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그럼에도 AI : 문제를 넘어 지혜로운 활용으로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밥 먹으며 나누던 ‘인공지능’ 이야기가 차를 마시면서도 이어진다. 술자리라고 다를 것 없다. 모두가 인공지능을 이야기한다. ‘인공지능 전성시대’다. 챗GPT가 신호탄이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아이디어도 내주고, 그림도 그려주고, 코드도 짜준다. 스토리도 써주고, 영상도 만들어주고, 음악도 작곡해준다. 똘똘하기 짝이 없는 디지털 비서다. 



봉우리가 높으면 골짜기가 깊다 했다. 모두가 열광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이지만, 문제점과 한계도 뚜렷하다. 먼저 ‘환각(Hallucination)’ 이슈다. “조선왕조 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의 맥북프로 던짐 사건에 대해 알려줘.” 이에 대한 챗GPT의 답변은 인터넷 상의 인기 밈(meme)이었다. 말도 안 되는 그럴 듯한 거짓말을 무척이나 진지하게 해서다. 단어들 간 의미적 거리를 확률로 계산하여 기계적으로 답변을 출력하니 생기는 현상이다. 


가짜 뉴스에 대한 우려도 작지 않다.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AI다. 실재하지 않는 거짓의 문장을 떡 하니 사실처럼 그려낸다. 예컨대, ‘도망가던 트럼프가 경찰에 전격 체포되는 모습’을 고해상도 사진처럼 그려낸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영락없는 팩트다. AI를 활용한 가짜 뉴스 범람이 우려되는 이유다. 


사회적 편견의 재생산도 문제다. ‘선글라스 낀 여성이 커피 마시는 모습’을 그려달라는 프롬프트에 백인 여성을 그려낸다. ‘시장 가판대에서 음식 파는 여성’을 그려 달라 하니 인도계 여성을 그린다. 인종 차별이다. 남녀 차별도 있다. ‘최고급 레스토랑의 셰프’로는 남자를, ‘부엌에서 요리하는 사람’으로는 여성을 그린다. 인터넷에 올라온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다. 그 데이터를 생성한 우리 인간들의 선입견과 편견까지 학습한 거다. 


정보 보호 문제도 있다. 민감한 개인정보 혹은 대외비의 기업정보를 인공지능 서비스에 입력하면 그 정보는 어디에 저장되고, 어떻게 처리되며, 어떻게 활용될까? 정보 유출에 대한 세간의 우려가 존재하는 이유다. 


다음은 저작권 이슈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그림과 음악 등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인공지능 기업일까? 프롬프트를 작성한 사용자일까? ‘샤넬 스타일로 디자인해줘’ 해서 나온 AI의 디자인은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울까? 샤넬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건 아닐까? 풀어야 할 저작권 문제가 산적해 있다.


‘AI 디바이드(divide)’는 또 어떻고. 인공지능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삶의 격차 얘기다. 고소득일수록, 고학력일수록, 젊은 층일수록 인공지능에 대한 이용경험률이 높다는 리서치 결과가, 벌써 나온다. 기차표를 앱으로 구매할 줄 몰라 지금도 역 창구에 줄을 서는 노인이 많다. AI 활용접근성의 격차는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불은 위험하다. 잘못 다루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간다. 그렇다고 불을 안 쓰고 살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지혜로운 활용이다. 도구 자체를 부정할 일이 아니다. 목적에 맞게끔 도구를 잘 활용하면 될 일이다. 인공지능의 문제점을 이토록 열거한 이유? 인공지능에 반대해서가 아니다. 현명한 활용을 위한 냉철한 시각이 필요해서다. 


인공지능은 인류 역사 발전의 강력한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인간의 아이디어를 실재로 구현해주는 혁신적 도구라서다. 인간의 사고를 유연하게 확장시켜 주는 혁명적 도구라서다. AI라는 도구를 손에 쥔 개인들. 많은 자원을 가진 기업들만 할 수 있던 일을 이젠 혼자서도 척척 해낸다. 기술의 민주화가 빚어낸 ‘슈퍼 휴먼’의 탄생이다. 이는 기업이나 국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공지능의 개발 및 활용 역량이 개인을 넘어 기업과 국가 차원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여러 글로벌기업과 국가들이 ‘AI 주도권’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도 그래서다.



도구는 가치중립적이다. 같은 물이라도 젖소가 마시면 우유를 만들고, 독사가 마시면 독을 만든다. 인공지능이란 도구도 마찬가지다. 찬반 논쟁으로 논점이 흐려져선 안 된다. 인공지능이라는 혁명적 도구를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할 것인가? 우리의 질문은 이것이어야 한다. 바야흐로 ‘AI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대다. ⓒ혁신가이드안병민



● '방구석5분혁신' 브런치 글이 내 일과 삶의 행복한 경영혁신에 도움이 되었다면 잊지 마세요, 구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