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을 산 건 처음이야

by 보라

나는 고민 끝에 결정했다. 꽃을 사기로. 무슨 꽃을 사면 좋을까? 카네이션? 국화? 여러 꽃 이름을 떠올리다 장미꽃으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꽃의 여왕은 장미꽃이 아닐까? 내가 내 돈을 주고 꽃을 산 것은 처음이다.


태어나서 3년까지는 엄마가 아이를 돌보아야 아이가 자존감 있게 잘 자란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엄마는 갓난아기인 나를 할머니께 맡기고 돈을 벌러 공장에 가야만 했다. 3년이나 아이를 돌보는 건 불가능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 때문일까? 엄마와 나 사이에는 거리가 좀 있다.


살면서 나는 엄마의 사랑을 의심한 적이 많다. 다른 사람들처럼 엄마와 친구처럼 수다도 떨고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런데 한 살 두 살 나이 들어가면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엄마가 평생 열심히 돈을 버는 것 또한 나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었음을 알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엄마도 신이 아닌, 완벽하지 않은 한 사람일 뿐이다. 엄마도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받은 적이 별로 없으니 나에게 사랑을 주는 법을 모르는 게 아닐까? 이젠 내가 엄마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건 엄마 선물이야", 엄마에게 준비한 장미꽃을 내밀었다.


엄마가 꽃을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엄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엄마도 나처럼 누구에게 꽃을 받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ㅜㅜ 장미꽃의 별명은 '꽃순이'로 정했다. 너무너무너무 예쁘다. 이제 한 일주일 있으면 시들 텐데. 짧은 기간이나마 듬뿍듬뿍 사랑해 줘야지.


엄마는 '꽃순이'를 베란다에 놓았다가 거실에 놓았다가 식탁에 놓았다가 하신다. 사진도 여러 번 찍으신다. 물을 자주 갈아주는 건 물론이고 어떤 각도로 놓아야 더 예쁠지 고민하신다.


앞으론 종종 꽃을 사고 싶다. 뿌듯하다.



작가의 이전글벽을 허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