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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쇼 Dec 21. 2015

출판사, 네이버를 벤치마킹하자

웹툰 '마음의 소리' 1천화를 연재한 조석 작가에게 네이버가 보인 성의


1천화를 넘긴 웹툰 ‘마음의 소리’


며칠 전 페이스북에 조석 작가가 그리는 웹툰 ‘마음의 소리’ 가 1천화를 맞이한다며 조석 작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았다. 네이버가 보낸 ‘마음의 소리’ 캐릭터 인형이었다. 사람 크기인데 비율이 웹툰 그대로여서 어마한 크기였다. 조석 작가는 그걸 집에 들인 뒤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그 모습을 보고 나서 다음날이었나. 조석 작가의 인터뷰 기사가 공유되는 걸 보았다. 그날, 네이버가 본사 건물의 조명으로 ‘마음의 소리 1000’이라고 점등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그러고서 다음날이었던가. 네이버는 조석 '마음의 소리 1천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15년 12월 17일 저녁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네이버 본사의 모습. ‘마음의 소리 1,000’이라고 쓰였다. (사진: 네이버)


마음의 소리 1천화는 2015년 12월 17일 올라왔다. 주제는 1천화 기념일기. 달린 댓글이 14만 건이 넘는다.


조석 작가가 받은 선물과 선물, 선물


웹툰 하나가 9년 넘게 연재하고 1천화를 맞이했다는 건, 연재를 꾸준하게 한 작가와 그 연재를 받아준 플랫폼과, 그 작품을 본 독자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라디오스타 9년, 무한도전 10년. 조석 ‘마음의 소리’는 이 중간 어드메에 있다.)


네이버가 오늘 아래에 첨부한 보도자료를 보냈는데 내용을 제대로 읽기 않고 휘리릭 대충 읽을 때엔 ‘뭘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 인형에, 본사 건물 점등에, 인터뷰 추진에, 보도자료. 네이버가 준비한 것들이다. 꼼꼼하게도 챙겼다.

네이버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본사 1층 로비에 마련한 마음의 소리 1천화 기념 전시물
네이버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본사 1층 로비에 마련한 마음의 소리 1천화 기념 전시물

출판사는 네이버가 조석 작가에게 보인 만큼의 성의를 표시하는가


안다. 출판사와 네이버는 비교 불가하다.


한국 1위 출판사라고 하는 웅진씽크빅의 한해 매출이 네이버의 1분기 매출만도 못 올린다. 출판사가 작가에게 얼마나 돈을 들였나를 따지려는 게 아니다. 온오프라인에서 출판사가 네이버보다 매체력이 약한 게 현실임을 안다.


그런데 출판사가 소속 또는 계약 작가와 10년 가까이 신뢰를 쌓고 그 작가가 나름의 마일스톤을 달성하였을 때 그걸 널리 알리고, 크든 작든 공개적으로 성의를 표시하는가. 떠오르는 사례가 없다. 사재기하거나 어처구니 없는 마케팅하며 매출을 올리려다 발각되고 웃음거리가 된 것?


네이버가 키운 조석, 네이버 웹툰을 키운 조석


책 출판으로 따지면 조석 작가는 듣보잡 작가 지망생이었다. 그런 그에게 네이버는 원고료를 주며 계속 연재할 것을 제안했다. 조석 작가가 인간답지 않은(!!) 성실함을 보이며 네이버는 더 많은 걸 제안했다. 수 년이 흐른 뒤 네이버는 조석 작가를 네이버 웹툰의 성공, 성과, 성적을 말할 때 대표 사례로 언급해 왔다.


기존 잘나가는 작가를 섭외하거나 거액의 고료를 주며 붙잡지 않은 사정이 있었겠지만, 네이버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그 작가를 스타로 만들었다. 한국 만화 출판사, 단행본 출판사가 이렇게 하고 있나. (물론, 네이버는 이제 포스트 조석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출판사들은 10년 전 작가, 20년 전 신진 작가를 지금도 붙들고 있는 것이고)


내 기자 생활이 짧아서 네이버가 기자들을 모은 공개된 자리에서 조석 작가에 대한 평가를 하는 건 2013년 웹툰 간담회에서 처음 들었다. 2013년 3월 네이버는 웹툰 작가에게 원고료 이외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며 네이버 PPS를 발표했다.


네이버 PPS란
PPS는 Page Profit Share 의 약자다. 네이버가 2013년 3월 발표한, 웹툰 작가에게 원고료 이외 수입을 주는 방식이자 광고 상품이다.  


실제로 돈 잘버는 만화가가 많은데
아무래도 ‘만화가는 돈을 못 번다’는 게
더 회자되는 것 같다.
지금 네이버에 데뷔하는 신인 만화가는
내가 데뷔했을 때와 비교하면
몇 배 더 되는 고료를 받고
외주도 받는다.”


