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실전MBA] 연재칼럼
*조선일보에 실린 연재기획 <안병민의 실전MBA> 칼럼입니다.
성공적인 '캐주얼 경영'을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조직 전체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핵심 가치가 관건이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조직원 개개인 능력에 달려있지 않다. 기업 문화가 중요해졌다. 고객의 행복을 위해서는 회사 내의 어떤 규정도 어겨도 좋다는 미국의 온라인 쇼핑 업체 재포스만 해도 그렇다. 고객 행복이라는 커다란 가치 아래 직원들은 창의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둘째, 목표뿐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 목표와 성과에만 매몰된 기업은 오래갈 수 없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는 도전과 혁신의 문화는 실패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데서 출발한다. '어디로 갈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갈 것인가' 역시 캐주얼 시대의 기업 경영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요소다.
마지막으로 여유다. 여유는 시간적 개념이 아니다. 여유는 정신적 개념이다. 여유가 없으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없다. 나 스스로 무엇인가에 쫓기고 있기 때문이다. 여유는 곧 비움이자 내려놓음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쥐어짜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안으로부터 넘쳐 흘러나오는 것이다. 홀가분하게 비우고 홀가분하게 내려놓을 때 조직의 창의력 지수도 올라간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누구에게나 나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는 것처럼 '캐주얼 경영'도 조직 스타일에 맞아야 한다. 억지춘향식 흉내 내기는 오히려 아니함만 못할 수 있다.
'캐주얼'이란 화두는 딱딱한 정장이 아니라 어깨에 힘 빼고 편안하게 입은 평상복 속에서 고객과 직원들이 더 행복해할 수 있다는 새로운 경영 관점을 제공해준다. 경영의 본질은 결국 고객과 직원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아니던가.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