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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스케치 014] 트렌드='변화'&'혁신'

해마다 연말이면 트렌드에 대한 책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트렌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트렌드는 한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커다란 방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트렌드 전문가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 짚어주는 2017년 트렌드. 그와 함께 톺아본 6개 키워드를 스케치했다.


▶뉴 식스티(New Sixty)-그들에게 무엇을 팔 것인가


먼저 ‘뉴 식스티’다. 뉴 식스티는 말 그대로 ‘새로운 60대’를 의미한다. 단지 60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노년층의 등장이다. 예컨대 패션쇼 런웨이를 누비는 할아버지, 할머니 모델들이다. 다시 말하지만 ‘관객석’이 아니라 ‘런웨이’다. 1955년생 란제리 모델이 있는가 하면 1948년생 현역 모델도 있다. 모두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이런 노인 모델 중에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엄마도 있다.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페션모델의 나이가 확 올라간 거다. 이유가 뭐냐고? 노인들이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보기에 젊은 모델들은 공감이 안 되는 거다. 그들의 지갑을 열어야 하는 브랜드들이 실버 모델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패션의 완성은 연륜이란 얘기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927년생 모델이 있다. 모델 경력 10년차이니 80에 데뷔한 거다. 단언컨대, 60대는 더 이상 노인이 아니다. 


“젊은 친구들처럼 패션을 즐기는 노인들을 보는 노인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부럽다’ 혹은 ‘주책이야’라는 거지요. 이 차이는 뭘까요? 간단합니다.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입니다.” 


김용섭 소장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물론 노인빈곤률이 높다라는 건 팩트다. 하지만 눈 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노인뿐만 아니라 소비 여력이 넘치는 부유한 노인들도 많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여기에 주목한다. 이들이 지갑을 열기 위해 무얼 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이다. 1970년대 20대였던 지금의 60대는 지금의 20대 못지 않은 패션리더였다. 백화점에서도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뉴식스티에게 이제 무엇을 팔 것인가? 기업들의 새로운 숙제다.


▶적당한 불편-불편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


다음 키워드는 ‘적당한 불편’이다. 포장이 없는 슈퍼마켓이 생겼다. 다양한 식자재와 식품들이 있는 건 여느 슈퍼와 다를 바 없다. 패키징이 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그램 단위로 담아서 사가는 슈퍼다. 집에서 담을 용기를 갖고 와야 되는 슈퍼다. ‘포장 제로’를 선언한 이 슈퍼는 ‘쓰레기 제로’ 마켓이기도 하다. 1년에 생활폐기물로 1,900만톤을 버리는 우리나라다. 음식물쓰레기는 500만톤, 처리비용만 9천억원이다. 일본이 630만톤이라니 인구 대비로 따지면 우리가 압도적이다. 유럽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기로 손꼽히는 이탈리아도 500만톤이라니 6,300만 그들의 인구를 따져보면 역시 우리가 많다. 


“지구를 살리는 걸 하나의 덕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서울숲 쪽에도 이런 마켓이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단지 환경보호를 위해 이런 슈퍼에서 물간을 사는 걸까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거지요. 단지 환경친화적인 마켓이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돈이 될 겉 같다는 판단을 하는 겁니다. 이런 포장제로 슈퍼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게 그 증거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런 마켓들이 속속 오픈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게가 돈이 된다고? 김용섭 소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작게 나누어 포장하지 않으니 인건비가 덜 든다. 1인가구 입장에서는 이른바 ‘가성비’가 높다. 먹을 만큼만 사갈 수 있으니 버릴 게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새로운 유행과 패션을 좇는 ‘힙스터’에게도 먹힐 수 있는 마켓인 거다. 이런 슈퍼의 비즈니스 가능성이 그래서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전에는 내가 편한 게 중요했다.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면 괜한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변하고 있다. 적당한 불편이라면 감수하겠다는 거다. ‘노샴푸족’이 대표적인 사례다.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안 쓰겠다는 주의다. 그래서 샴푸도 안 쓰겠다는 거다. 그런데 이것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경보호만이 이유가 아니다. ‘노샴푸’가 내 피부에 좋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거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후폭풍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샴푸를 만들어 파는 기업들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가만히 앉아서 몰락을 기다려야 할까? 위기는 곧 기회라 했다. 샴푸를 전혀 안 쓰는 건 사실 현실적으로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샴푸를 전혀 안 쓸 수 없다면 적게 쓰는 게 답이다. 노푸(NoPoo)족 대신 로푸족(LowPoo)을 노리는 거다. 샴푸 양을 줄이거나 천연샴푸를 개발해서 더 비싼 가격에 판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는 그렇게 나온다.


