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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의 혁신전략

안병민의 [통찰을 스케치하다]

00 기술의 진보와 불확실성의 증가

 

가상현실이니, 블록체인이니, 빅데이터니, 인공지능이니, 새로운 단어와 새로운 개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앞으로 몇 년 뒤면 신호등 없는 교차로도 가능할 전망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문제될 것도 없다. 구글의 동시통역 어플이나 동시통역 이어폰은 세계인의 소통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인공심장과 인공혈관은 또 어떤가. 2050년이면 인간수명이 무한정 연장될 수 있을 거라는 예측마저 나오는 세상이다. 이러다간 세상과의 이별도 참 힘들어질 듯하다. 동국대학교에서 <불교와 4차산업>이라는 학술대회가 열리는 것처럼 4차산업혁명의 여파는 성역없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시계 제로의 하늘처럼 시장의 불확실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다들 위기를 얘기하는 이유다. 물론 위기를 기회라 얘기하는 이도 있다. 그러려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그 준비를 위한 나름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서라도 오늘의 강연은 중요하다. 연세대학교 박희준 교수와 함께 하는 <불확실성 시대의 혁신전략>이 주제라서다.                                            

 

01 위기는 위기만이 아니다

 

우리는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을 기억한다. 구미공업단지 내 두산전자에서 대구 지역의 상수원이었던 낙동강으로 두 차례에 걸쳐 페놀이 유출됐던 사건이다. 1991년 일이다. 이 일로 두산전자 회장은 사퇴했으며, 두산그룹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었다. 당시 1위의 아성을 지키고 있던 두산그룹의 OB맥주는 이 사건으로 왕좌를 내어준다. 그 유명한 “150미터 천연암반수”라는 카피로 시장을 뒤흔든 ‘하이트시대’의 개막이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좋은 맥주는 좋은 보리로 만든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후 좋은 맥주는 물에 의해 좌우된다는 새로운 인식이 생겨났다. 사 먹는 생수 시장의 태동과도 맞닿아 있는 사건이었다. 이처럼 위기는 모두에게 위기가 아니다. 준비된 누군가에게 위기는 기회로 다가간다.

 

02 이론과 매뉴얼에 갇힌 사람들

 

박희준 교수가 보여준 동영상 하나. 커피숍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며 “우유를 조금 넣어줄 수 있겠냐?” 물어보는 사람. 하지만 점원은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아메리카노에는 우유가 안 들어간다는 이유다. “그건 잘 아는데 그냥 우유 조금만 넣어 달라” 부탁해보지만 점원은 요지부동이다. 아메리카노에는 우유가 안 들어간다는 원칙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읊어댄다. 우유가 들어가면 그건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라떼라는 거다. 우유 값을 추가로 지불하겠다 해도 점원은 막무가내다. 한참을 고민하던 손님은 결국 라떼를 주문한다. 속 터지는 상황이다. 커피에 그깟 우유 좀 넣어달라는데 왜 이리도 어려운가. 융통성 없는 점원의 원칙론적인 응대에 고객 마음에서는 천불이 난다. “어찌 보면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박희준 교수의 질문이다.

 

혁신도 그렇다. 효율과 효과를 위해 만들어놓은 매뉴얼과 시스템. 이게 외려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매뉴얼과 시스템은 ‘도구’인데 어느 샌가 이것들이 ‘목적’이 되어 있다. 주객전도다. 그러니 우리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혁신을 위한 혁신이 난무한다. 냉철하게 구분해야 한다. 혁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혁신은 단지 도구일 뿐이란 것을.

 

03 혁신이 어려운 이유?

 

100년을 이겨낼 수 있는 가치를 지닌 제품은 귀하다. 세월을 이겨내는 가치 또는 그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바로 명품이다. 그럼 혁신은 무엇인가? 박희준 교수는 혁신을, 명품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정의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얘기하는 혁신에는 좋은 말만 다 들었다. 그저 보기에 좋은 말들일 뿐이다. 그러니 혁신은 여전히 머나 먼 일이다.

