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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서 주연으로: 임파워먼트가 빚어내는 조직 혁신

[방구석5분혁신.리더십]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리더십은 게임 체인저다. 무대 주인공을 바꾸는 힘이다. 누가 무대에 서는가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진다. 깊은 숲속 나무늘보 이야기처럼, 한쪽은 보호 아래 머물고, 다른 한쪽은 스스로 성장한다. 리더십은 ‘관객’을 무대 위 ‘주인공’으로 만드는 선택이다. 직원을 열정으로 불타오르게 만드는 조직 혁신의 열쇠? 리더의 임파워먼트다. 


깊은 숲 속에 나무늘보 가족이 살았다. 어미는 새끼를 사랑했다. 모든 걸 대신해주었다. 새끼가 나무에 오르려 할 때마다 업고 다녔다. 시간이 흘렀다. 새끼는 어미가 가리키는 대로만 움직였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어미가 그토록 사랑했던 새끼는 어미의 손짓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되었다.


반면 옆집 나무늘보 가족은 달랐다. 새끼는 스스로 나무를 올랐다. 혼자 나뭇가지에 매달려 보았다. 어미는 지켜보며 응원했다. 여러 번 가지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균형감을 익혔다. 자신감도 키웠다. 이제 새끼는 어미 없이도 숲을 자유롭게 누빈다.


▶ 아이의 인생 무대, 주인공이 누구인가?


내 무대에 내가 서지 않으면, 내 이야기를 대신 써줄 이가 있을까?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누구여야 할까?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로부터 시작된다. 부모가 모든 것을 주도하면 아이는 주변인으로 남는다. 무대 위 주인공이어야 할 아이가 관객으로 존재할 뿐이다.


고대 그리스의 야외극장, 관객석은 '테아트론(theatron)'이라 불렸다. '시어터(theater)'의 어원이다. ‘객석’이란 단어가 오늘날 ‘극장’이란 의미가 되었으니, 무대의 중심이 관객에게 있음을 상징한다. 무대를 채우는 건 배우지만, 그 의미를 완성하는 건 관객이다. 결국 공연의 주인은 관객이란 얘기. 그럼에도 지금껏 공연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하고 엄숙했다. 예술가가 주도했고, 관객은 그저 따라갔다. 이제는 다르다. 현대 공연의 무게중심이 예술가에서 관객으로 옮겨가고 있다. '관객 파워'의 부상이다. 전도되었던 주인과 손님이 각자 제 자리를 다시 찾아가는 모양새다.


부모와 자식 관계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이끌면, 아이는 수동적인 존재로 남게 된다. 자신의 삶에 대한 목소리를 잃는다. 부모의 그림자 속에 갇혀버린다. 군림하는 부모 밑의 아이는 침묵하는 관객이 된다. 무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숨죽인 채 무대를 바라보는 존재로 전락한다. 창의성은 사라지고 두려움이 또아리를 튼다. 부모가 아이에게 무대를 내주어야 하는 이유다.


▶ 자존감이라는 왕관: 아이에게 무대를 허락하라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자신의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간다. 부모의 역할은 따뜻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거다. 아이의 작은 성취에 박수를 보내고, 실패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는 거다. 스스로 자신의 무대에 우뚝 설 때 아이는 비로소 빛난다. 자존감은 그 아이에게 씌워지는 빛나는 왕관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홀로 선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는다. 실수나 실패는 과정일 뿐이다. 그 앞에 주저앉지 않는다. 오히려 딛고 일어선다. 스스로 쌓아올린 성취라야 아이가 진정으로 빛이 난다. 부모가 만들어준 성취는 아이를 외려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아이가 자신의 성취를 온전히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방황할 권리, 실패할 자유를 허락해야 하는 건 그래서다.


통제와 압박은 아이의 날갯짓을 꺾는다. 과도한 애정, 완벽함에 대한 강요, 작은 실수에도 드러나는 불만. 아이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부모의 모습이다. 자율성은 사라지고, 주체성은 퇴색된다. 자신의 무대임에도 옴짝달싹 못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이에게 무대 위 자유를 주어야 한다. 실수하더라도 배우며 성장할 기회를 허락해야 한다. 자존감이란 자신의 가치를 아는 힘이다. 그 가치를 지키려는 용기다. 어려움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방패다.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의 인생, 그 주인은 아이 자신이라는 걸.


▶ 임파워먼트의 힘: 권한 위임이 조직 성과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부모가 아이에게 무대를 내주듯, 조직의 리더도 무대를 양보해야 한다. 리더가 모든 것을 주도하던 시대는 끝났다. 주인정신으로 무장한 직원이 스스로 행동하게 해야 한다. 열정을 불태울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책임지며 주도적으로 일할 때, 직원은 성장한다. 직원이 성장하면 조직의 성장은 당연지사. 임파워먼트, 즉 권한 위임의 힘이다.


A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은 신제품 개발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리더는 모든 결정을 직접 내리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각 팀에게 프로젝트 목표와 방향성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실행은 팀 스스로 결정하게 했다. 주요 기술적 선택과 제품 개발 과정 전반을 자율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다. 특정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도입 여부부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 선택까지, 모든 의사결정은 팀원들의 몫이었다.