당시 기자들은 “웹툰 그려서 받는 원고료가 턱없이 적고, 만화가로 살기 어렵다는데” 라는 질문을 중복해 던졌던 걸로 기억한다.


2년 전 웹툰의 이슈는 그것이었다. 원고료. 그즈음 웹툰 회사가 웹툰 작가를 착취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웹툰을 그려서는 전업작가로 먹고 살기 어렵다는 얘기.


조석 작가는 기자들 앞에서 “이미지가 부풀려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가 기자들에겐 처음 공개한 PPS 중 PPL 웹툰 광고를 네이버가 공식 도입하기 전 테스트 형태로 웹툰에 스타크래프트2를 노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날 지금은 CIC대표가 된 김준구 과장은 또다른 광고 상품은 캐릭터형 광고 상품을 소개하며 “조석 캐릭터가 라인을 홍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때에도 지금도 조석은 네이버가 웹툰으로 하는 새로운 실험의 베타 유저다.


참고로, 당시 캐릭터형 광고 상품을 두고 김준구 과장은 DA광고보다 효율이 좋다고 말했다. 웹툰 캐릭터형 광고 상품을 집행하면 클릭률은 물론 판매량이 늘고 제품이나 해당 웹툰이 급상승검색어가 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문하생 시스템을 흔들었다


웹툰 작가는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한 것 투성이였는데 이런 질문이 나왔다. “웹툰 작가도 문하생을 두는가”


이 질문에 조석 작가가 한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은 아니었는데 선배 작가의 문하생으로 데뷔하지 않은 본인의 이야기이자 그 경험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조석이란 사람 밑체 있어서 컬러를 칠하며 배우는 것보다 네이버 도전 만화에 뭐든 그리고 올리면서 실력을 쌓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문하생과 같은) 그런 시스템을 만들기가 예전보단 어려울 것 같다. (웹툰은) 스승과 제자라기 보단 파트너가 생기는, 동료가 생기는 시스템인 것 같다.”


다시 말하면 구상부터 밑그림, 색칠을 혼자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혼자서 하기에 한계가 있을 테지만, 혼자서 하기에 누구의 밑에 들어가서 몇 년을 채우고, 가슴 졸이며 '이제 되었다'라는 말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야후와 다음, 네이버가 연 웹툰이란 게 그렇다.



여담

마감 한 번 어긴 적 없는 ‘작가님’


네이버 PPS 라는 광고모델을 소개하는 간담회였다.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홍보팀이 저녁을 먹는데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가 본인보다 한참 어린 조석 작가를 두고 “조석 작가님은...” 이라고 말했다.


그에 흥미를 느끼고 주의깊게 들었는데 “마감 한 번 어긴 적 없는 대단한...”이라는 얘기였다. 2006년 연재를 시작하고 2013년까지 7년 동안 단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다고 했다.


(사람이 어떻게 마감을 지킵니까!!)


한성숙 이사에게 저 평가를 듣기 전 간담회에서도 조석 작가는 내 귀를 사로잡았다. 창작하는 고통이 얼마나 크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마감은 전혀 압박이 없다


고 말했다.  그때에 난 회사에서 “마감 어기는 기자는 기자 자격 없다”는 얘기를 들을 때였고, 그래서 조석 작가가 사람으로 안 느껴졌다. ㅠ.ㅠ 엯촋의 기운을 느꼈다.



만화를 그리는 게 재미있다.
일상은 만화만 그린다.
오늘 모자를 쓰고 온 이유는
안 깎은 지 몇 달되서다.
요즘은
거의 만화만 그리는 것 같다.



마감 없는 세상으로 도망가고 싶던 나를 오징어로 만드는 말이었다. (얼마 전 인터뷰한 기사를 보니 지금도 저 마음으로 사는 듯하다.)



여담

조석 작가 "'조의 영역'이 원래 그림체"


자꾸 2년 전 얘기를 꺼내는데 꺼낸 김에 더 하겠다. 조석 작가는 마음의 소리 그림체가 연재 초기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네이버 웹툰 시작부터 같이 왔다. 그때는 짧게 그려도 사람들이 좋아했는데 경쟁하는 만화가 많고 재미있는 만화가 늘면서 내 분량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조의 영역은 지금 5년, 6년 정도 ‘마음의 소리’라는 만화를 그리면서 다른 장르의 만화를 하고 싶었다. 원래 그림체로 그릴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까 '조의 영역' 그림체가 원래 그림체다. 개그 만화를 그리면서 ‘마음의 소리’에 맞는 그림체로 바뀌었다.





아마추어 작가에서 글로벌 스타로… 웹툰 성공 신화 ‘마음의 소리’ 1,000회 공개
-  국내 최장기 연재작, 누적 조회수 50억, 캐릭터 상품 70종, 글로벌 진출
… 웹툰 역사 써내려가는 ‘마음의 소리’
-  “웹툰 역사상 최고 히트작이자 웹툰이란 콘텐츠의 정체성 만든 작품”이란 평가

(2015-12-18)네이버 웹툰의 최장수 연재작 ‘마음의 소리’(작가 조석)가 18일 연재 1,000회를 돌파했다.

