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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호텔'이 보인다

혁신가이드 안병민의 책읽기

책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거친 후기입니다.


일 때문에 묵는 국내숙소 말고 느긋한 맘으로 호텔방에 누워본 게 언제더라? 이게 다 이놈의 코로나 때문이다. 틈만 나면 캐리어 꾸려 가족들과 훌쩍 떠나던 하늘여행길이 막힌 탓이다. 그렇게 호텔을 잊고 지냈다.


그 호텔을 새로 만났다. 반가운 재회. 그런데 내가 알던 그 호텔이 아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그만큼 몰랐던 거다. 사실, 별 관심도 없었다. 여행 때마다 마눌님이 알아서 예약까지 해주시니 국내외 대사(?)를 챙겨야하는 내게 호텔이야 말 그대로 잠자는 숙소였을 뿐. 


신은 디테일에 있다 했다. 알고 보니 호텔은 디테일로 가득했다. 고객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고객이 체험할 무형의 가치를 위해 호텔은 책 한 권 분량으로도 모자랄, 빽빽하기 짝이 없는 디테일들을 충실히, 그리고 묵묵히 품어안고 있었던 거다. 신은 우리 눈을 피해 호텔에 숨어있었던 거다. 


마케팅 관점에서의 시사점도 작지 않다. 호텔도, 결국은 고객이다. 고객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브랜는 죽은 브랜드다. 물 위로는 고아한 세상의 수많은 호텔들이 물 밑으론 쉴 새 없이 발을 동동거린다.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 처절함이 진정성으로 바뀔 때 고객은 마음을 연다. 디테일은 그래서 아름답다. 토해놓지 못할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다.


덕분에 까막눈으로 쳐다보던 호텔이란 아이에 새로이 눈을 떴다. 흐릿하나마 이제야 뭐가 좀 보인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읽어야 한다. 들어야 한다. 책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읽기는 호텔과의 달달한 데이트이자 호텔로의 설레는 여행이었다. 이제야 호텔이 보인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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