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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 칼럼] 돈 벌려고 사업하신다고요?

[중소기업청 사보 '징검다리'] 게재칼럼

*중소기업청 사보 '징검다리'에 실린 안병민 칼럼입니다.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대개 돈 벌려고 기업을 한다고 생각하잖습니까? 운동선수나 예술가들은 돈 벌려고 하지는 않죠. 그게 좋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까 잘할 수 있게 돼서 돈을 버는 겁니다. 기업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이 아니라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어서 기업을 할 수도 있어요. 저는 돈 좇아서 기업 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기업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까 돈이 따라왔습니다.”

 

사무가구 전문 브랜드 퍼시스그룹 손동창 회장의 말입니다. 경기공업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가구 일을 배우다 1983년 퍼시스를 창업했으니 가구 인생만 어언 40년입니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을 좇아 사업을 합니다. 매출이 인격이고, 이익이 보약입니다. 하지만 마냥 좇는다고 벌리는 게 돈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이스라엘의 어느 병원에서 있었던 실험결과입니다. 영상의학 전문의들이 CT 사진을 판독할 때 환자의 얼굴사진까지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의사들이 환자들의 고통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고 CT영상도 더욱 꼼꼼하게 보게 되더라고 이야기합니다.  


다가 아닙니다. 연구진은 3개월 후, 부수적 발견-치료받고 있는 질병과 상관이 없고 담당의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상부위를 찾아내는 것-이 있었던 사진을 골라내어 다시 의사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환자들의 얼굴사진은 빼고 CT사진만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의사들은 3개월 전에 이 사진을 보았는지를 전혀 모르는 상태입니다.  


결과는 놀라왔습니다. 사진이 빠지자 부수적 발견이 확 줄어든 겁니다. 환자를 기계적인 업무의 대상으로 볼 때보다 나와 같은 한 명의 인간으로 느끼고 공감할 때 환자를 더 잘 진료하고 치료할 수 있음을 우리는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게 비단 의료계에만 해당되는 것일지 말입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란 생각입니다. 고객을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보는 기업에게 고객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습니다.  


‘소셜’로 무장한 ‘스마트’한 고객들이 작금의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은 단지 눈에 보이는 ‘제품(What)’이나 ‘프로세스(How)’가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나 회사의 ‘동기 혹은 신념(Why)’입니다. ‘무엇을 만드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 만드느냐’가 중요해졌다는 말입니다. 


손동창 회장이 말하는 퍼시스의 비전은 ‘좋은 기업’입니다. ‘1등하는 기업’이나 ‘돈 많이 버는 기업’을 추구하기 보다는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송동창 회장은 “100년 이상 가려는 회사에 규모를 키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라며 지금껏 무차입경영을 실천하며 욕심을 경계합니다. 스스로를 국가대표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한발 한발 내딛는 퍼시스그룹은 이제 미국과 이탈리아 등 디자인 선진국에 가구디자인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참 좋은 회사가 되었습니다. 경영, 이제는 전략의 싸움이 아니라 철학의 싸움입니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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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 포스트 20170413 http://blog.naver.com/bizinfo1357/22098240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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