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달살이]
9월 21일, 제주 한달살기를 시작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내려 놓아 보기로 했습니다.
남편의 퇴직 후 첫 위시리스트였던 이 여행에서
"생각없이 보내는 시간"을 정말 한 번 잘 실천해보자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무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이라는 미명아래 떠나왔지만
여전히 노트북 두 대..는 버리지 못하고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블로그를...... :)
어쨌든 그래도 하여간에
그 어떤 해외여행보다
더 설레이는
제주에서의 한달이 시작되었습니다.
신이시여
제주까지 비행기로
3시간이라니요?!
설레이는 마음 가득 안고 출발-
오후 12시 20분에 탑승 예정이었던 비행기는
결국 기체 결함으로 탑승자 전원이
새 비행기에 갈아타는 비상사태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무려 2시간이나 지연된 2시 40분에 출발했습니다.
제주에 도착해 짐을 찾으니 오후 4시!
이런 변수들이 공항에서,
여행자들에게 수도 없이 일어나지요.
대체 우리에게 얼마나 좋은 것들을
안겨주려고..!
드뎌 제주 도착!!
조천과 함덕
중간 어디쯤
한달 동안 우리가 머물 숙소는
조천과 함덕사이에 있는데
특히 조천은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는
정말 조용한 마을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숙소로 낙점되었습니다. :)
도시촌티 좀 벗어줄래요?
숙소로 가는 택시 안
남편은 열심히 제주도 버스 노선표를 다운 받고 있지요.
그리고선 하루하루의 일과계획표를 세우자고
저에게 제안합니다.
"생각 좀 해볼게."
라고 대답했더니, 바로 알더군요.
그게 '제발 그만 좀....'을 의미한다는 것을.
ㅋㅋㅋㅋㅋ
아직 도시의 경직감을 안고있는 당신,
스마트폰을 내려 놓으시오!!!!
일과계획표는 개뿔!!!!
이 집의
아름다움이란
앗, 드디어 숙소 도착 :)
둘이 살기에 다소 큰 이층집이지만
전 이 집을 보는 순간
여기에 꼭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으로도 예뻤는데 실제로는
더 예뻤던 우리의 숙소.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저는 머리를 산발로 만들었고
남편은 뒤도 안돌아보고 대문으로 달려갑니다!
정녕 이렇게 예쁜 대문이 있는 집이
우리집인가요?
예전에 인테리어를 하셨던 분이
이 집을 리모델링하셨다고 하는데
벽의 청록빛 색감하며 조명의 디테일,
전체 원목으로 된 바닥 마감과
손수 만든 것 같은 모든 가구 하나하나가
이 집을 감싸고 있습니다.
첫 날이니
이 집의 아름다움을
몇 컷만 공개하는 걸로..!
단연 아름다운 부엌.
살림이 저절로 하고 싶어지네요.
하나의 액자 같은,
우아한 거실 창문.
동화속에 있을 것 같은
나선형 이층계단.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2층의 스터디룸 겸 작업실과,
제가 가장 기대했던
윈도우시트까지!
여기 앉아 오후 내내 책을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첫 장보기와
꿀같은 채용공고
오자마자 저녁을 먹기위해
근처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를 기다리기위해
정류장에 있다가 채용공고를 발견!!
앗,
초콜릿 공장.
찰리와 초콜릿공장인가
ㅋㅋㅋㅋㅋㅋ
여직원과 남직원을 나란히 뽑길래
우리 부부 보라고 붙인것인지
운명이라 생각하고 진지하게 모집공고를
훑어보았습니다.
이제까지 제 메일로 날아온
그 어떤 사람인, 인크루트 채용공고보다
더 열심히....
결혼해서 온 외국인 이주민 환영.
저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밖에도 넘쳐나는 채용공고 덕분에,
남편과 진지하게
우리의 다음 노동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자자,
우선 배가고프니
저녁을 하러 전력질주!!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고기도 굽고, 된장찌개도 끓이고.
아무 계획없이
동네를 거닐다보니
캘리포니아가 딱!
저는 뒷짐지며 땅 좀 보러 다녔습니다.
노인네처럼 어슬렁어슬렁....
FROM J
목이 말라 집 주변을 서성이던 중
집 바로 근처에 카페를 발견!
FROM J라는 아기자기한 카페였어요.
펜션을 함께 운영하는 이 곳은
식당도 거의 없는 이 마을에
산소같은 휴식공간 ㅎㅎ
자세한 포스팅은 다음으로-
이 동네의 시그니처라면
함덕고등학교와 프롬제이,
그리고 무려 막걸리도 판매한다는
신흥슈퍼입니다.
언젠가 신흥슈퍼에 들를날도 있겠지요. ㅎㅎㅎ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며
사장님 내외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직접 만드신 스콘도 맛보고,
귤도 맛보고,
앞으로 자주 놀러갈 것 같아요. :)
손목대신
설거지 걸고
보드게임 한 판
보드게임을 넉넉히 챙겨온 남편 덕분에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하게되었습니다.
오늘은 점심거리 설거지를 걸고
카르카손 한 판!
저희 부부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에요.
프랑스의 실제 지명인 카르카손은
랜덤으로 카드를 뽑아 성과 성곽, 길, 수도원을
완성하여 점수를 얻는 게임이에요.
게임은 저의 승리로!!!
저는 잠시 대자로 누워 잠을 청하고
(약간 시체처럼 나와서 무섭네요 ㄷㄷ)
남편은 열심히 설거지를

이웃의 정을 나누고 싶어
부침개 몇 개를 들고
프롬제이 사장님께 가져다드리고 :-)
이렇게 이 곳에서의
하루가 지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