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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스케치 028]빅데이터로 짚어보는 밀레니얼

안병민의 [통찰을 스케치하다]

광속으로 변하는 세상이다. 따라가기 힘든 세상이다. 때론 유용했던 직관이 이제는 위험할 수 밖에 없다. 답은 하나로 모아진다. 데이터다. 하루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는 요즘이다. 빅데이터다. 예전에는 이런 빅데이터를 보관도, 분석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오늘 강연은 빅데이터가 소재다. 더 들어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세상 변화” 이야기다.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이 그 길잡이다.

 

▶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옛날 장면 하나. 1960년대, 설탕은 귀한 선물이었다. 결혼식 선물로도 쓰던 아이템이었다. 담배껌도 팔았다. “아빠도 나도”라는 카피로 광고까지 만들어졌다. 공병우타자기주식회사에서 만든 타자기 광고도 있다. 당시만 해도 타이피스트는 유망직업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디스켓이라는 걸 썼다. 그 전에는 플로피 디스크도 있었다. 지금은 USB를 들고 다닌다. 용량은 수백 배, 수천 배 커졌다.

 

최근에 인공지능스피커가 많이 보급되었다. 그런데 이들 스피커의 플레이리스트에 유치원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이 많이 올라온다. 사용법을 익히기 힘든 어른들은 조금 쓰다가 쓰지 않는 스피커를, 아이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통해 컴퓨터와 소통했던 어른들과 달리 이제 아이들은 ‘말’로써 컴퓨터와 소통한다. 다음 세대의 도구는 ‘생각’이 될 거다. 내 생각을 읽고 컴퓨터가 반응한다는 얘기다. 

 

혁신이 어려운 이유가 있다. 아는 게 많아서다. 아예 모르면 처음부터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어설프게 아니 혁신의 족쇄가 된다. 우리나라가 딱 그렇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지금 하늘을 날고 있다. 공유경제를 통한 혁신의 총화다. 반면, 우리는 시작도 못하고 있다. 힘겹게 벌여 놓은 판은 번번이 깨진다. 아래, 위로 끼인 샌드위치 신세가 따로 없다. 송길영 부사장의 냉철한 현실 진단이다.

 

▶ 여행 혹은 행군, 그 갈림길에서

 

스스로의 사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자세는 하나같이 ‘차렷자세’다. 그나마 폼을 잡으면 ‘하트’ 일색이다. 촌스럽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그렇게 찍으며, 우리는 참 부지런히도 다녔다. ‘속도’와 ‘효율’의 시대였다. 여행도 그랬다. 15일간 10개국을 돌고 4일간 3개국을 도는 여행상품이 팔렸다. 사진 찍고 밥 먹고 자는 일이 여행의 다였다. 그렇게 다니니 나중에 사진을 봐도 어디인지 알 재간이 없다. 머무르지 않고 움직이는 여행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언제 또 오겠어?” ‘여행’이 아니라 차라리 ‘행군’이었다. 그러니 3박 4일 여행에도 옵션 투어가 엄청 붙었다. 

 

동남아 골프장, 한여름 뙤약볕 밑에서 사흘간 108개 홀을 도는 골퍼들은 틀림없이 한국사람이다. 한국에 비해 가격이 싸니 한 라운드 돌 때마다 이익이라 생각하는 거다. 한여름 동남아 골프장엔 그래서 한국아저씨와 도마뱀만 있다는 웃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뷔페 가서 토할 때까지 먹는 거랑 같은 심리다. 필요 없더라도 일단 챙기고 보는 거다.

 

우리의 주요산업이 농업이었다는 게 그 배경이다. 농경사회 이전의 원시 수렵사회는 ‘이동’의 시대였다. 계속 움직여야 했으니 ‘소유’는 중요치 않았다. 미니멀리즘의 시대였다. 하지만 농사를 지으며 인류는 ‘정착’했다. 삶이 안정화되니 인구는 늘었고 생산량도 늘었다. 아이가 곧 노동력이었다. 다산의 이유였다. 많이 낳아도 제 먹을 건 제가 타고 태어난다 했다. 농사도 품종에 따라 노동강도가 다르다. 그나마 쉬운 게 조, 그 다음이 밀, 제일 힘든 게 벼다. 벼는 다른 품종 대비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그러니 일이 많다. 두레, 계, 향약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부족한 노동력을 공유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팀’을 강조했다. ‘나’가 아니라 ‘우리’가 중요했다. 그런 문화가 지금껏 이어졌다. 내 일이 끝나도 퇴근할 수 없는 문화가 그 유산이다. 덕분에 직장인들은 낮에 일하지 않는다. 능력이 뛰어나 일을 빨리 끝내도 퇴근은 그림의 떡이다. 어차피 늦을 퇴근, 업무시간에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다. 

