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리스타트 04] 마케팅은 삶이다!
어느새 '마케팅리스타트' (마리)가 태어난 지 만 2년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책들이 초판 1쇄도 소화하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이 암울한 시기에 지금도 많은 분들이 기꺼이 찾아주시니 마리 아빠로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해서 준비했습니다. 이름하여 <마리의 생일파티>입니다. 날짜는 3월 29일 저녁 7시반이고요, 장소는 선릉역 4번 출구에 있는 <강연정류장>입니다.
책에는 미처 싣지 못한, 마케팅에 대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마리의 출생과 두 돌이 되기까지의 흥미로운 뒷얘기들, 함께 나누려 합니다. 출판사 <책 읽어주는 여자, 책비> 대표님도 초대손님으로 모셔 마리와의 인연, 마리의 탄생 과정을 포함하여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들어볼 겁니다. 독자 분들도 모셔 마리를 만난 이후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말랑말랑하게 들어보려 합니다.
'마케팅'과 '책'을 키워드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재밌고 알찬, 작지만 오붓한 분위기로 준비해보겠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과 신청페이지가 나오면 다시 말씀드릴게요. 그럼 마리의 생일잔치에서 뵙겠습니다^^.
*졸저 <마케팅리스타트>(bit.ly/marestart)의 머릿말, 간만에 다시 꺼내 찬찬히 되새겨봅니다^^.
*들어가며 : 마케팅은 어렵다? 마케팅은 삶이다!
언제였을까?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처음 짬짜면을 보았을 때는 단지 좀 신기하다는 생각 말고는 특별한 게 없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정도의 느낌. 그러나 마케팅이란 걸 업으로 삼게 되면서 이 짬짜면의 잔상은 흩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또렷이 내 머리 속에 각인되었다. 짜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은 고객의 욕구. 맞다. 짬짜면은 고객의 욕구를 오롯이 읽어낸 마케팅적 결과물이었다. 마케팅은 기업들의 경영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마케팅은 이미 우리 삶 구석구석을 비집고 들어와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니 모든 게 달라 보였다. 마케팅은 삶이었고, 삶은 마케팅이었다.
짬짜면 이야기로 이 책을 여는 이유는 마케팅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들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그 첫째가 ‘마케팅은 필요도 없는 물건을, 이른바 ‘펌프질’해서 사게 만드는 거’라는 생각이다. 마케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하지만 마케팅은 고객을 행복하게 해 주는 활동이다. 이제는 3.0시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얄팍한 기술이나 테크닉이 아니라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모든 활동들, 이게 마케팅이다.
지금껏 마케팅은 오로지 고객의 지갑에 초점을 맞추었다. 판매 증가만이 지상 최대의 목표이자 지고 지순한 사명이었다. 이른바 ‘고객만족’이란 것도 매출을 위한 수단이었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그런데 결코 변할 거 같지 않던 마케팅 환경이, 아니 우리네 삶이, 바뀌었고 또 바뀌고 있다. 경천동지.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는 엄청난 변화. TGIF (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로 표현되는 인터넷과 소셜, 모바일이 가지고 온 격변이었다. 파편화되어 있던 고객들이 연결되면서 이제 기업은 고객의 눈을 피해 숨을 수도, 숨을 곳도 없다. ‘내 손 안의 인터넷’이 가지고 온 마케팅 환경의 혁명적 변화였다. 달라져야 했다, 그리고 달라졌다. 1.0, 2.0 시장을 거쳐, 그래서 이제 우린 필립 코틀러가 이야기한 3.0시장을 맞고 있다. 모든 게 투명하게 노출되는 3.0시장의 마케팅 전략 방향성을 오롯이 담아낸 한 단어는 ‘진정성’이다. 화장으로 떡 칠한 얼굴이 아니라 진정성을 담은 민 낯에 고객은 마음을 연다.
두 번째 오해는 ‘마케팅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인식과 태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마케팅은 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만의 일이 아니다. 직업이 무엇이든 무언가를 파는 세상이다. 다니엘 핑크의 신작 제목처럼 ‘파는 것이 인간’인 셈이다. 그래서인가?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 이른바 전문가들이라 불리던 직업 분야에서도 마케팅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주부들까지도 마케팅 개념과 전략을 바탕으로 가정 내 대소사를 고민하고 결정한다. ‘가정도 경영’이라지 않는가. 이제 마케팅을 모르고는 현대를 살아나가기엔 힘이 부친다.
