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소한 것에서 실패한다

by 장아무개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잊어버리는 게 하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인데도, 잊어버리는 것.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인데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기억하고 나서야 비로소 감사하게 되는 것.


"나는 생각보다 위대하지 않다는 것."


누구나 큰 꿈을 꾸며, 그 꿈이 실현되어 지구 상에 본인의 이름이 떨쳐지길 희망한다. 적어도 내가 사회화를 시작했던 시기만 해도 그랬다. 지금은 그때보다 삶의 본질을 바라보려는 (젊은) 사람들도 많아졌고, 이를 실행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기에, 원대한 꿈이 꼭 인생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원대한 꿈을 꿀 능력도, 실현시킬 역량도 없는 나는, 그럴 때마다 정해져 있지 않은 누군가에게 마음속으로 감사인사를 한다. 이런 세상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그럼에도 인간은, 아니 나라는 존재는 매번, 똑같이, 반복해서 원대한 꿈을 억지로 꾸려하고, 실현시키려 하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을까,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남들의 시선에 나의 모습이 비루하게 비칠까 봐 걱정한다. 나라는 사람이 도대체 뭐라고.


고인이 된 황현산 평론가는 그의 글을 통해 많은 교훈을 전해준다. 교훈이라기보다는 경허에서 비롯된 일침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글들 속에서 드믄드믄 만날 수 있는 그의 진심은, 평론가가 가진 냉철한 이미지의 감정보다는, 다 큰 어른이 어린이를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감정이 담겨 있음을 느낀다. 참으로 감사하다.


그가 남긴 책 중 <사소한 부탁> 중에서 읽은 글귀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억지로 꿈을 키우고, 실현하려 발버둥 치는 나에게 따뜻한 조언을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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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사소한 것에서 실패한다."


사소한 것들이 모여 위대한 꿈이 된다. 그러니 사소함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라는 조언과 지금 실패한 것은 사소한 것이니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와 사소한 것에서 실패하지 않도록 주위를 잘 둘러보라는 격려를 한꺼번에 전달해준다.


그가 어떤 의도로 이 문장을 남겼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참 안심이 되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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