 

통계는 이를 웅변한다. 우리는 OECD 가입국 중 가장 오래 일하는 두 번째 나라다. 똑똑하고 착하면 손해 본다는 인식 때문이다. ‘시간’으로 일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일 잘 하면 손해다. 일을 잘해서 빨리 끝내놓으면 또 다른 일이 주어진다. 일 못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급여는 같다. 일을 잘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삼았던 과거 농업사회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프로젝트의 성과가 중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노동시간은 점점 늘어나는 반면 효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직장인의 생산성 문제는 절대 바로잡을 수 없다.

 

농경사회가 빚어낸 또 다른 강박이 있다. ‘재미의 터부시’다. 논다는 건 죄악이었다. 일이 많았던 농경사회의 인식이었다. 그러니 쉴 틈이 없다. 그나마 쉴 틈이 생기면 그 쉼마저 치열해야 했다. 놀 때도 빡쎄게 놀아야 했으니 여행도 행군처럼 다니는 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행의 패턴이 달라졌다. ‘한 달에 한 도시’ 콘셉트다. ‘이동’이 아니라 ‘머무름’의 여행이다. 온라인 상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휴식’은 뜨고 있고, ‘일’과 ‘노동’은 하락세다.

 

부산 기장에 힐튼호텔 아난티코브가 생겼다. 힐링과 여유를 테마로 한 고급 휴양지다. 근처 새로 생긴 커피숍 하나, 여기서 대박 난 아이템이 있다. 빈백소파, 이름하여 ‘눕는 소파’다.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드디어 눕기 시작했다. 항상 서서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던 사람들의 여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 ‘여유’와 ‘문화’에 목마른 세대

 

기성세대는 연차휴가를 아껴 돈으로 받았다. 요즘의 젊은 세대는 무급도 좋으니 휴가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한 사람은 다르다. 그에겐 회사가 집보다 더 편하다.

 

옛날엔 집값이 계속 올랐다. 그러니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두면 얻게 되는 이익이 컸다. 직장에 입사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게 중산층의 일반적인 재테크 패턴이었다. 그렇게 대출을 받으면 직장은 열심히 다닐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집값이 오르니 국가와 자본만 돈을 번다. 개인은 아니다. 지금의 젊은 직장인이 월급을 모아 집을 사려면 100년, 200년이 걸린다. 계산은 뻔하다. 우리의 다음세대는 사상 최초로 부모세대보다 더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세대다. 그들은 패기가 없는 게 아니다. 세상 구조가 이미 그렇게 짜여졌다. 기성세대가 짜놓은 구조다.

 

주위를 둘러보면 후배가 나보다 돈을 덜 버는데 쓰기는 더 쓴다. 선배가 충고랍시고 한 마디 한다. “열심히 돈 모아서 집도 사고 노후 준비를 해야지.” 돌아오는 대답. “부장님은 행복하세요?” 숨이 컥 막히는 질문이다. 따지고 보면 월급 더 받는 부장님도 아이들 과외비에, 집 대출 상환에, 쓸 수 있는 용돈은 훨씬 적다. “난 너처럼 안 살 거야.” 후배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그런 그들이 결혼이 아닌 ‘비혼’을 선택한다. 결혼보다 비혼이 유리해서다. 생존을 위해서다. 그런 절박한 그들에게 “왜 결혼 안 해?” 함부로 얘기해서는 안 된다.

