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인공이다.
인생에서 별로 주인공 역할을 하지 못한 나는 연극에서나마 주인공이어서 너무 좋다.
이번 작품은 <사랑의 빛>이라는 작품이고, 개똥벌레가 시련을 견뎌내고 반딧불이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나와 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 글쓰기 수업 시간에 가수 황가람의 인생 사연과 < 나는 반딧불 > 노래를 배운 적이 있다.
“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그런데 이 노래를 연극 무대에서 불러야 한다.
노래를 연습하며 내가 고음불가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게다가 저음불가 이기까지 했다.
관객들에게 교훈이나 감동을 주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웃음을 주고 싶다.
개다리춤도 10초 간이지만 보여줘야 한다. 내가 하니 춤이 아니라 율동에 가깝게 변해버렸다.
아니 이건 율동까지도 아니고 움찔거림에 가깝다.
“못하는 게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 나를 못한다는 틀에 가두고 싶지 않다.
그리고 못해도 괜찮다.
관객분들이 마음껏 웃어줬으면 좋겠다.
소설 데미안에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던가.
나도 그 알 좀 깨어 보겠다고 데미안을 3번 정도 읽어봤지만 그런다고 알이 잘 깨어지지는 않았다.
데미안을 읽는 것도 좋지만,
나의 경우는 실제로 인생경험을 쌓는 게 알을 깨는 데는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연극도 하나의 경험이 되겠지.
대사가 많아서 나의 성격과는 다르게 말을 많이 해야 한다. 그 점이 너무 좋다.
나는 아는 게 없고 눈치를 봐서 말을 잘 안 하게 된다. 말하는 게 싫지는 않다.
공연할 때도 물론 재미있겠지만, 연극을 연습하는 순간순간이 행복하고 재미있다.
<나는 반딧불> 노래 가사처럼 나는 별이 아니라 비록 벌레라고 하더라도 ‘빛나는 벌레’ 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