 

74%의 CEO들은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파괴되거나 와해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출시하는 70%의 신규 제품과 서비스는 실패한다. 그만큼 혁신은 쉽지 않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커서다. 그걸 줄여야 한다. 내 눈 앞의 실재로 눈을 돌려야 한다. 불확실성과 위험도 관리 대상이다. 챙겨야 할 건 또 있다. 아이디어는 숫자로 정의되거나 포장되지 않는다. 고객과 소통하며 다듬어져야 한다. 그게 진짜 아이디어다. 아이디어의 호감도(구매가능성)과 타당성(수익성), 그리고 실행가능성을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혁신의 성공 확률은 높을 수 없다. 성공률을 높일 수 없다면 시도를 많이 해야 성공 건수가 올라간다. 상시적 변화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04 혁신은 멀리 있지 않다

 

여기 비즈니스모델 혁신의 성공 사례가 있다. 먼저 네스프레소다. 초기 네스프레소의 타겟은 카페와 레스토랑, 사무실이었다. 업장이나 사무실 내 공간 활용도를 높여주고 고객에게 고급 에스프레소를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핵심편익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바리스타들의 반감이 컸다. 고급 에스프레소를 기계가 잘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은 바리스타들에게는 일자리의 소멸을 의미했다. 네스프레소는 타겟을 가정으로 변경했다. 핵심편익은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고급 에스프레소였다. 시장의 문은 그제서야 열렸다. 이처럼 콘셉트와 타겟만 바꾸어도 혁신은 가능하다.

 

아마존 사례도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회사였다. 단순한 소매 비즈니스 기업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소비재를 온라인으로 싸고 편리하게 제공하다 보니 노하우가 쌓였다. 고객을 위한 최적화 서비스를 기획하고 연구하고 실행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쌓인 역량이었다. IT인프라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별도의 비용 없이 IT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은 그렇게 탄생했다.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구축 서비스기업으로의 혁신이었다. 나도 모르게 쌓여있는 나의 역량. 혁신은 거기서도 일어난다.

 

뭔가 무조건 새로워야만 혁신이 아니다. 환골탈태 모든 게 다 바뀌어야만 혁신이 아니다.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 무엇인지 찾아 거기에 집중하라.”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의 말이다.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대 변하지 않을 시장의 진리가 있다는 게 베조스의 생각이었다. 예컨대, 구매에 있어 같은 가격이면 더 싸고 더 편리하게 사고 싶은 게 고객의 인지상정이다. 베조스는 거기에 집중했다.

 

05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다

 

시장은 항상 변한다.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고객 욕구는 점점 다양해진다. 위험관리를 위해 고정자산을 줄이려는 고객기업이 있는가 하면, 적은 비용으로 맞춤식 제품을 제공하려는 공급기업이 있다. 롤스로이스 사례는 이런 성공사례로 안성맞춤이다. 롤스로이스는 최고급승용차로 유명한 회사다. 하지만 또 다른 대표상품은 항공기 엔진이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비행기의 절반이 롤스로이스 엔진을 탑재했다.

 

세월이 흘렀고, 시장은 변했다.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엔진 구매를 꺼리기 시작한 거다. 비싼 엔진을 산 뒤 고장이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롤스로이스는 과감하게 엔진 임대 모델을 런칭했다. 이제 롤스로이스는 엔진 판매가 아니라 엔지 유지, 보수 서비스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인다. 엔진을 판매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고객사의 시간과 비용 상에서의 관리부담을 줄여준다. 롤스로이스 엔진과 추진 시스템에 붙어있는 수백 개의 센서를 통해 진동, 압력, 온도, 속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전 세계 500여 개 항공사의 비행기 1만4000여 대의 엔진에서 받은 데이터만 6만5000시간 분량에 달한다. 전문 엔지니어는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진 결함 및 교체 시기를 분석하고, 항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비행 스케줄을 조절한다. 항공사는 갑작스러운 기체 결함으로 인한 연착 및 취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연료 사용량을 최적화하면서 엔진 한 개당 연간 약 3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이뤄냈다. ‘제품’으로서의 항공기 엔진이 아니라 ‘서비스’로서의 항공기 엔진, 이름하여 ‘서비사이징(Servicizing)’ 모델이다.

