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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008-1] 고객 영혼 울리는 콜센터 되려면

조선일보 [실전MBA] 연재칼럼

*조선일보에 실린 연재기획 <안병민의 실전MBA> 칼럼입니다.


1. 고객 행복을 조직 DNA로
2. 상담원들 자긍심 가져야
3. 스스로 하는 자발적 문화


모니터를 생산·판매하는 한 회사의 고객 상담 게시판. 아기가 모니터를 떨어뜨려 고장이 났는데 무상 수리가 가능한지, 그게 안 된다면 수리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를 묻는 글이 올라왔다. 고객 상담팀의 답변은 이랬다. 먼저 아기가 다치지 않았는지를 묻고는 우리 회사 철학으로는 아기에게는 소비자 과실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따라서 고객 상담 부서의 권한과 예산으로 특별히 무상 수리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더해 10년·20년 후에 우리 회사의 고객이 될지도 모를 아기를 위한 작은 선물이라는 인사말도 곁들였다. 고객의 자발적 소문 덕분에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회자하였던 중견 기업 알파스캔의 실제 고객 상담 사례다. 단순한 콘택트 센터를 넘어 고객 행복 센터로서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마케팅 센터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핵심 가치'다. 고객 상담 매뉴얼 수준이 아니라 경영 철학 차원에서의 핵심 가치가 전제 조건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놓칠 수 없는 핵심 가치의 확고한 공유가 필수적이다. 예컨대, 매출이 아니라 고객 행복을 조직 문화의 DNA로 삼은 기업이라면 고객 행복 센터 구축의 능선을 이미 8할은 넘은 셈이다.

둘째, '마케터'로서 상담원의 '자긍심'이다.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 매우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 상담의 품질이 높아지고 고객 만족도가 올라간다.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든다.

마지막 요소는 '자율적 문화'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는 저서 '드라이브'에서 동기 부여를 위한 주요 요소 중 하나로 어떤 일을 누구와 어떻게 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발' 욕구를 꼽았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결정하여 행할 수 있는 업무의 동기 유발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심드렁한 목소리의 상담원을 접하면 영혼이 없음을 느끼게 된다. 나를 제품과 서비스를 팔려는 수동적 객체로만 보는지, 아니면 진심으로 나의 성장과 행복을 위하는지 이제 고객은 바로 알아챈다. 단순 콜 센터가 아니라 고객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마케팅 센터의 구축. 어떻게 보면 관건은 상담원 교육이나 제도 개선 이전에 고객을 위하는 기업의 경영 철학 속에 담긴 진정성이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영혼을 감동시켜라! 고객 행복 센터 구축을 위해 곱씹어 보아야 할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미국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 교수)의 말이다.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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