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도 재미있으면 안 될까?

열한 번째 쏙(XXOX). 소비자, 클라이언트의 싫증은 너무 빠르다

by 장아무개

*들어가기 앞서 말씀드리고 싶은 짧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쏙(XXOX)은 소셜 채널은 운영하다 콘텐츠로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가는 한 대행사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전문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기업에게는 다소 유치해 보일 수 있습니다.




나름 콘텐츠 업계에 꽤 오래 있어왔다고 자부하지만, 요즘처럼 빠르게 콘텐츠 트렌드가 변화하는 시기는 제 경험 상 없었지 않았나 라는 생각입니다. 10여 년 전에 비해 가속화된 디지털화도 한몫을 했겠지만, 소비자의 입맛이 가장 큰 요인이지 않을까 하는데요. 입맛이 단순히 변했다 라기보다는 입맛이 변화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니까 콘텐츠의 수명이 과거에 비해 너무나 빨라진 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이를 '콘텐츠 소비'라고 이야기합니다. 콘텐츠 소비의 속도가 빨라졌고, 소비의 주기가 짧아졌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빠름과 짧음에 대응하기 위해 저와 같은 콘텐츠 생산자는 오늘도 머리를 싸메거나 눈을 크게 부릅뜨고 소재 찾기에 전념합니다.


소비자 중에는 클라이언트도 포함이 됩니다. 아니 클라이언트가 더 민감한 소비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업(기관)에 대해서도 잘 알고, 트렌드도 잘 알고, 소비자의 입맛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클라이언트라는 또 하나의 소비자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자신이 설득당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해달라 라고 대놓고 요청하는 클라이언트도 있습니다. 결국 정답은 정해져 있는데 말이죠. (답정너...)


또 하나의 고민은, 클라이언트라는 소비자의 변덕입니다. 겨우 자료를 마련하여 설득하고, 컨셉을 확정하고, 기획하여 제작한 다음 몇 편 진행하지도 않았는데(시리즈로 합의를 했을 경우입니다) 반응이 어쩌니, 컨셉과 디자인이 똑같다 등등의 불평을 시작합니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정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바꿔야죠.



콘텐츠의 유통기한은 짧습니다. 인포그래픽도 그렇습니다.


인포그래픽이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사그라들긴 했지만, 세로로 긴 이미지에 눈에 띄는 일러스트 디자인 요소를 담아서 구성한 인포그래픽은 꽤 멋진 콘텐츠 모델로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클라이언트에서 인포그래픽을 요청했고, 건조한 '그래프'를 어떻게 모던한 '그래픽'으로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아무리 좋아도 똑같은 경험을 자주 접하게 되면 실증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해하고 있고, 이러한 '실증'이 있기 때문에 더 발전된 콘텐츠를 향한 도전도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인포그래픽의 콘텐츠 형태가 굳혀지면서 실증도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발전된 모델을 모색하다가 '재미'라는 부분을 추가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클라이언트 앞에서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 라고 말하는데 말리는 클라이언트는 거의 없습니다. '무슨무슨 성과', '무슨무슨 계획'처럼 굳어진 타이틀 역시 후킹 요소를 넣어(어쩔~) 재미있게 만들고, 처음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전달하기 위해 일러스트를 직접 그려 추가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콘텐츠가 '이럴 땐 어쩔' 인포그래픽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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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어쩔?'이라는 컨셉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에 상황에 맞는 소재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에 맞는 기획과 정보 검색 및 확인, 스토리텔링과 디자인 등등 모든 과정이 기존의 작업 대비 많은 시간이 들어가야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재미도 있고, 정보도 알찬 인포그래픽으로 유지를 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부담이 꽤 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러한 소재를 1~2주에 한 건씩 찾아 제안하고, 디자인을 했었고요.)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함께 으쌰으쌰 할 수 있는 동료'가 아닐까 합니다. 새로운 인포그래픽을 작업해보자 라고 제안했을 때, 이를 받쳐줄 디자이너가 없었다면 이럴 땐 어쩔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새로운 도전에 흥미를 보이고,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의욕이 넘쳤기에 가능했던 업무였지 않았나 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디자이너에게 감사해야겠네요.


더불어 하나 더 이야기하고 싶은 건, '믿음'입니다. 소재 발굴과 기획은 제가 담당했지만, 디자인만큼은 디자이너에게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젊은 감각도 필요했던 부분인지라, 제가 간섭할 경우 그 '젊음'과 '감각'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일단 디자인에 들어가면 요소의 형태, 배치, 색감 모두 디자이너에게 일임을 했고, 그 결과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관리자'가 되어 일일이 간섭하려 하기보다는, 담당자를 믿고 권한을 내어 주는 믿음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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