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서로를 제대로 알아간다는 건 불가능의 영역일까

by 글쓰는 여자


어느 날부터인지 내가 앉는 조수석 쪽 문이 잘 열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의 능숙한 손길 안에서 잘 열리는가 싶더니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되었다


그런 문을 두고 욕설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험악한 분위기가 될 정도로 그 문은 그에게 길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도 여지없이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는 마치 구세주 마냥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 열려했다


하지만 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가 문을 열기 쉽도록 차에서 내려 운전석 쪽으로 가 서 있었다


이리저리 문 손잡이를 조작하는 행위는 ‘허사‘라는 단어로 돌아오기만 하는 지루한 시간.


몇십 분을 붙든 그의 이마 군데군데서 땀이 나는 걸 본 나는, 우선 운전석으로 내려 볼 일을 본 뒤 돌아와 다시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의 땀이 식혀질 만한 시원한 곳으로의 이동을 권했던 거지만, 그는 지나치리만큼 화를 냈고 내가 종알종알거려서 이 상황이 풀리지 않는다고 소리쳤다



며칠 뒤,


그는 몇십만 원을 들여 차 문을 수리했다며 웃음 지었다


아주 부드럽게 움직이는 차 문은


그날의 함부로 내뱉은 말들을 상쇄시켜 되질 못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나는 그날의 일을 담담히 말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 시간 동안 그도 내 말을 들을 귀가 준비된 듯 보였다


나는 당신의 이마에서 땀이 흐르는 걸 보았고, 시원하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그리 말했던 거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내 말에 수긍하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나는 그에게 사과의 의미로 군고구마를 사달라고 했다


이제는 쉽사리 찾을 수 없는 군고구마의 온기는 냉랭한 서로의 마음을 포근히 녹여줄 좋은 도구가 되어줄 듯싶었다


길거리를 걷던 중 군고구마를 본 나는 그에게 어디서 팔고 있었노라 알려주었다


나는 내가 알려준 자리에서 아직도 군고구마를 팔고 있음에 무척 들떠 있었다


그건, 그와 내가 기억하는 군고구마에 대한 따듯한 기억이 담긴 장소였기에



그는 어제 굳은 표정으로 편의점에서 군고구마를 사려고 했지만 동이 나 나중에 사다 주겠단 말을 전했다


나는 오늘 그 일을 되뇌었다


내가 바란 건 군고구마가 아닌, 몇 년째 좁은 오토바이 위에 앉아 허름한 군고구마통 안에서 하나씩 꺼내 전해주는, 우리가 힘들었던 시기에 나누던 정서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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