“편리함만 추구하다 보니 오히려 편리함의 역설이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 해킹 같은 겁니다. 사물인터넷이라 해서 모든 게 다 연결되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편해졌지요.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해킹을 당했다 생각해보세요. 이건 말도 못하는 끔찍한 재앙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러는 겁니다. 좀 불편하더라도 감수할 만한 것들은 하겠다는 거지요.”


호텔이나 콘도로 여행을 떠나던 이들이 어느 새부턴가 캠핑 배낭을 둘러메기 시작했다. 멀쩡한 차를 두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토매틱 기어가 아니라 수동기어가 달린 자동차를 사는 사람들도 많다. 이케아는 또 어떤가? 배송과 조립도 직접 해야 하는 불편한 브랜드지만 이케아의 매출은 계속 늘고 있다. 


도시농부족의 출현도 특기할 만하다. 도심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 말이다. 이렇게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유기농 음식에 더 높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 비싼 식재료와 더 비싼 식당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상추 키워먹는다 그러면 안쓰럽다는 시선이 그들에게 쏟아졌다. 이제는 바뀌었다. 단연코 사먹는 게 더 싸다. 하지만 그들은 기꺼이 농사의 수고로움을 떠안는다. 최근 백화점 문화센터에 가면 재봉틀 강의가 인기다. 옷을 직접 만들고 고쳐 입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제성 때문이 아니다. 경제성만 따진다면 사 입는 게 남는 장사다. 관건은 나만의 개성 표출이다. 목공방, 가죽공방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대량생산의 편리함에서 벗어나는 사람들, 그들은 불편함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채식주의자-사회적소비 그리고 패션으로서의 채식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도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 동안 채식은 피부와 건강, 그리고 다이어트에 관한 담론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여기에 추가되는 단어들이 있다. 먼저 ‘사회적 소비’다.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소와 돼지, 닭 등 동물들을 좁은 공간에서 집단사육함으로써 겨우 수요를 맞추는 상황이다. 그런 동물들을 먹이고 키우는 것도 장난이 아니다. 가축사료용 농작물을 키우려다 보니 정작 사람을 위한 농작물 공급이 줄어든다. 전 세계 농경지의 38%가 동물들을 먹이기 위한 축산업에 쓰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고기를 덜 먹으면 그 자원이 다른 곳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게 사회적 소비로서의 채식인 거다. 


수많은 연예인들이나 셀렙 중에서도 이런 흐름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채식을 표방하며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보여준다. 잘 나가는 유명 셰프들도 앞다투어 채식을 중심으로 메뉴를 개발한다. 채식 식단의 고급화다. 그러니 채식주의에 새로운 키워드가 더 붙는다. 바로 ‘패션’이다. 채식도 이제 취향이고 패션인 거다. 


“이제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핵심이슈는 ‘비주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비주류였던 사람들을 눈 여겨 보면 거기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혼자 사는 사람들, 노인들, 채식주의자, 성 소수자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이제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누가 기존의 비주류들을 장악할 것인가? 이게 바로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새로운 이슈입니다.”


소위 핫플레이스라고 뜨는 곳들도 그렇다. 성수동의 명소 대림창고는 말 그대로 창고였던 건물이다. 창고를 개조하여 카페로 쓰니 핫피플들이 앞다투어 찾아온다. 이제는 화려하고 근사한 건물이 멋진 게 아니라 오히려 낡은 것이 새롭고 근사하다. 허름한 폐공장에서의 패션쇼들은 어떤가. 부산 고려제강 폐공장은 그렇게 부활했다. 