이처럼 자세히 뜯어 보면 모든 게 마케팅으로 돌아가는 세상이다. 어찌 보면 내 이름이란 것도 나란 사람의 브랜드. 그렇다면 나는 내 이름이라는 나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내 삶의 ‘고객’들에게 나를 ‘마케팅’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셈이다. 직업과 업종을 막론하고 누구나 마케팅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세 번째 오해, ‘마케팅은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마케팅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적 석학들이나 마케팅 천재들만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마케팅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자 개념이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산다는 것, 신뢰를 쌓아나간다는 것. 이런 것들이 다 마케팅의 범주에 들어간다. 어렵게만 보자면 한도 끝도 없이 어렵겠지만 본질만 꿰뚫어보자면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전체는 아니더라도 기본은 알아야 한다. 아니 기본만 알면 된다. 자동차를 만들 수는 없지만 운전만 할 수 있으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마케팅을 지금껏 우리는 교과서에만 나오는 어렵고 딱딱한 단어와 개념들로 이해하고자 했다. 쉬울 리도, 재미있을 리도 없었다. 운전의 핵심만 제대로 익히고 연습하면 누구나가 운전면허를 따듯 마케팅도 결코 어렵지 않다. 운전면허가 없으면 생활이 불편하듯 마케팅도 삶에 있어 필수 교양이다. 이젠 누구나가 알아야 할 삶의 교양, 마케팅! 단언컨대 어렵지 않다. 중요한 건 관심과 호기심이다.
마케팅에 대한 이런 오해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나름 잡아 본 이 책의 뼈대는 다음과 같다. 1부 <고객 리스타트!>에서는 마케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정의와 그 어떤 마케팅 책에도 나오지 않는 마케팅의 살아 숨쉬는 속성들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실제 마케팅이 이루어지는 업무 현장에서의 마케팅 프로세스와 그 흐름에 따른 주요 개념들을 짚어본다.
2부 <핵심개념 리스타트!>에서는 마케팅에 대한, 그야말로 핵심적 개념들을 살펴본다. 리서치, 시장세분화, 타게팅, 포지셔닝 그리고 브랜드와 차별화가 그것이다. 많이 들어본 단어들일 수 있지만 실제로 이 단어들이 갖고 있는 마케팅적 의미와 사례들을 톺아봄으로써 마케팅에 대한 전략적 본질을 꿰뚫을 수 있다. 평소 마케팅과 연결시킬 생각조차 못했던 내 주변의 다양한 사례들을 접함으로써 떠 오르는 수많은 영감들은 덤이다.
3부 <시장 리스타트!>는 새로운 시장인 3.0 시장에 대한 장이다. 이 장에서는 제품 판매의 1.0 시장과 고객 만족의 2.0 시장을 거쳐 영성의 감동을 지향하는 3.0 시장의 개념과 주요 속성, 그리고 성공사례들을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시장의 통시적 변화와 ‘진정성’을 토대로 한 3.0 시장에서의 마케팅 전략 방향성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4부 <진정성 리스타트!>는 한 걸음 더 내딛는다. 그 동안 경영, 마케팅 현장에서 찾아 볼래야 찾아보기 힘들었던 3.0 시장의 키워드 ‘진정성’에 주목한다. 이른바 ‘진정성의 경영학’이다. 이 진정성이란 개념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 이 진정성이란 개념이 비즈니스 현장에는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풍부하고 입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고 마케팅이란 게 결국은 삶과 사람을 대하는 철학임을 이해한다.
이 책은 이렇게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의, 마케팅에 대한 핵심적 개념과 변화, 그리고 그 사례들을 4부에 걸쳐 살펴봄으로써 앞서 언급했던 마케팅에 대한 세 가지 오해들을 불식시키려는 책이다. 그래서 모든 게 리스타트, 즉 새 출발이다. 실제 많은 강의 현장에서 마케팅은 고객 행복이라는 개념을, 마케팅은 누구나 알아야 삶의 교양이라는 사실을, 마케팅은 어렵지 않은, 얼마든지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왔다. 많은 분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마케팅, 이런 거였어요?”였다. 지금껏 막연하나마 알고 있던 마케팅에 대한 생각들이 완전히 잘못 되어 있었음에 대한 안타까운 시인이자 새로운 마케팅의 세계를 접하게 된 기쁨이자 설렘의 표현이었다.
강의 현장에서의 그런 신선한 기쁨들을 책을 통해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다. 다행히 좋은 분들께서 이 뜻에 흔쾌히, 그리고 기꺼이 동참해 힘을 모아주셨다. 만삭의 몸으로도 이 책이 나오기까지 음으로 양으로 애 써주신 출판사 책비의 조윤지 대표님과 원고 작업이 다소 늘어질 때마다 친히 불러내어 맛있는 밥을 사주시며 응원해주신 출판기획사 엔터스코리아의 양원근 대표님과 김효선 기획자님께 감사 드린다. 마케팅의 ‘마’자도 모르던 마케팅 무지렁이에게 마케팅의 참 세계를 보여주시고 이끌어주신 마케팅 선후배, 동료들도 이 책의 숨은 저자들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세상 빛을 보게 해주신 부모님과 여러 모로 모자란 가장이지만 그래도 마케팅은 좀 하나보다, 애써 믿어주고 도와 준 마눌님 주 여사와 사랑스러운 두 아이, 선우, 시우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각종 시상식 수상소감을 보며 저런 촌스러운 나열식의 감사인사는 언제쯤 없어지려나, 혀를 끌끌 찼던 내 모습이 문득 민망해진다.)
각설하고,
단언컨대,
마케팅은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고
마케팅은 누구나 알아야 할 삶의 교양이고,
마케팅은 결코 어렵지 않다.
그리고,
마케팅은 삶이다!!!
보통마케터 안병민이 꼭 전해 드리고 싶은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다.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