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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여사 Sep 20. 2019

리더십 책에서 워라밸을 만나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킴 스콧

1.

우리 집에는 두 명의 관리자가 산다. 둘 다 IT 회사에 다니지만 한 명은 개발 직군, 한 명은 기획 직군이고 한 명은 실장, 한 명은 CPO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그렇다 보니 둘은 경쟁하듯 조직관리 책이라든지 리더십 책을 사거나 읽거나 뭐 그러한데 그렇다 보니 베스트셀러는 종종 똑같은 책이 동시에 거실에서 발견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그리고 이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 바로 그러했다. 남편은 종이책 구매, 나는 이북 구매. 그리고 각자 읽고선 서로 잘난 채 하며 아는 채 했고요;;


2.

워낙 유명한 책이었기에 아니 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하길래 그 난리인 거요, 내심 궁금하면서도 아닌 척 시작했다. 조직관리 책들이 의례 오래 산 아저씨들의 당연한 이야기 나열인 것과 달리 이 책의 저자는 (무려) 쌍둥이를 키워내면서도 회사생활을 그냥도 아닌 무척 잘 한 워킹맘의 책으로 읽어낸 것은 아마도 나 역시 6세 아이를 키우면서 고군분투 중인 직장인이자 IT산업 종사자이기 때문일 게다.


3.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관리자 초창기 시절에 업무 성과가 엉망인 사람에게 제대로 피드백을 못했던 점을 이야기하며 '솔직하게 잘'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 주요 메시지지만 내가 이 책에서 주목했던 것은 다름 아닌 워라밸이었다.


저자는 개인 생활이 안정돼야 회사에서 제대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본인은 8시간의 수면과 가족들과 저녁, 그리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2시간이 '제대로 된 회사생활'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바람직한 이야기를 일부러 책에서까지 언급해주는 '이름 있는 회사'를 다니는 관리자라니!  일하는 건 좋아하지만 어쨌든 가족과 내 삶이 우선순위가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관리자의 모습에서 미국 IT업계의 희망을 보았다고 하면 과장이겠지만 ㅋㅋ 우리나라도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널리 읽히고 있는 만큼, 개인의 삶이 안정돼야 뛰어난 퍼포먼스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기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부터....;;)


4.

공통된 목표 성취를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솔직하게 서로의 성장을 위해' 할 말은 하고, 대신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처럼 개인의 생활까지 배려해줘야겠다 다짐하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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