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트로피를 손에 쥔 그녀

by 보리아빠

여기, 세 개의 트로피를 손에 쥔 사람이 있습니다. 끝없이 싸우고 화해하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물들이며 함께하고 있는 똥수가 그 첫 번째고요. 다음으로는, 흐르는 운명에 맡겨졌지만 헌신적인 사랑을 주어 새봄의 꽃으로 피워낸 봄이가 두 번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그 두 번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넉살 좋고 밝은 아이로 자란 둘째 율이가 선물해 주었어요.


한 사람의 배우자로, 두 아이의 엄마로 세 개의 트로피를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뭔가가 채워지지 않은 기분이 들어 생각에 잠겼고,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바로 자신만의 상패는 없었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제 그분은, 본인만을 위한 네 번째 성과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나 엄마가 아닌 '작가'라는 이름으로요.




류귀복 작가님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된 지 얼마 안 됐던 때였습니다. 여러 작가님이 그분의 책을 각자의 브런치에 소개해 주었어요. 저도 동참하고 싶었지만, 혹시나 누가 될까 봐 마음으로만 응원했습니다. 그렇게 다른 소개 글을 읽던 중, 온벼리 작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간결하고 담백하지만, 향긋하고 솔직한 글에 매력을 느껴 댓글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윤문도 거치지 못한, 서툰 인사였지만 따뜻하게 답해주셨고, 그렇게 온벼리 작가님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긴 기다림도 함께 찾아왔습니다.


2025년 4월 1일, 연재하고 계시던 '이상한 목공방'의 에필로그가 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쉰다는 공지를 끝으로 더 이상 새 글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저의 글쓰기 방향을 잡도록 도와주신 소중한 분이기에 아쉬운 마음이 있었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렸습니다.


나만의 방법으로 표현하기.

천천히 읽고, 신중히 쓰기.


그분께서 간접적으로 알려주신 것을 마음에 품고 꾸준히 글을 썼습니다. 나만의 방법이 뭘까 생각하면서요. 밤을 조리치며 깊어진 고민 때문에 병원 신세도 졌습니다. 글신이 들린 날도, 써둔 원고를 지워버린 날도 있었고요. 우연한 계기로 (수준은 떨어지지만) 습작시도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분을 많이 만났습니다. 재능 기부로 열어주신 강의도 들었고, 매거진에도 참여해 봤고요. 북토크에서 글로만 만났던 작가님들의 실물도 영접했습니다. 매 순간 정신이 살찌는 것 같은 소중한 순간이었어요. 어쩌면 조금은 성장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 처서를 앞둔 어느 날, 그분이 잠시 돌아왔습니다. 장광현 작가의 '물감이 스며든 아빠의 하루'라는 책과 함께 집필 중이라는 소식을 가지고서요. 반가운 소식에 댓글로 인사를 나누며 응원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근황을 잠시 나누고, 다시 물 밑으로 들어가신 그분을 가벼운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또다시 몇 달 뒤 2025년 생일, 브런치 알림에 전화기를 들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분의 댓글이 남겨져 있었거든요. 탈고가 끝나 2월에 출간 예정이란 소식에, 전 연장통을 꺼냈습니다. 축하하는 마음을 어떤 낱말에 담을까 고민하면서요. 그러다 문득 그분이 제게 처음으로 남겨주신 글이 생각났습니다.


남의 것을 모방해 자기 것이 되고 나면

본인에게 맞춰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죠.


연장통 뚜껑을 조용히 닫고, 제 방식대로의 솔직하고 담백한 표현으로 2월을 축하해 드렸습니다. 이 책이 그분의 네 번째 트로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요. 그리고,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 '브런치 작가 첫 출간기'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으며, 곧 출간될 그분의 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번 더 찾아온 기다림의 순간을 기쁜 마음으로 손꼽아 보려 합니다. 그리고 이제, 제 친구 '온벼리' 작가님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많이 찾아주시고, 함께해 주세요.


온벼리 / https://brunch.co.kr/@onbyeori




시간을 들여 꼼꼼히 읽고

느린 손으로 신중히 쓰기.

온벼리 작가님이 주신 깨달음은

지금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