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경영 리포트: 진료에 '경영과 철학'을 더하다

[방구석5분혁신.병원경영]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실재화하는 혁신의 과정! '혁신가이드'로서 내가 정의하는 경영이다. 달라진 시장과 세상에서의 경영이란, 이제 "전략을 넘어 철학"인 거다. 이름하여 '뿌리혁신™'이다. 기업 경영 분야에서 주야장천 부르짖고 다니던 이 화두를 10여년 전부터는 의료계 쪽에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말씀 드렸다. 원장님을 포함한 병원 전체의 행복한 혁신 성장을 위해서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난 주 참석했던 "인파워 치과경영 트렌드 2025" 컨퍼런스. 주최사인 인파워병원컨설팅그룹의 경영 고문으로서 초대 받은 자리다. 맞다. 병원도 이젠 경영이다. 원장은 CEO다. 의사로서의 역할은 당연하거니와 경영자로서의 역할 또한 내려놓을 수 없다. '의학 공부'만큼이나 '경영 공부'가 중요한 이유다.


세상이 숨가쁘게 변한다. 디지털과 AI가 모든 걸 뒤흔든다. 어제 통했던 방식이 오늘은 먹히지 않는다. 혼돈의 시대. 이럴 수록 필요한 건 땜질식 처방이 아니다. 경영의 가장 깊은 곳, '나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를 파고드는 '뿌리혁신™'이다.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방법론을 넘어 열매와 가지, 이파리를 존재케 하는 뿌리에 주목해야 할 때다. 그래서 준비했다. 치과 원장님들을 위한 병원 경영 리포트다. 행복한 혁신 성장을 위한 경영의 방향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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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영, 왜 하는가? – 모든 혁신의 출발점, 그 근본적인 질문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나는 왜 이 치과의사 일을 하는가?"

"이 치과는 대체 왜 여기 있어야 하는가?"

"환자에게, 직원에게, 세상에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이게 경영의 시작이다. 뿌리혁신™의 첫 단추다. 이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 없이 시작하는 경영은 사상누각이다. 피터 드러커의 질문도 그것이다.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 "그 고객이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인가?" 우리 브랜드의 존재 이유, 우리 사업의 본질을 묻는 철학적 질문이다.


'존재 이유'가 단단할 때, 비로소 우리의 경영은 방향을 잡는다. 힘을 얻는다. 거기서 나오는 이야기에는 진정성이 담긴다. 환자도, 직원도 그걸 느낀다. 감동한다. 철학은 그래서,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철학 없는 경영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시장이 바뀌어서다. 고객이 바뀌어서다.


당신의 '왜'를 찾아라. 경영의 심장은 기술이 아니다. 철학이다.
'왜'가 분명해야 뿌리가 깊어진다.
흔들리지 않는다.


2. 우리 치과의 얼굴, 그 뼈대를 세우다 – 비전, 사명, 핵심가치, 핵심역량


'왜'라는 답을 찾았다면, 이제 그걸 구체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근사한 말, 멋진 표현을 나열하는 장식품이 아니다. 우리 치과라는 존재의 '이유'를 명문화하고, 나아갈 방향과 지켜야 할 원칙, 즉 경영 철학의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다.


1) 비전 (Vision): 저 너머 우리가 도달할 이상향

*우리 치과가 꿈꾸는 궁극적인 그림.

*예시: "모든 사람이 평생 환하게 웃는 세상을 만든다."

*이건 단순한 꿈이 아니다. 우리의 존재 이유가 실현된 미래다. 철학적 지향점이다.


2) 사명 (Mission): 지금 여기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그 꿈을 향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명확한 역할, 우리의 본분.

*예시: "정직하고 따뜻한 진료로 동네 사람들의 평생 구강 건강을 책임진다."

*매일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철학적 선언이다.


3) 핵심가치 (Core Values): 우리가 절대 타협하지 않을 신념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가 지키는 행동 기준, 우리만의 철학적 원칙.

*예시: "환자가 최우선", "늘 배우고 성장한다", "정직하게 신뢰를 쌓는다",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

*이 가치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4) 핵심역량 (Core Competency): 우리 철학을 구현하는 실력

*다른 치과와 확실히 다른, 우리만이 가진 강력한 기술이나 능력. 철학을 현실로 만드는 무기다.

*예시: "까다로운 임플란트, 우리가 최고", "디지털 장비, 누구보다 잘 쓴다", "환자 마음 읽는 소통 능력."


이 네 가지가 선명하게 세워지고 공유될 때, 비로소 원장의 철학은 조직 전체에 살아 숨 쉬게 된다. 뿌리혁신™은 바로 이 지점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철학 없는 조직이 제대로 뿌리를 내릴 리 만무하다.


비전, 사명, 가치, 역량. 벽에 걸어두는 예쁜 액자가 아니다.
우리 치과의 존재이유이자 철학이다.
우리 치과의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이다.
모든 결정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살아있는 뼈대여야 한다.


3.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힘, '가치' – 철학을 매력으로 바꾸다


결국 우리 '존재 이유'와 '정체성'은 '가치'라는 형태로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여기서 명심할 것. '가치(Value)'와 '보상(Reward)'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걸 혼동하는 순간, 경영은 길을 잃는다.


