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HBD
생일을 소소하게 보내는 편인데 친구들과 동료들로부터 생일 축하도 받고 선물도 주셔서 감사했다. 사실 내가 많은 친구와 지인을 두고 있진 않은지라 축하 인사를 해주시는 것 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어릴땐 잘 몰랐는데 성인이 되어 가족들과 조촐하게 식사를 할때면, 지금처럼 다같이 웃고 떠드는 순간이 평생 있진 않을테니 미래를 그리면 이유 모를 슬픔과 행복이 언제나 공존한다.
동생은 문어 모양 아이스크림을 주문했고 아버지는 회, 오징어, 생선을 사오셔서 어쩌다보니 내 생일이 문어 파티가 되버렸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여러명이서 먹다보니 순식간에 증발되어버렸다.
나는 업무용으로 입을 카라 니트와 한국에 새로 들어온 일본 브랜드의 프리지아향 퍼퓸핸드크림를 구매했다. 처음 알았는데 일반 핸드크림보다 퍼퓸핸드크림은 향 지속력이 길다. 나름 10년 넘게 변하지 않는 취향이었는데 새롭게 프리지아 향을 고른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프리지아'는 나름 추억이 담긴 꽃이다.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 연주회에 어머니께서 노란 프리지아 꽃을 들고 오셨었다. 난 항상 어딜가도 부모님을 찾는 아이는 아니였지만 내심 어머니가 오시길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깜깜한 공연장에서 달처럼 빛나는 어머니 얼굴이 보였고, 아주 다급하게 산 것 같은 노란 꽃을 두 손에 든 체 활짝 웃고 계셨다. 그렇게 나에게 프리지아는 어머니이자 기다림이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누군가에게 꽃을 받는다는 건 또 다른 행복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스스로 꽃과 물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나의 1월은 달력에 뜻 없이 박힌 숫자 중 하나일진데, 누군가 나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축하를 해준다는 건 '어머니께서 주셨던 프리지아' 같은 마음인 것이다. 쉽게 잊혀질 누군가의 하루를 기억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글을 남겨본다.
**프리지아의 꽃말은 새로운 시작, 천진난만함, 순수를 의미하여, 졸업·입학·취업 등 인생 전환점에 자주 사용된다고 합니다. (네이버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