경동시장의 상생장은 젊은 아티스트들이 들어가 이색적인 젊은 공간으로 재생시켰다. 재래시장을 젊은 시장으로 변신시키는 데 적극 투자하는 기업이 바로 현대카드다. 광주송정시장과 봉평오일장이 현대카드의 작품이다. 현대카드가 왜 재래시장에 신경을 쏟냐고? 현금만이 오가던 재래시장에서 카드 수요를 늘릴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라서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의미와 가치도 있는 프로젝트니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꿩 먹고 알 먹고’다.

경동시장 상생장. 사진출처 http://m.ddm.go.kr/etc/smartLetterView.jsp?f_uid=6255


▶휘게 라이프-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을 좇다


‘휘게(HYGGE)’는 노르웨이어에서 나온 말이다. 촛불만 켜둔 상태의 느낌을 휘게라 한다.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 즉 어둠 속에서 촛불을 켜고 즐기는 편안한 친교 활동이 바로 휘게다. 북유럽은 가족문화가 발달했다. 밤도 길고 겨울도 긴 북유럽에서는 집 안에 오래 있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북유럽 가구의 디자인이 발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주생활에서는 밖으로 보이는 아파트 브랜드가 중요하지 가구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집에 오래 머물지도 않을뿐더러 밖으로 보이는 아이템도 아니라서다. 하지만 북유럽 문화는 다르다. 가족 관계 중심의 공동체 문화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잘 살자는 거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따지며 잘 살자’가 아니라 ‘일상을 즐겁게 살자’라는 거다.


“이런 트렌드가 확산되다 보니 사람들이 바뀝니다. 삶의 태도를 바꾸고 욕망의 크기를 줄이는 거지요. 버려야 얻고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걸 이제 안 겁니다. 북유럽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로 돈 벌러 이민을 떠나던 시절과 달리 이제 ‘저녁이 있는 삶’을 찾아 떠나는 거지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랑 어울리자는 거다. ‘정말 중요한 건 사람이구나’ 하는 걸 깨달은 거다. 북유럽의 라이프스타일은 이처럼 ‘따로 또 같이’의 균형이다. 이를 선망하는 사람들이 북유럽으로 이민을 떠난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게 북유럽으로의 이민이다. 이민이 안 된다면 여행이라도 가야 할 터다. 그러니 북유럽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북유럽 인테리어 디자인이 인기를 얻는다. 일종의 대리만족인 셈이다. 정시 퇴근을 원하는 사람들의 안쓰러운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아니나다를까 북유럽 언어로 만들어진 브랜드와 마케팅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휘게뿐만 아니라 스웨덴의 피카(Fika)라는 단어도 있다. 피카는 커피를 뜻하는 단어로 바쁜 일상 속 커피 한잔의 여유를 의미한다. ‘라곰(LAGOM)’이란 단어도 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를 가리킨다. 벌써 화장품 브랜드로 쓰이고 있는 단어다.


▶ 욜로(You Only Live Once)-내일이 아니라 오늘을 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든 걸 나중으로 미룹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거지요. 하지만 세상이 바뀌니 그런 공식이 들어맞질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골든타임이 끝나 버립니다. 그래서 요즘 떠오르는 트렌드가 바로 ‘욜로’입니다.”


‘YOLO’는 ‘You Only Live Once’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말 그대로 ‘한번 사는 인생’이란 의미다. ‘카르페디엠’의 또 다른 버전이다. ‘오늘을 잡아라’, ‘오늘에 충실하라’는 거다. 오해하면 안 된다. 흥청망청하면서 오늘을 소진하자는 게 아니다. 오늘, 그 자체를 즐기며 만끽하자는 거다. 송강호, 공유 주연의 영화 <밀정>을 보면 의열단원들은 하나같이 패션리더다. 이유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다른 게 아니었다. 언제 죽을지 몰랐던, 내일이 없이 오늘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늘 마지막을 대비해야 했던 그들이기에 그들은 늘 정갈하게 스스로를 꾸몄던 거다. 


