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첫번째 일요일

가장 추웠던 겨울

by 보스턴임박사

인수에게 마지막 크리스마스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다.

정인이를 알고 싶다는 소망으로 시작했던 복사중창단의 계획이 절반만 이루어졌다.

정인이 없는 복사중창단

정인이 대신 마음을 나눈 형제들을 얻었다.

그리고 정인이 대신 얻은 여동생, 현서.

중창단을 하기 위해 음악다방 디제이를 잃었고 고등학교를 중퇴하게 됐다.

대신 공사장과 전자상가 일을 새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교회 갈 일이 사라졌으니 공사장 일 대신 오로지 전자상가 일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인수는 반은 잃고 반은 얻었다.

정인이를 떠나 보낸 인수에게 남는 후회는 없었다. 모두 자인한 일이었다.


한편, 진영이에게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정확히 열흘이 지난

새해 1월 5일.

고3이 될 새해

첫번째 일요일

진영이 아버지의 회사는 결국 파산했다.

부도가 난 것이다.


항상 의연하던 어머니는 큰 충격과 실의에 빠졌다.


부도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파트가 저당 잡혀 넘어갔다. 다섯식구의 보금자리.

그 뿐이 아니었다.

이모들의 아파트

한채도 아니고 두채가

저당 잡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외도가 드러났다.

자백했다고 했다.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경리 미스김이 당사자였다.

진영이가 아버지를 최종적으로 힘으로 눌렀던 그날

아버지를 누르게 만들었던 그 장본인

7년간의 관계

완벽한 파산

그 자체였다.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었다.


진영이는 꿈이 있었다.


의대에 진학해 외과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 꿈은 저멀리 날아갔다.

진영이의 고3은

시작하기도 전에

그렇게 끝나 있었다.

부도가 난 날에도 그 이후에도

진영이 아버지는 집에 오지 못했다.

어머니 때문이 아니었다.

경제사범이 되었다.

형사처벌 대상자.


참 대단한 아버지였다.


그동안은 약과야.

더 큰게 있어.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고난이

진영이 가족의 앞날을 예고하고 있었다.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


진짜 고난은 지금부터야.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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