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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썬 Oct 18. 2020

한 달 휴가 내고 미니 세계일주 여행 다녀오기

내가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

언제부터 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는 해외여행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20대 중반까지 비행기를 한 번도 타 보지 못하다가 업무로 미국 출장 기회가 생긴 이후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처음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다양한 나라를 다니면서 새로운 문화와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였습니다.

소파 위에 붙어 있는 세계지도입니다. "붉은색 : 배우자와 같이 다녀온 곳", "파란색 : 본인 혼자", "회색 : 앞으로 꼭 갈 곳"

여행은 업무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가기 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통과 숙박 편을 알아보고, 그 나라를 공부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지니 당연히 업무를 할 때에도 그런 경험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이번에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여행의 장점은 아니고요. 회사를 다니면서 휴가를 내고 세계 일주 여행을 다녀온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계 일주는 저의 버킷리스트 중 높은 우선순위로 항상 꿈꿔왔던 항목이었는데요. 2016년에 그 계획을 실행하였습니다.

결혼 5주년 기념으로 한 달 휴가를 내고, 미니 세계 일주 여행을 계획하다.

본래 계획은 두 달 휴가를 내고, 세계 일주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두 달은 확보가 되어야 진정한 세계 일주 여행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의 직장 상사에게 계획을 설명드린 후 논의 끝에 업무 공백을 우려하여 한 달만 휴가를 내고 미니 세계일주 여행을 다녀오는 것으로 최종 합의하였습니다.


해외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은 잘 아실 텐데요.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비행기, 숙박만 잘 예약하면 나머지 자질 구례 한 것(렌터카, 음식, Activity) 들은 자연스럽게 해결이 됩니다. 스카이 스캐너 웹에서 최저가로 비행기와 호텔, 렌터카를 예약하고 나머지 것들은 현지에서 조금은 Flexible 하게 움직이기로 하고, 미니 세계일주라는 거창한 계획에 맞게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일정으로 Arrange 하였습니다.

 업무 생각을 잊고, 온전한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다.

비상 상황을 대비하여 핸드폰 로밍을 하였지만 가능하면 여행 기간 동안 업무와 관련된 연락을 받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물론 저 대신 업무 백업을 해 줄 든든한 동료들을 믿기도 하였고요. 다행히 별 탈 없이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 하와이의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해변

에메랄드 빛 해변은 부인을 날게 합니다.

2. 소살리토에서 일본 장인이 만들어 준 잊지 못할 초밥

오도로가 정말 녹습니다.

3. 금문교를 배 타고 지나던 중 봤던 고래 떼

사진은 찍지 못하였지만 금문교 투어 할 때 선장이 고래 떼가 있다고 해서 밖을 봤더니 정말 고래가 보였습니다.


4. 요세미티 공원에서 지나가다 만나 사진 찍어준 친절한 아저씨

자전거 타고 가시던 아저씨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였더니 흔쾌히 찍어 주셨습니다. 본인은 매년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2주간 휴가를 온다면서 요세미티에 대한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5. 뉴욕에서의 초호화 생활(페닌슐라 스위트룸,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뉴욕 페닌슐라 호텔에서 시켜먹은 룸 서비스 - 잠도 잘 오고 서비스도 좋았습니다. 스위트룸(1박에 150만 원)으로 예약하여 허세를 부려 보았습니다.
예약을 하면 레스토랑에서 나만의 메뉴를 제작해 줍니다. 아직 보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메인 메뉴로 나왔었는데, 솔직히 전체 코스 구성이 양이 너무 적었습니다. 나와서 다른 레스토랑에서 또 먹었습니다. ㅋㅋ
예약 당일에 드레스 코드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옷을 안 챙겨가서 식사 전에  백화점에 들려서 재빨리 정장과 구두를 구입하였습니다.

5. 처음 본 오페라의 감동(오페라의 유령)

시간이 조금 남아서 근처에서 처음 사 먹었던 쉑쉑 버거가 매우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부분 알아듣지 못하였지만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요. 한국에 복귀에서도 오페라의 유령을 몇 번이나 보았습니다.

6. 타임스퀘어에 걸려있는 엘지/삼성/현대차 간판

삼성/현대차 간판이 더 컸었는데, 왜 LG 앞에서만 찍었을까요.

7.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스위스의 대 자연

정말로 스위스는 어디를 가도 한 폭의 그림 같은 엽서에 넣을 수 있는 사진들을 많이 찍을 수 있었습니다.

8. 남부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과 건물들

하늘이 너무 맑아서 좋았고, 절벽 위에 지은 집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미니 세계일주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 5가지

1.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2.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면에서 제일 살기 좋다.

3. 또 가고 싶다.

4. 조금은 여유 있게 살아도 좋을 것 같다.

5. 내가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


코로나 시대에 어디 멀리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집에서 과거 사진을 들쳐 보다가 기억을 더듬어 글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급격히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빨리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저의 회색 칩들을 빨간색으로 바꿀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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