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볼 사람처럼 인사하기

by 보리아빠

인사이동이 있어서 사무실이 어수선했습니다. 자리가 바뀌는 사람이 꽤 있었고, 여기저기서 아쉬운 숨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전 이동은 없었지만, 짐을 정리하는 직원을 보고도 큰 동요는 없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조직에서 일하다 보니, 같은 부서에서 또 만나는 일이 잦았거든요. 그래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아쉽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영영 못 보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퇴근한 뒤, 평소처럼 일과를 보냈습니다.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고, 오늘 있었던 이야기도 하면서요. 아무 데나 던져 놓은 전화기가 메시지가 온 걸 알렸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급한 연락이라면 전화를 했을 거라 생각하면서요. 그러고는 한참 뒤, 가족들이 잠들고 나서야 전화기를 열어봤습니다.


'주무관님, 같은 팀도 아니고 잠깐이었지만, 정말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이렇게 금방 헤어진다니 아쉬워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이번 인사에 이동하게 된, 옆 자리 직원의 연락이었습니다. 제가 가을에 이 부서에 왔으니, 그리 오래 알고 지냈던 분은 아니었어요. 같은 팀원도 아니었지만, 자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도시락을 싸 오는 날이면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도 많이 했었어요. 이야기 코드가 잘 맞는, 좋은 분을 알게 되었다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평소대로 아쉬움을 드러내지 않고 인사했습니다. 평소처럼, 언젠가 또 만날 거란 생각을 하면서요. 하지만, 늦은 저녁의 따뜻한 메시지는 무심한 마음에 한 가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잠깐의 인연이 닿았더라도, 마지막은 언제나 성의를 다해야 한다는 걸요. 그리고, 시간과 상관없이 좋은 사람과의 관계는 오래도록 남는다는 걸요.


'좋은 분과의 만났던 기억은 항상 오랫동안 마음에 남게 됩니다. 언제, 어디서든 항상 좋은 일을 만나셨으면 합니다. 붉은말의 기운을 모두 담아, 내년엔 멋진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늦은 답변을 하고 나서야 마음이 개운해졌습니다. 짧은 인연이었더라도, 그걸 소중하게 여기는 분을 알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당신을 만나면, 고마운 마음을 꼭 보여드릴게요. 민원대에서 온갖 군상을 상대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잠깐을 만났다 헤어지더라도,

다시는 못 본다는 아쉬움으로

정성을 다해 인사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 느낀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