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흩날리는 긴 머리와 징 박힌 가죽 바지. 디스토션 노브를 끝까지 올린 기타 소리, 그리고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고음은 헤비메탈이 보여주는 자유의 상징입니다. 블랙 사바스를 시작으로 주다스 프리스트까지, 한때 온 세상을 뒤흔들었었어요. 비록 1990년대를 끝으로 헤비메탈의 시대는 저물었지만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헤비메탈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든 공감하실 겁니다. 말이 통한다고 대화가 되는 건 아니란 사실을요.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준비할 때나 밥을 먹는 시간이면, 아이는 초고음의 귀곡성을 내며 떼를 쓰고 말대답을 합니다. 마치 롭 헬포드(Judas Priest의 보컬) 할아버지처럼요.
"안 먹어!!"
"이거 안 입을 거야!!"
"아빠 싫어!!"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이지만, 익숙해지지는 않습니다. 달래 보기도 하고, 야단을 치기도 하지만 오래가지 않아요. 오래 지나지 않아 샤우팅을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트윈 기타 솔로 파트까지 속주로 달리고 나면, 록 페스티벌 무대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곤 해요. 한참을 실랑이하다가, 결국 둘 다 힘들어져 잠시 떨어져 있게 됩니다.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바람은 항상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게 어떤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면 버릇이 나빠질 거고, 그 반대라면 스스로 나아가질 못하겠지요. 과연 어떻게 가르치는 게 맞는 걸까 하는 고민에 빠져들었습니다.
어쩌면 블루스의 영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간 헤비메탈처럼, 보리도 조금씩 아빠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했던, 자유를 누렸던 유명 뮤지션들이 떠올랐습니다. 로니 제임스 디오, 다임백 데럴, 스티브 해리스, 존 본햄 등, 각자의 분야에서 전설적인 존재가 된 그들 말입니다.
헤비메탈에서 베이스란 악기는 기타와 보컬 사운드를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절대 튀는 일 없이, 묵묵히 코드의 근음을 배달해 주기에 흔히 '근음 셔틀'이라 불려요. 그렇다면 이제, 보리가 자기만의 노래를 연주할 수 있도록 베이스를 손에 들어야겠습니다. 자유롭지만, 너무 틀을 벗어나지만 않도록 말이에요. 아이가 만들어가는 음악이니, 너무 간섭하지 않고 도와줘야겠습니다. 근음을 깔아 주는 것으로요.
Rock will never 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