 

여유’의 연관장면으로 뜨는 이미지들이 있다. 예컨대, 책, 카페, 여행, 페디큐어, 마시다 만 맥주 같은 것들이다. 책도 그냥 책이 아니다. ‘열심히 안 살래’류의 책이다. 이를테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같은 책이다. 페디큐어도 이색적이다. 이제 손톱을 넘어 발톱까지 꾸민다는 얘기다. 사실 네일아트 비용도 만만찮다. 한 번에 대략 6-10만원은 기본이다. 그걸 3주에 한번씩 받는다. 발톱은 따로다. 그러니 해어산업보다 네일아트 산업의 규모가 훨씬 더 크다. 기성세대는 이걸 모른다.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집을 못 사는 현실이다. 그러니 다른 데 돈을 쓴다. 소득 3만불 시대다. 네일아트, 페디큐어, 왁싱. 젊은 친구들에게 복지는 곧 이런 ‘문화’다. 단지 주거와 먹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삶에 대한 태도가 예전 세대와 전혀 다르다. 이걸 알아야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 수 있다.

 

밀레니얼세대’는 1982년부터 1999년까지의 기간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이 빚어내는 트렌드를 분석해보면 뜨는 키워드가 있고 지는 키워드가 있다. 전자가 ‘경험’, ‘노매드’, ’정보’라면 후자는 ‘미래’, ‘꿈’, ‘목표’다. “열심히 해, 20년 뒤엔 나처럼 될 수 있어.” 선배가 이 말을 하는 순간, 후배는 퇴사한다. 그렇게 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서다. 종신고용 시스템은 망가졌다. 그러니 대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현재를 즐기거나 공무원을 꿈꾸거나. 나라는 망하지 않을 것 같아서다. 그래서 세상 사람 또한 두 부류로 나뉜다. 공무원 혹은 공무원이 되겠다는 사람이다. 아픈 현실이다.

 

밀레니얼세대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열쇳말은 ‘툴킷’이다. ‘데일리툴킷’, ‘트래블툴킷’, ‘한달 툴킷’ 등의 표현과 정보가 넘쳐난다. 툴킷은 노매드, 즉 유목민의 삶의 도구이자 방식이다. 틀킷만 있으면 어디든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제 이들은 땅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농경사회적 전통의 종말이다. 성을 쌓는 자는 망한다 했던 칭키스칸의 말이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 포노사피엔스,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살다

 

휴대폰을 뜻하는 ‘Phono’와 생각, 지성을 뜻하는 ‘Sapiens’의 합성어인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란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기 힘들어하는 세대’를 뜻한다. 이 세대가 사회 전반에 주역으로 등장하면 세상은 완전히 달라질 거다. ‘끌려다닌’ 세대가 아니라 ‘주도하는’ 세대의 전면적 등장이라서다.


밀레니얼세대는 유튜브를 본다. 검색도 유튜브로 한다. 이들에겐 유튜브가 곧 포탈이다. 텍스트를 읽지 않는 세대다. 오죽하면 ‘읽다’의 연관검색어가 ‘감사’일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표현 때문이다. 500인치 스크린보다 5인치 스크린을 선택하는 세대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듯 나에게 가까운 게 이긴다. ‘내 손 안의 컴퓨터’ 스마트폰 얘기다. 다들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며 길을 걸으니 사인보드가 바닥에 부착되는 세상이다. 지하철 광고도 무력화된 지 오래다. 이제 이들은 이미지도 안 믿는다. 조작의 가능성 때문이다. 영상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건 그래서다. 트래픽에서 유튜브가 카카오톡을 이긴 게 작년부터다.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원주민’이다. 기성세대는 ‘디지털 이주민’이다. 이주민이 원주민을 가르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학습의 패러다임도 완전히 달라졌다. ‘커리큘럼’과 ‘텍스트’ 중심의 교육은 ‘학습자’와 ‘맥락’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었다. ‘직업안정성’을 추구하던 교육은 외려 ‘유연성’을 추구한다. ‘지시’는 ‘협업’으로, ‘수동적 배움’은 ‘능동적 참여’로 바뀌었다. 이제 성공의 관건은 ‘성실함’이 아니다. 성실함으로는 인공지능 로봇에 백전백패다. 이들에게 어떤 무기를 들려줄 것인가? 이 역시 기성세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예전 동요 가사 중 일부다. 이 말의 유효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아이들은 TV를 보지 않는다. 그들은 유튜브를 본다. 유튜브를 통해 이제는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플랫폼’이 아니라 ‘스타’라는 의미다. 방송국은 긴장해야 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그들의 자리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유튜브에 이어 넷플릭스도 국가 간의 경계를 넘어섰다. 전 세계 넷플릭스의 유료구독자 수가 1억을 넘긴 게 작년 말이다.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국내 첫 오리지날 드라마 <킹덤>의 편당 제작비가 20억 수준이다. 많아야 4~5억 수준인 국내 드라마 제작비의 4~5배다. 승부의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이제 광고는 돈 없는 사람만 보게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료구독자를 위한 ‘무광고 서비스’와 무료구독자를 위한 ‘광고 포함 서비스’가 분리되고 있어서다. 결국 광고의 미래도 어둡다. 구매력 없는, 가난한 사람이 보는 광고에 돈을 태울 광고주는 없다. 요컨대, 돈을 주고도 볼 만한 콘텐츠만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개성’과 ‘전문성’이 필요한 거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 있다.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플랫폼 덕분이다. 하지만 성공하려면 재능이 있어야 한다. 어지간한 재능으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글로벌 수준의 재능이라야 통할 수 있다. ‘수퍼탤런트’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인가?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 난 엄마처럼 안 살 거야

