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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리씨 Feb 01. 2020

장수 커플의 연애 비결

사랑은 1일도 참 힘든 것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에 있어 기간과 비결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연애를 책으로만 공부한 박사들이 실전에 들어갔을 때 실패하는 사례나, 연애 고자지만 남들 하는 조언에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결혼에 성공한 사례들을 우리는 무수히 많이 봐온다. 어찌 보면 연애 비결이란 건 애초에 필요 없는 것일 수도.


신기하게도 내 주위에는 9-1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함께 보낸 후 결혼해서도 잘 살고 있는 커플이 많다. 한 번씩 그들을 보면서 나는 머리 한쪽 구석으로 물음표를 그리곤 했다. 어떤 감정일까, 그 사이엔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 여전히 사랑할까 등등.





photographed by Boryeom Lee





어느 날, 결혼 소식을 들고 나타난 초등학교 동창 W와의 만남에서 나는 이 물음표를 꺼내 들었다. 수학여행에서 혼자 길 잘못 들어 세상 모든 걸 잃은 듯한 표정으로 울던 찔찔이는 어느새 한 여자의 남편이 될 준비를 마친 듬직한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내 말이 답이 될 줄은 모르겠지만, 나는 연애의 시작이 꼭 만나기 시작한 1일부터라 생각하지 않아. 그렇잖아, 내가 느끼는 설렘과 상대방을 향한 호기심은 사실 누구나 누구에게든 가질 수 있는 감정일 텐데 사랑은 그게 다라 할 수 없지. 만남을 이어가다 보면 서로 밑바닥을 보일 때가 불가피하게 생긴단 말이야. 그때에도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답이 Yes! 가 될 때 두 사람의 1일은 시작될 수 있겠더라고."



무릎을 탁! 하고 받아쳤다. 몇 번이고 소름이 돋았는지 모른다. 나의 물음표에 그는 참 멋진 마침표를 달아주었고 나는 마침내 느낌표를 찍었다. 그래. 사랑은 1일도 참 힘든 것이었구나. 그러나 시작되기만 한다면 그 사랑은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겠구나.





photographed by Boryeom Lee





만남을 이어가다 보면
서로 밑바닥을 보일 때가
불가피하게 생긴단 말이야.
그때에도 내가  사람을 사랑할  있을까?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답이 Yes!   
 사람의 1일은 시작될  있겠더라고.






instagram @bore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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