처음엔 혼란이 있었다. 갑자기 자율성을 부여받은 팀원들이 적응하지 못했다. 실수도 잦았다. 한 번은 새로운 데이터 처리 방식을 선택했다가 성능 저하가 발생해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팀은 멈추지 않았다. 자율적 회의를 통해 문제를 분석하고, 보다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설계해 성능 문제를 해결했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은 각자 기술적 역량을 발휘하고,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삼았다. 


리더는 명령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 대신 팀을 신뢰하며, 필요한 순간에만 지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팀은 시장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평가받는 클라우드 기반의 SaaS(Software as a Service) 플랫폼을 출시했다.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연한 아키텍처를 채택한 이 솔루션은 출시 후 몇 달 만에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팀원들은 자신들이 주도한 프로젝트의 성공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조직 전체의 혁신적인 문화가 강화되었고,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성장이 이어졌다.


B 기술 기업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리더는 모든 중요한 결정을 직접 통제하는 구조로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팀원들에게는 그저 지시에 따르도록 했다. 제품의 방향성, 기술적 선택, 개발 일정까지 모두 리더가 주도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UI/UX 디자인을 특정 방식으로 고정했다.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창의적인 의견이 나와도 무시했다. 모든 것이 리더의 뜻이었다. 


리더의 통제는 팀원들의 자율성을 빼앗았다. 팀원들의 열정과 의욕은 점점 사라졌고,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도 점차 느려졌다. 시장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 앱을 사용자들이 환영할 리 없었다.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팀원들은 별다른 책임감을 느끼지 않았다. 리더가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사기는 바닥을 쳤고, 몇몇은 회사를 떠났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억눌린 조직은 이후로도 혁신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리더의 과도한 통제가 오히려 조직 전체의 활력을 꺾어버린 것이다. 리더의 지시와 압박이 빚어낸 '영혼 없는 노동'의 결과였다.


▶ 리더가 알아야 할 효과적인 권한위임 방법은?


임파워먼트는 왜 중요한가? 단순히 권한을 나누는 것을 넘어 자율성을 부여하면 직원은 더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하게 된다. 그 결과, 조직 전체가 혁신적이고 유연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어떻게 하면 리더의 권한을 효과적으로 위임할 수 있을까? 효과적인 권한위임의 방법 얘기다.


1) 명확한 목표 설정과 기대치 관리

권한을 위임하려면 분명한 목표부터 설정해야 한다. 목표는 모호해서는 안 된다. 팀원들에게 기대하는 성과와 기준을 명확하게 전달하라. 그렇지 않으면 자율성은 혼란으로 변질된다. 목표 설정 시 반드시 SMART 원칙(구체적, 측정 가능, 달성 가능, 관련성, 시간 제약)을 적용해 팀원이 스스로 주도적으로 업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2) 결정권과 자율성의 균형 잡기

권한 위임이 모든 결정을 팀원에게 맡기라는 의미는 아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의 영역과 팀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되, 세부적인 결정은 팀이 내리도록 신뢰하라. 결정권의 범위를 분명히 하는 것이 효과적인 임파워먼트의 첫걸음이다.


3) 실패를 허용하고 학습 기회로 활용

권한을 부여하면, 팀원들은 더 많은 실수를 경험하게 된다. 이를 학습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팀원들에게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라. 실패 후 팀과 함께 실수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피드백 세션을 도입하라. 실패가 두려운 조직에서는 창의적 도전이 일어나지 않는다. 리더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4) 지속적인 피드백과 지원 제공

임파워먼트는 권한을 넘겨주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는 팀원들에게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피드백은 단순한 성과 평가를 넘어, 팀원들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팀원들이 필요할 때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적 피드백과 개선점을 함께 제공하라.


5)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문화 조성

임파워먼트의 핵심은 신뢰다. 리더는 팀원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이 있음을 믿고, 그 믿음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직원들이 스스로 주도권을 쥐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리더의 신뢰에서 비롯된다.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팀 문화는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중요한 회의에서 팀원들에게 발언 기회를 제공하라. 그들의 의견이 실제로 조직의 전략에 반영되도록 하라. 


▶ 자율의 힘: 리더는 내려오고 팀은 날아오르고


리더가 중심에 서면 직원은 수동적인 존재로 남는다. 책임과 권한이 주어질 때, 직원은 자신의 무대에서 빛날 수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나 의사결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스스로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회를 얻는 순간, 직원은 진정한 주인공이 된다. 리더의 역할은 무대에서 내려와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그들을 믿고,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리더십에서의 권한 위임은 단순한 업무의 분담을 넘어선다. 조직 문화를 바꾸고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과 성취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도구, 그게 바로 임파워먼트다.


일은 직원들이 해나가는 것이다. 리더의 일은 그들이 미치도록 일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스포츠 경기에서의 감독 역할과 같다.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그들이 스스로를 믿고 뜨거운 열정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하는 것이다. 스스로 승리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일? 결코 쉽지 않다. 어려운 일이기에 리더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현대 조직 문화에서는 직원 개개인의 열정과 창의성이 핵심 경쟁력이다. 리더의 역할은 더 이상 '지시'가 아니다. '지원'이다. 자율은 열정의 씨앗이다. 그 씨앗이 자라 꽃을 피울 때, 가정과 조직은 생명력 충만한 산이 되고 바다가 된다. 자율이 만드는 무대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 무대 위에서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뜨겁게, 그리고 당당하게. 세상을 바꾸는 혁신의 스토리가 그렇게 만들어진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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