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아무개 Mar 01. 2019

[보통의 일탈, 네 번째] 별이 보입니다

마음을 크게 뜨면 아무 것도 없는 하늘에서 별이 보입니다

어쩌다 보니 소아탈의 메인 무대가 출근길과 퇴근길이 되어갑니다. 눈치 보지 않고 일탈을 시도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이때이기 때문이겠죠. 짧지만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릉 알면서도 대부분의 출퇴근 시간에는 주위를 살피고 여유를 만들어가기보다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보느라 바쁩니다.


얼마 전 퇴근길 역시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들어며 걸었습니다. 밤 기온에 어렴풋이 봄기운이 실렸는지 겨울 같지 않은 밤이 계속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나쁘지 않은, 아니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순간, 뭘 하면 이 기분을 더욱 만끽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고개를 조금만 위로 들면 더 많은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별이 보고 싶어 졌습니다. 1초 정도 발걸음을 멈추고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한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실망하며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는데, 별을 만났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은 태고적부터 간직해오고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반짝이며 이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고개를 드니 흐린 밤하늘에도 이야기를 간직한 별들이 보입니다. 아파트 각각의 창문에서 비춰오는 빛들이 마치 우리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별들처럼 느껴집니다. 이들은 또 얼마나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요?


꼭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봐야 하는 건 아니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파트가 삭막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안에도 앞으로 계속 이어질 이야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상을 하니 퇴근길에 생기가 불어넣어집니다. 여유가 조금 더 생겼습니다.


세상은 마음 먹기 나름이라고 하죠. 그게 참 어렵습니다. 내 마음 하나 올바르게 세우기도 힘든데, 올바르게 세운 후 옳은 방향으로 온전히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내가 마음 먹은 대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거창할 필요 있나요?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이렇게 별이 발견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렇게 네 번째 보통의 일탈이 진행됐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보통의 일탈, 세 번째] 아침 '해' 바라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