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예능.

째강째강 몬스터즈!

by 보통인

오늘의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끄적임이다. 웬만해선 내가 봤던 콘텐츠에 대해서는 기록을 잘 못하는 편인데 (안하는 편인가…) 유독 여운이 남는 콘텐츠가 있다면 최대한 어딘가에 기록을 남겨두려고 한다. 최근에는 브런치에 열심히 끄적이고 있으니 오늘은 큰맘 먹고 여기에 기록해 보기로 한다.

예능 장르를 고르라고 한다면 스포츠 예능을 잘 챙겨보는 편인데 - 골때녀나 뭉찬이나 - 최근에 우연찮게 ‘최강야구’를 보게 되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모호하니 필연인가 싶기도 한데, 사실은 하도 유튜브에서 추천 동영상으로 많이 뜨다 보니 하나둘 짧은 영상으로 보다가 무슨 내용인가 하고 찾아보게 되었다. 알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PD의 프로그램이라는 것! 장시원 PD가 이전에 진행했던 도시어부 (이것도 스포츠인가?!)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이 프로그램도 즐거운 마음으로 야금야금 보기 시작했었는데, 최강야구에서는 ‘장 단장’이라는 역할로 특유의 색깔을 잘 입혀서 이끌고 오는 것 같다. 그 이전의 프로그램 몇 개를 보고도 유독 ‘최강야구’에 마음이 쓰여 이렇게 글까지 나오게 된 이유는 최근 시즌2를 보면서 느꼈던 몇 가지 포인트가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202304070800771913_642f5212ef3ab.jpg 기사에서 가져온 최강야구 2023 포스터


매력 있는 포인트를 꼽자면 아무래도 멤버들의 케미스트리를 얘기 안 할 수 없는 것 같다. 은퇴한 프로 선수들도 있지만 현재 대학교에서 활동하고 프로를 가고 싶어 하는 유망주나 독립리그에서 현재 뛰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거나 지속해 나가는 선수들이 다양하게 있는데 그 다른 인생의 스테이지에서 서로를 만나 함께 야구를 하는 모습, 그리고 야구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얘기를 공유하는 게 굉장히 매력 있게 다가온 것 같다. (간략함을 위해 직함은 빼고 끄적이겠다) 정근우와 이대호의 친구 케미라든지, 신재영의 ‘째강 째강 몬스터즈’ 파이팅 구호, 다른 선수들의 애정 넘치는 (?) 토크를 듣고 있다 보면 멤버들 간의 친밀도도 느껴지지만 그만큼 얼마나 모두들 잘 지내려고 무수히 노력하는지 틈으로 보이는 것 같다. 진정한 스포츠 팀워크의 구현이 아닐까 생각되는 순간들이 많아 다시 봐도 즐겁다.


선수들이 모두 모여 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것도 매력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꽂혀 보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김성근 감독님이었다 (아마 리더십에 쉽게 매료되는 사람이다 보니 스포츠 예능 또는 영화를 찾아보게 되는 거 같다). 누군지 전혀 모르던 감독님이지만 - 아이러니하게도 야구는 잘 챙겨보지 않았다 하하 - 첫 등장부터 선수들이 존경을 표하고 같이 최강야구를 하는 게 좋으면서도 두려워하는 그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 ‘대단한’ 사람은 누군가라는 마음으로 보다가 묵직하게 던지는 명언 또는 살짝 쌀짝 내뱉으시는 농담들이 인상 깊으면서도 가장 감동적으로 와닿았던 것은 선수들 모두에 대한 애정이었던 것 같다. 잘할 때는 나름의 칭찬을 해주시고, 못할 때는 명확하게 채찍질해주시는 그 모습에 매료되고 나 스스로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당근과 채찍을 절묘하게 잘 쓰시는 듯한 감독님을 보며 나 또한 저런 리더가 되고 싶다는 자극을 끊임없이 받았다.


이 모든 것들을 통틀어, 스포츠 예능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야구’를 하면서 표출되는 승부욕과 열정은 나 같은 시청자도 물들어버리는 것 같다. 지면 좌절하고 이기면 기뻐하고, 이기는 게 즐겁다는 것을 아는 최강야구를 보면 ‘아! 이래서 우리는 스포츠를 즐거워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시즌3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다들 마무리 인터뷰를 하는데 계속 야구를 하고 싶어 하는 그 열망이 어찌나 강렬한지 나는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 하나를 나름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증오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수많은 노력과 하나의 행운으로 되는 것이 아닐까… 예능을 보면서 즐거움으로 시작하고 동기부여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인 것이다.


조만간 다시 시작할 시즌3 및 새로운 회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당분간은 넷플릭스 치트키를 써서 시즌2만 열심히 봤는데 시즌1도 봐야겠다.

가벼운 예능으로도 열정을 되찾는.


오늘도 普通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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