*가치: 돈 안 줘도 하고 싶은 것, 그 자체로 의미 있고 가슴 뛰게 하는 것. (진료의 보람, 환자의 고마움, 함께 성장하는 재미, 서로에 대한 믿음) – 이것이 철학이 주는 선물이다.

*보상: 하기 싫어도 참게 만드는 것, 대가로 주어지는 외적인 것. (월급, 보너스, 좋은 의자) – 이것만으론 절대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1) 환자를 위한 가치 제안 (CVP: Customer Value Proposition):
"수많은 치과 중에 왜 하필 우리인가?"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철학이 담긴 대답이다. 단순히 '임플란트 시술' 같은 서비스를 파는 게 아니다. '안 아프고 편안한 치료', '오래 쓰는 건강한 치아', '믿을 수 있는 평생 주치의'처럼 환자가 우리의 철학을 통해 얻는 궁극적인 가치를 제안해야 한다. '고객행복'이라는 철학 기반의 마케팅은 이런 거다.


3) 직원을 위한 가치 제안 (EVP: Employee Value Proposition):
"실력 있는 직원들이 왜 나와 함께 일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원장인 나의 철학이 담긴 대답이다. 월급, 복지는 기본이다. 그걸 넘어, '여기선 진짜 성장할 수 있다',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 '서로 존중하고 믿는 문화' 같은 원장의 철학에 동참하고 싶은 이유를 던져야 한다. '직원행복'이라는 철학 기반의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이런 거다.


보상만으론 절대 사람 마음을 얻을 수 없다.
환자에겐 CVP, 직원에겐 EVP.
우리 치과만의 '가치', 즉 원장의 경영 철학이
'고객감동'과 '직원몰입'을 빚어낸다.

내 일의 목적에 대한 진정성이
고객을 감동시키면 마케팅이 되고,
직원을 감동시키면 리더십이 된다.
이것이 뿌리혁신™의 근간이다.


4. 용병(傭兵)이 아닌 '의병(義兵)'을 키우는 법 – 철학으로 사람을 모으다


가치도, 대의명분도 없는 조직엔 '용병'만 꼬인다. 돈 보고 왔다가, 돈 더 주는 곳 생기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난다. '의병'은 다르다. 당신의 철학, 즉 '대의명분'에 공감하면 어려워도 함께 버틴다. 뿌리혁신™의 핵심 동력은 결국 사람이다. 그 사람은 용병이 아니라 의병이어야 한다.


1) 가슴 뛰는 동료 찾기 (EVP 기반 채용):
스펙 좋은 기계를 뽑지 마라. 우리 치과의 '핵심가치'에 공감하고 '사명'을 함께 할 사람, 즉 우리의 철학에 가슴 뛰는 사람을 찾아라. EVP를 분명히 알려줘라. '돈' 때문에 오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 때문에 같이 뛰고 싶은 사람을 모으는 것. 이게 철학 기반의 채용이다.


2) 고수의 노하우를 조직의 자산으로 (지식경영):
잘하는 몇 명에게만 의지하는 조직은 모래성 같다. 그 사람이 빠지면 와르르 무너진다. 에이스 직원의 경험, 노하우, 성공과 실패의 교훈, 일하는 방식을 '지식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신입도 우리의 철학 안에서 빠르게 배우고 성과를 낸다. 그래야 특정 개인이 아닌, 조직 전체가 우리의 철학을 체화하고 실력을 갖추게 된다. 철학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3) 우리만의 문화를 명문화하다 (컬처북):
우리의 철학, 비전, 사명, 가치, 일하는 방식을 담은 컬처북. 조직의 DNA, 즉 우리의 철학을 공유하는 강력한 무기다. 안으로는, 직원들간 생각을 맞추고, 결정할 때 기준이 된다. 문화를 지키는 힘이 된다. 우리의 철학을 일상으로 만드는 지지대다. 밖으로는, "우린 이런 철학을 가진 곳이다"라는 외침이다. 우리의 철학에 맞는 사람이 찾아오게 만드는, 우리의 정체성이다.


인재 경영은 '고용'이 아니다. '동참'을 이끄는 과정이다.
명확한 철학, 그 철학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시스템이 핵심이다.
'의병'처럼 자부심을 갖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어라.


5. 경영은 철학이다, 뿌리부터 혁신하라


결론은 단순하다. 경영은 기술적 방법론이 아니다. 전략을 넘어 철학이다. 특히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하는 지금, 우리 치과를 지탱해 줄 것은 화려한 테크닉이나 최신 장비가 아니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한 단단한 철학적 뿌리다. 이 뿌리가 깊고 튼튼할 때, 우리 치과는 어떤 폭풍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환자들은 우리의 진정성을 느낄 것이고, 직원들은 자부심을 갖고 원장과 함께 뛸 것이다. 이것이 '뿌리혁신™'의 본질이다.


이제 선택은 원장의 몫이다. 계속해서 지엽적인 도구와 수단, 방법론에 매달릴 것인가, 아니면 경영의 가장 깊은 곳, 그 철학적 뿌리를 마주하고 혁신할 것인가. 우리 치과의 미래는, 바로 그 선택에 달려있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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