미래를 지워야 현실에 집중할 수 있다. 오늘이 없다면 미래도 없다. 이제 사람들은 생각한다. 돈 많은 게 풍요가 아니라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게 풍요라고 말이다. 오늘의 행복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늘어난다. 휴가를 위해 1년을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배경이다. 그렇게 취향이 생겨나고 그 취향에 빠져 덕후가 된다. 차별성과 개성은 이제 새로운 경쟁력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즐거움까지 있다. 내일을 사는 사람은 오늘만 사는 사람을 못 이긴다. 바야흐로 '덕후 전성시대'다.


▶ 뉴 노멀-과거와 결별하라


‘뉴 노멀’의 반대는 ‘올드 노멀’이 아니라 ‘애브노멀’, 즉 비정상이다. 모든 게 달라지고 바뀌었다. 자, 여기 다섯 개 기업이 있다. 스타벅스, 도미노피자, 제이피모건, 골드만삭스, 언더아머다. 이 중 테크기업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식음료회사, 스포츠 브랜드, 금융기업들을 늘어놓고 무슨 말이냐고? 과거 시각이라면 물론 이 중에 테크기업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테크기업이다. 스타벅스의 결제시스템은 웬만한 IT기업의 수준을 넘어선다. 스타벅스의 적립카드는 이미 금융권 기업들에게 커다란 위협이다. 애플이 애플페이를 가동할 때 첫 파트너가 스타벅스였던 이유도 스타벅스의 IT 수준을 짐작케 한다. 


도미노피자도 더 이상 피자를 파는 회사가 아니다. 도미노는 맛이 아니라 배달에 집중한다. 어떻게 하면 배달을 더 쉽고 더 재미있고 더 편리하게 할 것인가에 관심이 크다. 피자 배달에 다양한 IT기술을 접목시킨 이유다. 무인 바이크, 드론을 통한 배달 시도도 했다. ‘금융권의 IT기업화’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금융회사가 IT기술을 도입하는 게 아니라 IT기업이 금융사업을 하는 개 핀테크다. 제이피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이미 스스로를 IT기업이라 선언했다. 4만명의 IT인력이 일하는 골드만삭스다. 이 정도 숫자면 페이스북과 맞먹는 숫자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카드가 이렇게 비즈니스를 펼쳐 나간다. 언더아머는 더 드라마틱하다. 언더아머의 CEO 케빈 플랭크는 올해 CES 기조연설에 나서 ‘디지털 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더 이상 10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옷과 신발을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언더아머는 이번 CES에 스마트러닝화를 선보였다. 사용자의 컨디션을 분석해 운동 강도를 제안하는 운동화다. 적외선을 활용한 스마트잠옷도 만들었다.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통했던 모든 기준과 이제 결별해야 합니다. 기득권을 버려야 미래가 보입니다.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었다는 말입니다.”


테크기업들의 건설업 진출 또한 이젠 뉴스거리도 아니다.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이른바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를 위해 건설업에 뛰어든다는 거다. 이제 IT를 빼고는 어떤 비즈니스도 불가능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자동차는 최고의 모바일 기기”라 이야기하는 애플을 보라. 업종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일상화되고 있다. 가천 길병원에는 이미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이 의사로 일하고 있다. 


도스와 윈도우, 안드로이드와 iOS에 이어 차세대 컴퓨팅플랫폼은 과연 무엇이 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 모든 비즈니스를 바닥부터 바꾸고 있다. 아디다스의 스마트팩토리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국내기업들의 심각한 구조조정이 예정되어 있는 지금, 중국은 우리를 이미 앞질러버렸다. 이번 CES 기조연설자 중에 전자회사 소속은 하나도 없었다. 업종을 막론하고 이제 모든 기업들이 IT기술을 이야기한다. 이제 IT는 모든 기업의 자원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세상이다. 위기를 맞을 것인지 기회를 만들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과거와 결별해야 한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 들여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트렌드를 짚어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하기 위해서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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