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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8 부모도 함께 큰다

오늘은 큰아이 입학식 날입니다. 입학식과 함께 학부모 대상의 간담회도 진행한다기에 참석했습니다. 줌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전공 교수님이 학과 커리큘럼을 비롯하여 전체적인 학습 방향과 진로 등에 대해 설명해주시네요. 요즘은 대학에서 이런 것도 다 하나 봅니다. 우리 때에 비하면 많은 게 달라진 대학교 입학식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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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큰아이가 학교 기숙사에 들어갑니다. 자그마한 가방을 등에 메고 처음 어린이집엘 가던 날, 다섯 살 큰아이의 뒷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너도 이제 거친 사회 속으로 첫발을 내딛는구나’ 싶어 아빠로서 안쓰러운 마음이었는데요. 품 속에서 물고 빨며 아이를 기른 건 아니지만, 이번에도 왠지 마음이 산란합니다. 아이가 집을 떠나 생활하는 건 처음이라 그런가 봅니다. ‘모든 일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하는 성인의 무게를 잘 견뎌낼 수 있을까?’하는 노파심도 한몫 할 겝니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를 믿지 못한다면 말이 안 되는 거지요. 그래서 지금껏 그래왔듯 이번에도 아이를 믿습니다. 잘 헤쳐나갈 겁니다, 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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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커가나 싶더니 어느새 아이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품 속의 아이가 어른이 되어 이번 대선 때는 투표도 한다네요. 아이를 기숙사에 보낼 준비를 하다 보니 삼십 여 년 전 대학에 입학한 나를 멀리 서울로 보내셨던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삼십 여 년이 지난 이제서야 그때의 부모님 마음이 헤아려지니 나도 참 철없이 살았네요. 그런 걸 보면 아이만 크는 게 아닌 듯 합니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도 이렇게 조금씩 커갑니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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