 있니?’라고 물으면 ‘있다’ ‘없다’와 ‘빨간색이니’라는 물음에 답도 했다.
이 아이가 좀 더 학습을 하면 ‘무인양품 리빙 다이닝 테이블 1이 나온 사진’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무인양품 태그가 걸린 사진 속에서 테이블만 찾아내도 좋겠다. 내 바람은 높이가 60cm인 테이블을 걸러내는 건데 그건 아직 이른 걸까.
(대표 사진 출처: 페이스북 리서치 https://research.fb.com/learning-to-segment )
덧. 페이스북은 이미지 인식 AI가 시각장애인에게 유용하게 쓰이길 기대한다. 페이스북엔 글보다 사진, 영상이 많이 올라오는데 이 상황이 시각장애인들에겐 소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피드를 주욱 넘기는데 보이스오버가 ‘사진’, ‘사진’, ‘사진’, ‘사진’이라고만 읽으면,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 친구들이 어떤 상황을 사진으로 공유하는지 알 수가 없지 않겠나. 이게 페이스북의 고민이라고 한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이미지 인식 기술을 개발하면 뒤이어 영상에 적용하는 것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이미지 인식 AI 에 관한 내용은 페이스북 연구 사이트에 자세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