 

비혼, 저출산 문제도 세상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지금껏 엄마의 이미지는 ‘희생’과 ‘인내’였다. 하지만 이제 집 안에 엄마는 없다. 밥솥모델이었던 ‘김혜자’는 이제 편의점 도시락 라벨 위에 존재한다. 밥도 엄마가 아니라 편의점를 통해 해결하는 세상이다. ‘엄마의 아웃소싱’이다. 가족의 개념은 따라서 달라진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변화는 이미 오래 전이다. 지금은 혼자 산다. 1인 가구의 증가세가 놀랍다. 


예전에는 ‘자식 농사’라했다. 농사는 '수확'을 전제로 한다. 키우면서 자식에게 투자했던 이유다. 하지만 보험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투자했던 자식 농사가 이제는 파산이다. 제주도 감귤밭을 팔아 서울로 대학을 보내놓은 자식이 취직도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취업도 못하는 자식에게 효도는 언감생심이다. 자연스레 자식에 대한 투자는 줄어든다. 자식 대학 안 보내고 끝까지 갖고 있던 감귤밭이 값이 올라 팔자 고친 사람들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다. 기억해야 한다. 지금의 아이들은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 거라는 전망 말이다.

 

지금의 육아는 예전과 달리 엄청난 노동이다. 물론 예전에도 육아는 힘들었다. 하지만 그 때의 육아는 엄마만의 몫이 아니었다. ‘골목’이 아이들을 키웠다. ‘동네’가 아이들을 키웠다. 지금은 어림없는 이야기다. 가만 내버려두면 혼자 크는 세상이 아니다. 그러니 전업주부도 ‘독박육아’라며 육아에 두 손 두 발을 든다.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를 산다. 내일을 꿈꾸기 힘들어서다. 그런 그들이 비혼을 선택하는 것은 합리적 판단이다. 잘 들여다보면 ‘저출산’ 이전에 이 '비혼’ 문제가 있다. 출산률이 제일 높은 지역 중 하나가 세종시 행복도시다. 안정적인 공무원들의 도시다.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가정신’의 실종이다. ‘도전’이 사라진 국가는 위험하다. “국가의 숫자를 위해 아이를 낳을 수는 없잖아요.” 정책담당자가 귀담아 들어야 할 이들의 절규다. “난 엄마처럼 안 살 거야.” 요즘 젊은 여성들의 말이다. 그들이 엄마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그래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 거다. 엄마의 삶은, 그래서 지금보다 훨씬 더 살 만 해야 한다.

 

▶ 있는 그대로를 보다

 

맥도날드만 가도 풍경이 달라졌다. 키오스크 주문 얘기다. 우리는 인간에게 물건을 사는 마지막 세대다. 무인판매가 대세라서다. 세상은 이렇게 변화하고 있다.  

 

결론이다. 데이터가 답이다. 송길영 부사장이 앞서 짚어준 변화도 그렇다. 모두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변화들이다. 그러니 우리의 의사결정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한다. 당연한 귀결이다. 정책 입안도 그렇다. 답을 정해두고 보아서는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상대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그 비판적 시선을 나에게로 돌려야 한다. 나의 취향과 통찰을 의심해야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볼 일이 아니다. 보여지는 대로 봐야 한다. 짬뽕을 원하는 고객에게 짜장면을 들이밀며 만족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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