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을 희화한 작가를 연사로 올리다닛
아침에 일어나니 메일 폭탄이. 전날 밤 이란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보이콧을 한다는 트윗을 본 퍼블리 박소령 대표가 메일로 전달했고, 거기에 퍼블리 김안나 부대표가 코멘트를 답으로 달았고...
출처는 가디언이었다. 가디언은 (한국으로 치면 외교부)이란의 외무부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측에
표현의 자유를 구실로 삼아 이슬람 세계에서 증오의 대상인(표현이 과격한가, ‘미움’이라고 하면 보이콧을 할 정도는 아닌 것처럼 느껴져 이 단어를 골랐다) 살만 루슈디에게 연설할 기회를 주다니…
라며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란의 움직임에 다른 이슬람 국가도 동참할 거라 말했다고 했다.
문제의 인물 살만 루슈디는 영국 소설가다. 위키백과에 출처로 나온 각종 기사를 보건대 그는 영미권에서 사랑받는 작가다. 타임지는 2008년, 1945년 이후 태어난 영국 작가 50명에 그를 넣어 발표했다. 살만 루슈디는 1993년과 2008년 부커상을 받았다. 2007년에는 작위를 받아서 ‘살만 루슈디 경’이 되었다.
살만 루슈디가 받는 환호가 커질수록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었다. 살만 루슈디는 1988년‘악마의 시’를 발표하고서 이란의 혁명 지도자에게 사형선고(파트와)를 받았다. 악마의 시는 선과 악의 문제를 파헤친 소설인데 무함마드의 부인을 몸파는 여자로 묘사하는 등 이슬람교를 희화화한 게 문제였다. 이란이 영국과 관계를 회복하고자 이 사형 선고를 철회하려고 사형선고를 철회했으나(원래 파트는 선언한 사람이 철회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에 대한 악감정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이 소식을 듣고 나니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살만 루슈디를 볼 수 있느냐에 갑자기 관심이 +_+
덧.
이란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측이 굳이 살만 루슈디를 초대하여 13일 언론 대상 행사의 연사로 올릴 필요가 있었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었을 것이다. 작품을 읽지 않아본 입장에선 이란의 입장에 더 무게를 두게 된다. 많고 많은 인물 중에서 하필이면 그 사람을?
셈을 하자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측은 살만 루슈디가 연사로 올랐는데도 이슬람권 국가가 참석하면 화합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보이콧을 하면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적절한 인물을 연사로 삼았으며 언론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이 셈법이 보이니 이란에서 더 반발한 게 아닌지.
덧.덧.
부끄럽게도, 살만 루슈디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 논란을 접한 김에 읽으려고 했으나 먼먼 독일에선 전자책밖에 답이 없으나 전자책으론 나오지 않았다. 아쉬운 부분. 첨언하자면, 외국 작가의 계약을 맡는 에이전시는 전자책과 종이책 계약을 따로 맺는다. 안 그런 곳도 있겠지만, 대체로 이렇다고. 요즘 들어 책 계약을 맺으며 종이책과 전자책 계약을 묶어서 하지만, 나온 지 좀 된 책을 들고 에이전시를 찾아가 전자책 계약을 새로 맺을 만큼의 요인을 전자책이 만들어주진 못한다, 아직.
그래서 고백하건대 살만 루슈디에 대한 설명은 위키백과와 그동안 나온 기사를 참고해 '아는 척'하여 쓴 것임을 밝힌다.
살만 루슈디(루시디, 루시다) 알아보기
한국일보 2001년 6월 5일 [하타미, 루시다 사면] '악마의 詩' 종지부 찍나
업데이트 2015년 10월 13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대화의 장'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협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참석을 취소했으나 4관과 3관 아동서 자리, 고멧 갤러리에 가면 이란 출판사를 만날 거라고 귀띔(! 대놓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