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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아무개 Feb 27. 2019

[보통의 일탈, 세 번째] 아침 '해' 바라보기

눈 찡그리지 말고 아련하게 바라보세요

사실 이번 일탈에 대한 글은 몇 번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글을 못쓰겠다 그런 건 아니고, 아침 출근길, 역사에서 바라본 아침 햇살의 느낌을 어떻게 글로 표현해야 할지 도통 감을 못잡았기 때문이죠.


부시시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고, 옷을 입고, 현관에서 신을 신고 문을 열기까지 20분은 정말 치열한 시간입니다. 정신없는 20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오면, 겨울이 지나 아침이 조금씩 밝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둠이 가시지 않는 아침을 만나게 됩니다.


아침 출근길엔 눈꺼풀도 무겁고, 고개도 무겁습니다. 정면을 바라보는 것조차 힘들어, 건널목 앞에 서 있으면 절로 시선이 아래를 향하게 됩니다. 고개도 절로 숙여지고요. 하늘 바라보는 게 쉽지 않은 시간입니다.



"아침햇살에 눈부셔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그런데, 가끔 아침햇살이 시선을 건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눈부시게 만든 그 주인공을 바라봅니다. 물론 정면으로 오랜 시간 바라보는 건 힘들지만, 잠깐씩 바라보며 긴 들숨과 날숨을 반복합니다. 아침햇살의 기운이 몸 전체에 자리잡는 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여유가 느껴지며, 기분 좋은 미소가 슬그머니 지어집니다.



환승 하는 사이 사람들을 보니 상쾌한 아침햇살을 바라볼 시간도 없이 부랴부랴 걸어가는 뒷모습에, 왠지 모를 안쓰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저에 대한 안쓰러움으로요. 다른 사람의 시선에 나 역시 그렇게 뒷모습만 보이며 시간에 쫓겨가는 모습이겠구나...라는 생각에 말이죠.


매일이 될 수는 없겠지만, 고개 들어 아침햇살에 기분 좋아지는 아침을 자주 만나야겠습니다.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 세 번째 보통의 이렇게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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