 

대중 소비를 지양하는 모듈 기반의 소품종 대량상산 체제도의 변화도 점쳐진다. 우리가 늘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봐도 그렇다. 스마트폰의 기능, 우리는 얼마나 활용하고 있을까? 10프로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아마도 태반일 게다. 그럼에도 필요 없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소한의 기능 단위로 모듈을 판매하는 쪽으로의 시장 진화 예측은 그래서 합리적이다. 3D프린터로 하루 만에 집을 짓는 세상이다. 기술과 지식의 평준화 및 대중화 역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06 플랫폼-모듈화, 파편화를 통한 최적화

 

시장이 요구하는 비즈니스모델 혁신 방향성은 그래서 ‘파편화’다. 모듈식 조직 구조를 통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의 공급 말이다. 콘크리트처럼 딱딱하게 굳어있는 조직은 이제 살아남을 수 없다. 결국 4차산업혁명 시대, 위험관리의 해법 역시 시공을 초월한 최적화다. 끊임없이 변해야 하기에 끊임없이 유연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플랫폼’ 개념에 주목한다. 플랫폼은 사용자와 공급자가 함께 만나 유휴자원의 활용을 기반으로 시장의 효율화를 이루어내는 장이다. 대학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껏 대학은 내가 선택한 학과의 전공과목을 중심으로 수업을 들어야만 했던 폐쇄적인 시장이었다. 그러니 시장 수요에 맞추어 새로운 전공을 만들려면 새로운 학과를 신설해야만 했다. 학교 입장에서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자유전공제라는 게 생겼다. 자유전공을 선택한 학생은 특정 학과에 얽매이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교수의, 내가 원하는 수업을 마음대로 들을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졌다. 공급자 입장인 대학에서도 위험관리가 용이해졌다. 시장은 고객의 선택에 의해 절로 효율화되고 절로 최적화된다. 비용 절감은 덤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서로의 욕구를 충족해 나가는 플랫폼 모델로의 진화인 셈이다.

 

대학은 그래서 위험하다. 자유전공 체제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교수들은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에 있는 300개의 대학 중 몇 개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요즘 어느 대학들은 입시지원률로 교수를 평가한다는 얘기도 있다. 고등학교 교무실마다 “잡상인 및 교수 출입금지”라 적혀 있다는 유머가 더 이상 유머만이 아닌 현실이다. 학과, 단과대학의 벽이 무너질 거라는 전망이다. 대학의 벽마저 무너질 것이다. 이제 대학은 몇몇 거점대학이 운영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여타대학의 경쟁력있는 수업과 교수들이 해당 플랫폼에 입점하는 형태로 재편될 거다. 박희준 교수의 전망이다. 물론 교수들 입장에서는 반길 수 없는 모델이다. 지금처럼 내 밥그릇 챙기기가 불가능한 구조라서다.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바로 나락이라서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단순한 유통자가 아니라 창조자와 조정자로서 기능하는 인터넷 플랫폼의 막강한 파워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의 대응방향은 간명하다. 플랫폼 기반의 레고형 조직과 가치사슬을 만드는 거다. 모듈을 통해 시장의 수요에 따라 최적화된 경우의 수를 순식간에 만들어 내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필요에 따라 새로운 부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조직의 기능을 모듈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른바 ‘레고형 조직’이다. 


07 플랫폼으로 접근하라

 

바야흐로 플랫폼이 대세다. 지금껏 경영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아니다. 구글에서 ‘Strategy’를 검색하면 17억건의 검색결과가 나온다. ‘Platform’의 검색결과는 33억건이 넘는다. 이젠 ‘전략’보다 ‘플랫폼’이다. ‘4th Industrial Revolution’와 ‘Strategy’가 함께 포함된 콘텐츠의 검색 결과가 천만 건인데 반해, ‘4th Industrial Revolution’와 ‘Platform’과의 조합 콘텐츠 검색 수치는 1,100만 건이 넘는다. 그 뒤로 ‘Artificial Intelligence’(7백만 건), ‘Bigdata’(260만건)이 뒤를 이으니 명실상부 플랫폼 세상이다.

 

플랫폼이 뜨니 플랫폼기업이 함께 뜬다. 우버가 그렇고, 알리바바가 그렇고, 페이스북이 그렇다. 2019년 3월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6개(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텐센트)가 플랫폼 기업이다. 상위 500개사를 기준으로 하면 65%가 플랫폼 기업이다. 3년 전엔 500대 기업 중 플랫폼 기업이 17%였다. 2년 전엔 21%로 슬며시 올라오더니 어느 새 절반을 성큼 넘어버렸다.

