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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생존 전략 : 영혼을 일터로!

[방구석5분혁신.리더십]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디지털 도구들로 무장한 개인들이 ‘슈퍼맨’으로 진화 중이다. 무슨 말이냐고? 막대한 예산과 고도의 설비, 뛰어난 맨파워를 보유한 방송국에서나 제작하던 방송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나만의 방송을 송출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나의 시선으로 포착한 세상을 뉴스레터로 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인터넷 공간 속 나의 갤러리를 구축해 팬들과 소통하는 작가도 있다. 내가 추는 파워풀한 춤으로, 내가 부른 매력적인 노래로 소셜미디어를 발칵 뒤집어놓은 댄서나 가수도 차고 넘친다.


세상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던 사람들이,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주도적으로 세상을 바꾼다. ‘고유한 나’의 부상이다. 사람들이 바뀌니 일터 문화도 달라진다. 예전엔 상명하복의 문화였다. 속된 말로 ‘까라면 까던’ 시절을, 우리는 살았다. 지금은 아무도 까지 않는다. 까라 그랬다간 오히려 까일 수 있다. 중앙에 집중되어 있던 권력의 분산과 해체! 바야흐로 ‘탈중앙화’의 시대다.


중앙에 예속되어 있던 많은 것들이 디지털을 만나 자유로와진다. 블록체인이 대표적이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체인 형태로 연결하고 분산하여 저장하는 기술이다. 하나의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 제 3의 중앙기관이 보장해주던 신뢰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개인들이 이어져, 서로, 함께, 직접 확보한다.


내가 원하는 새로운 나(아바타)를 만들고, 내가 원하는 새로운 화폐(암호화폐)를 만들고, 심지어는 내가 원하는 새로운 세상(메타버스)까지 만드는 사람들. 주어진 세상 규격에 맞추어 사는 게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재구성하는 사람들! 이들이 탈중앙화 세대다. 이런 탈중앙화 세대가 우리 조직에 들어와 있다. 이들이 차지하는 업무 비중이 작지 않다. 아니, 이미 크다. 이들과의 매끄러운 소통과 협업 없이는 조직의 미래가 밝을 수 없다.


이들은 스스로를 ‘팔로워(follower)’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파트너(partner)’라 인식한다. 차이가 뭐냐고? 팔로워에는 수직적 위계 개념이 녹아 있다. 파트너는 수평적 협업 개념이다. 이 차이를 알아야 지혜로운 조직 운영의 길이 보인다.


이들의 관심사는 자기계발이다. ‘승진’보다 ‘성장’을 원하는 세대다. 미래가 불확실해서다. 정년이 보장되지 않아서다. 지금 이 조직이 잘못되더라도 나는 살아야 해서다. 그러니 일의 목적이 중요하다. 목적에 맞춤하는 성과를 만들어냄으로써 나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일의 목적이 일에 대한 몰입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그럼에도 일의 목적을 얘기하는 리더는 거의 없다. 들입다 까라고만 닦달한다. 직원들의 열정에 불을 붙여야 할 리더가 오히려 불을 다 꺼버린다. '조용한 퇴사'와 '조용한 부업'이 늘어난 배경이다.


‘조용한 퇴사’? 퇴사인 듯, 퇴사 아닌, 퇴사 같은 근무다. 있는 듯 없는 듯 시간만 때우는 거다. ‘조용한 부업’? 회사 내 본업 외에 또 다른 수익 활동을 병행하는 것을 말한다. 조용한 퇴사건 조용한 부업이건 둘 다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직장 내 나의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가 없어서다. 그러니 영혼은 집에 두고 출근한다. 상사가 하라는 것만 하며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기엔 내 영혼이 너무 불쌍하고, 거추장스럽다.   


조직의 행복한 성장은 탈중앙화 세대들의 영혼을 직장까지 온전히 모셔오는 데 달렸다. 그들을 일의 주인으로 만들어 주는 게 포인트다. 그러려면 일의 목적을 알려주어야 한다. 일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정작 이 일을 해주어야 할 리더들이 일의 목적과 의미를 모른다. 그러니 직원들이 일의 의미를 되물으며 떠나간다. 더 큰 문제는, 조직에 반드시 있어야 할 인재들이 떠나간다는 거다. 좀 떠나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은 안 떠난다는 거다.


성공과 행복에 대한 기준이 변했다. 어떻게든 조직에서 살아남아 임원으로 승진하는 게 성공이고, 행복이던 시절이 있었다. 더 이상은 아니다. 내가 보람있고, 내가 재미있는 일을 하며, 나로 사는 게 행복이고 성공이다. 그런 그들에게 가해지는 지시와 명령, 통제의 리더십은 유효기간이 끝났다. 어떻게 일 해야 할까? 리더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아니, 깊어야 한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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