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허물 때

by 보라

높은 벽 뒤에 숨어 가만히 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

아무 상처도 받지 않지


때로 외롭긴 해도

너덜너덜, 상처받은 마음보다는 낫지 않을까?


벽돌 쌓듯 날마다 쌓아 올린 벽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고

건너편이 보이질 않네


쌓기는 쉬워도 허물기는 어려운 벽.

사람들은 그 벽 앞에서 돌아서 가는데


어느 날 읽은 한강의 시가

벽을 넘어 내게 다가온다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마음이 포근하게 감싸안아지는 느낌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어느새 높아진 벽을 부수고

세상으로 나갈 용기를 준다

첨성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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