 

그렇다면 플랫폼 비즈니스에 취약한 산업들은 어떤 것일까? 고도로 분업화된 정보 집약적 산업이다. 앞서 짚어보았던, 학과와 전공이 잘 나누어져 있는 대학이 대표적이다. 정보가 비대칭적인 산업도 위험하다. 중고차 시장이 대표적이다. 품질 관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산업도 마찬가지다. 유튜브와 방송국을 보라. 유튜브 플랫폼에서는 별도의 품질관리가 필요없다. 플레이어 개개인의 경쟁을 통한 품질관리가 절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방송국이 힘들 수밖에 없다. 내가 지금 몸 담고 있는 산업이 이런 분야라면 대비해야 한다, 플랫폼의 공습에. 플랫폼의 접근이 어려운 산업도 물론 있다. 금융 분야 같은 규제산업이다. 의료 분야처럼 실패 비용이 높은 산업이다. 정보가 아니라 자원으로 돌아가는 산업도 그러하다. 하지만 안심하란 얘기는 아니다. 기억해야 한다. 상황은 늘 바뀐다.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모든 게 달라지고 있다. 폐쇄적이고 전체적이던 사회는 개방되고 파편화되고 있다. 소유를 위해 구매하던 고객은 이제 접속과 경험을 위해 구매한다. 모범생 스타일의 획일화된 인간상만 받아들이던 세상은 이제 다양한 매력의 팔색조 인간상을 포용한다. 대면 소통과 문자 소통도 비대면 소통과 동영상 기반 소통으로 그 차원이 달라지고 있다. 그러니 국내 메이저 은행이 파업을 해도 시장에는 아무 충격이 없다. 이른바 접촉이 없는 세상, ‘언택트’ 시대라서다. 관계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고 있다. 상사가 아니라 플랫폼 참여자로부터 평가받는 시대다. 그러니 조직은 유연해야 한다. 개개인의 매력과 능력이 중요해질 거라는 얘기다.

 

08 다시 브랜드-스토리가 있어야

 

플랫폼시대, 결국 해법은 다시 브랜드다. 에비앙이 모범사례다. 에비앙은 알프스 에비앙 마을에서 빙하가 녹아 생성되는 호숫물로 만든 프랑스 생수 브랜드다. 1789년 신장결석을 앓고 있던 한 귀족이 에비앙 광천수를 마시고 완치되었다는 스토리가 전해져 온다. 소문을 통해 이 물을 마셔본 나폴레옹 3세 역시 이 물에 반했고, 1864년 나폴레옹 3세는 이 마을에 에비앙이라는 이름을 하사한다. 이 모든 게 에비앙의 스토리다. 이성을 넘어 감성과 영혼의 시대. 이런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는 파워브랜드가 된다. 우리의 기업들도 이런 스토리를 발굴해서 갈고 닦아야 하는 이유다.

 

여기 또 다른 브랜딩 사례가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하네트 카운티의 작은 도시 던(Dunn)의 일간지 ‘더데일리레코드’. 구독률이 무려 112%다. 한 집에서 두 부의 신문을 보거나 외부지역 사람들도 본다는 의미다. 이유는 선택과 집중에 있다. “미국에 원자탄이 떨어져도 우리 동네에 파편이 튀지 않으면 기사를 쓰지 않는다.” 더데일리레코드 창업자의 말이다. 이 신문은 철저하게 지역과 주민에게만 집중한다. “던(Dunn)을 기억하라, 빅뉴스는 잊어라.” 이 신문의 편집철학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이 신문에서 연간 5회에서 6회는 만나게 된다. 지인들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신문이다. 특유의 핵심가치에 집중한 것이다. 더데일리레코드 CEO는 말한다. “중앙일간지로의 진출 유혹을 끊임없이 이겨냈다”고.

 

박희준 교수의 오늘 강연, ‘4차산업혁명’으로 시작해서 ‘플랫폼’을 거쳐 종착역은 ‘브랜드’다. 고객 머리 속에 남길 한 단어, 거기에 집중해야 할 때다.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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