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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혁신: 경계를 허물며, 뿌리를 찾아서

[방구석5분혁신.경영혁신]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아니, 전공이 뭐에요? 연구 활동 분야가 왜 이리 많아요?" 자주 받는 질문이다. 마케팅과 세일즈, 리더십과 조직문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AI까지. 언뜻 보면 동떨어진 분야들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혁신'이다.


30년이 다 되어 간다. 모 그룹 광고회사의 마케팅전략연구소에서 사회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의 마케팅? 고객을 유혹하고 설득하여 우리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빠르게 변했다. 이성과 감성의 만족을 넘어 고객의 영혼을 감동시켜야 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진정성'이라는 키워드가 부상한 배경이다.


마케팅의 뿌리를 바꾸어야 했다. 마케팅은 더 이상 고객 지갑을 열기 위한 얄팍한 전략이나 기술이 아니었다. 고객행복 철학을 기반으로 우리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일이었다. ‘제품’이 아니라 ‘가치’와 ‘철학’을 팔아야 했다. 내 혁신 여정의 시작이었다.


직급이 점차 올라갔다. 마케팅 혁신의 시선은 자연스레 리더십으로 이어졌다. 디지털에 기반한 탈중앙화 세상의로의 변화. ‘나를 따르라’던 권위적 리더십은 유효기간이 끝났다. 획일적 조직문화는 혁신의 걸림돌이 되었다. 영혼 없는 노동이 만연하는 ‘좀비 조직’의 행복한 성장? 어불성설이다. 관건은 직원들의 '자발적' 몰입이었다.


리더십의 뿌리를 바꾸어야 했다. 내 일의 목적을 나침반 삼아, 가치지향적 변혁의 스토리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 달라진 세상에서의 리더십은 이것이었다.


마케팅의 본질이 ‘고객행복’이라면, 리더십의 철학은 ‘직원행복’이다. 마케팅과 리더십 혁신은 ‘경영철학’과 ‘조직문화’에서 시작하여 행복한 ‘고객경험’과 행복한 ‘직원성장’으로 이어지는 동일선상의 개념이다.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드는 경영혁신의 선순환이다.


마케팅과 리더십을 아우르는 '뿌리혁신'의 과정을 통해 시선의 높이가 더욱 높아졌다. 변화혁신의 본질이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했다. 노자 도덕경에 답이 있었다. '무위(無爲)'였다. 알량하기 짝이 없는 나의 기준으로 세상 변화를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과거’라는 기준으로 ‘미래’를 바라보니 모든 게 삐걱거린다. 변화는 이제 상수다. 행복한 혁신 성장의 열쇠? 다른 것 없다. 변화의 포용이다! 전제는 유연함과 다양성이다. 유연하니 다양성을 품을 수 있고, 다양하니 더욱 유연해질 수 있다.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자의적 편견을, 봐야 하는 대로 보는 무비판적 관성을 깨부숴야 한다. 그저 보여지는 대로 보라는 노자의 일갈. 이게 무위다. 무위해야 혁신할 수 있다.


가지와 잎만 보면 모든 게 제 각각이다. 하지만 땅 밑을 살펴보면 모든 게 한 뿌리다. 어지럽던 퍼즐이 차례로 맞춰진다. 불이(不二). 맞다, 둘이 아니다. 모든 존재와 현상은 연결되어 있다. 서로 다르지 않다. 마케팅과 리더십이, 리더십과 디지털이, 디지털과 마케팅이 하나의 순환고리로 이어진다. 실핏줄처럼 촘촘하게, 경영의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혁신은 이 모든 것을 관통한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격변의 세상이라서다. 표면적 차이를 넘어 경계를 넘나들며 본질을 짚어내는 통섭의 시각이 필요한 이유다.


이파리 몇 개 바꾼다고, 가지 몇 개 쳐낸다고 혁신이 아니다. 뿌리 차원의 근원적 혁신이 필요하다.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고객행복과 직원행복, 개인 성장과 조직 발전, 인문 철학과 디지털 기술, 모두가 맞닿아 있다. 통찰의 시선으로 보면 모두가 하나의 유기체다. 그러니 다각도로 보아야 한다. 입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마케팅에서 시작된 혁신 여정이 리더십을 거쳐 이제 디지털과 AI로 이어진다. 디지털 혁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 정점에 AI가 있다.


AI에 빠져 사는 요즘이다. AI로 콘텐츠를 생성하고, 챗봇을 개발하고, 음악을 제작하고, 영상을 편집한다. AI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일련의 작업들이다. 또 다른 혁신의 시작! 딱딱하면 죽는다. 유연해야 생명이다. 어제의 나를, 버리고 비운다. 오늘의 나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다. 혁신 나침반이 가리키는 그 곳을 향해 오늘도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느릴지언정 늦지는 않을 것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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