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그대로의 '욕망', 그 욕망이 빚어낸 '배신', 그리고 '파국'. 남는 건 없다. 아니, 있다. '허무(虛無)'다. 욕망에서 시작된 작은 바람이 거대한 태풍이 되어 한바탕 휘몰아치고 나면 어김없이 짙은 허무가 연무처럼 깔린다. 모든 조폭영화의 기본적인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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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그랬고, '비열한 거리'가 그랬고, '달콤한 인생'이 그랬고, '차이나타운'이 그랬고, '신세계'가 그랬고, '낙원의 밤'이 그랬고, '강릉'이 그랬고, '뜨거운 피'가 그랬다. 그런데 그 허무가 무척이나 매혹적이다. 헛된 욕망 속에 부유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느와르' 특유의 비릿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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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하나 더 있다. 부하는 언제나 '도구'나 '수단'으로만 존재한다. 쓰임새가 다하면 버려진다. 이 기계가 고장 났으니 저 기계를 쓰는 식이다. 그게 조폭세계다. 끝없는 배신이 난무하는 이유다. 그러니 조폭영화라는 텍스트를 통해 '리더십'을 읽는다. '혁신가이드'로서의 흥미로운 보물 찾기다. 나와 함께 하는 팀원들은 내게 목적인가, 수단인가? '리더'라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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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일 하는 줄 알았더니 또 영화 보고 있어요?" 모르는 소리. 영화에서 경영의 통찰을 읽어내는 고도의 연구 작업. 나는 아내의 앞뒤없는 지청구에 그저 미소만 짓는다. 나는 관대하다, 험험 ㅡ.ㅡ;; ⓒ혁신가이드안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