‘마음의 소리’는 ‘차도남’, ‘폰딧불이’ 등 수많은 유행어와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네이버 웹툰의 대표 히트작으로 자리잡았다. ‘마음의 소리’의 주인공이자 작가인 조석은10대, 20대는 물론 3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음의 소리’가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서비스인 라인웹툰에 연재되며 해외팬도 늘어나고 있다.

■ 누적 조회수 50억, 2차 창작물 제작도 활발… 아르바이트하며 그리기 시작한 만화, 웹툰 성공 신화가 되다.

‘마음의 소리’는 조석 작가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06년 7월 네이버 웹툰의 ‘도전만화’ 코너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 작품이다. ‘도전만화’ 코너는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올려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한 공간이다. 당시 사원이던 김준구 현 네이버 웹툰&웹소설CIC(Company-In-Company) 대표는 ‘마음의 소리’의 개그 코드가 독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석 작가에게 정식 연재를 제안했다.

2006년 9월 첫 연재를 시작한 ‘마음의 소리’는 약 9년 3개월 간 연재되고 있는 국내 최장기 연재작이다. 누적 조회수는 50억으로 한 회당 평균 조회수로 환산하면 5백만이다. 누적 댓글수는 1천만 건에 달한다.

‘마음의 소리’를 원작으로 한 2차 창작물 제작도 활발해지고 있다. ‘조석’, ‘애봉이’ 등 주요 캐릭터들을 활용한 피규어, 인형, 문구류 등 상품은 70종에 달한다. 샴푸, 치약,핫팩 등 기존 상품에 ‘마음의 소리’ 캐릭터를 활용한 콜라보 상품도 9종이다.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2차 창작물도 제작될 예정이다. 또, 종이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웹툰이 연재되는 날에는 해당 편에 등장하는 인물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거나 대사가 유행어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 693화에 등장한 가상의 인물인 ‘박인완’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 국내 웹툰 산업 대중화 이끈 ‘마음의 소리’, 글로벌에서의 가능성 확인

‘마음의 소리’는 네이버는 물론 국내 웹툰 대중화를 이끈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마음의 소리’가 연재된 지난 9년 동안 네이버 웹툰의 하루 방문자는 2만 명에서 750만 명으로 375배 가량 증가했다. 웹툰 시장 자체도 커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웹툰 산업 시장 규모는 약 1,719억 원으로 추정된다.

팬층도 두꺼워졌다. 9년 전 ‘마음의 소리’를 보던 20대 독자 대부분이 30대가, 30대 독자는 40대가 됐다. 여전히 10대, 20대의 비중이 높지만, 30대 이상의 독자 비중도 28%에 달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국제만화축제(CICF)에는 5만 명 이상이 조석 작가의 사인회가 열리는 네이버 웹툰관을 방문했다. 현재 ‘마음의 소리’는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서비스 ‘라인 웹툰’과 라인의 e북 서비스인 ‘라인 망가’ 등을 통해 영어, 중국어, 대만어, 태국어, 일본어로 제공되고 있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마음의 소리’는 국내 웹툰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 중 하나인 동시에, 웹툰이라는 콘텐츠의 정체성을 만들며 웹툰이 대중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한 작품이다”고 평했다.

조석 작가는 연재 1,000회를 맞아 “어느 순간부터 ‘마음의 소리’는 제 손을 떠나 독자분들에게 돌아간 웹툰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독자분들이 끝낼 때가 되었다고 느낄 때까지 그리겠다”고 말했다.

또, “저 혼자의 능력으로 1,000화까지 올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네이버라는 곳을 만나 좋은 지원을 받았고, 그 안에서 같이 연재하는 동료, 선배님들과 독자분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그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독자분들에게 가장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 대표는 “조석 작가는 도전만화에서 시작해서 글로벌까지 진출하는 등 웹툰 작가로서의 모델을 제시했다”며,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 번의 마감도 어기지 않고 함께해 준 조석 작가와 ‘마음의 소리’를 사랑해준 독자들에게 감사하다. 조석 작가가 계속해서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000회에 대한 독자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마음의 소리’ 1,000회에는 공개 10분만에 약 1만 건의 댓글이 올라왔다.

한편, 네이버는 ‘마음의 소리’ 1,000회를 기념회 네이버 사옥 1층에 특별 전시 공간을2016년 1월 18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이상)

■ 조석 작가가 뽑은 <마음의 소리> 베스트 에피소드

·  816화 살아있는 감기의 밤·  823화 공성전·  845화 후렴인간·  845화 후렴인간·  851화 애봉이들·  862화 우리는 워터파크에·  889화 신비동물리뷰1·  893화 신비동물리뷰2·  903화 신비동물리뷰3·  908화 침묵의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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