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말한다는 게 어려워

by 보라

나는 약만 잘 먹으면 증상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증상이 없으니 무슨 자신감이 생겼는지 의사 선생님께 다른 약으로 바꿔달라고 했다. 살이 너무 찌니 다른 약이 먹고 싶었다. 그렇게 2달을 바뀐 약으로 먹은 후,,,, 그 증상이란 게 나타났다.


안 그래도 많은 생각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머리도 아팠다. 내 모습이 창피하고 어디든 숨고 싶었다. 혼자서 병원을 찾아갔다. 그 와중에도 돈 아낀다고 버스 타고 갔다. 그냥 택시 타지....


병원에 겨우 도착하니, 또 내 모습이 너무 창피해서 소파 한쪽 끝에 엎드렸다. tv도 껐다. 원무과 직원분이 괜찮냐고 물었다. 안 괜찮은데,,,, 괜찮다고 말했다.


의사가 왔는데 생각이 많아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의자에 기댔고.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고,, 말을 듣는 것도 힘들었다. 의사는 숨을 깊게 들이쉬어 보라고 했다. 그렇게 하니 조금 낫긴 했다.


그리고 가족에게 전화할 거라고 했다. 하.... 그 순간 당황이 되었다.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라 안되고. 할머니는 연로하셔서 안되고. 동생은 사이가 어색해서 안되고. 아버지는 화물차 일하고 계셔서 안되는데.... 걱정이 되었다.


일단 병원침대에 누워라고 했다. 또 내 모습이 창피해서 얼른 이불로 얼굴을 가렸다. 수액과 주사를 맞았다. 일어나 보니 밤이었다. 아버지가 와 계셨다.


결국, 아버지께 전화를 했나 보다.

미안하고 미안했다.

다행히 입원은 안 했지만 그 후 무려 2년 동안 말이 굉장히 많아지는 증상을 보였다. 그 당시에 블로그에도 많은 글을 올렸는데 지금은 모두 비공개했다.


말이 많아지는 게 소원이긴 했지만 결코 이런 식으로 많아지는 건 아니었다. 생명의 전화 같은데 전화해서 쓸데없는 말을 했다. 의사는 이런 증상을 약을 더 써서 줄일 수 있는데 그냥 두는 거라고 했다.


왜냐하면 딱 한 가지 장점이 있었다. 그건 삶의 의욕이 많아지는 것이었다. 원래 집에만 있었는데 사회복지 시설에도 갔고 공장에도 취직했다. 물론 말이 많은 상태로.


결론은 나는 역시 약은 의사가 주는 대로 먹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다시 차분해지는 상태로 돌아오는데 무려 2년이 걸렸다.


너무 말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적당히 말한다는 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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