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가 유행이 지났다면?

열두 번째 쏙(XXOX). 움직이는 카드뉴스?

by 장아무개

들어가기 앞서 말씀드리고 싶은 짧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쏙(XXOX)은 소셜 채널을 운영하다 콘텐츠로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가는 한 대행사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전문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기업에게는 다소 유치해 보일 수 있습니다.




작년 말, 컨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 전문가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카드뉴스, 이제 유행이 지났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는 게 맞지만, 당장 카드뉴스와 같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담당자 입장에서는 심장이 덜컹할만한 이야기임이 분명합니다. 카드뉴스가 유행이 지났다면 다른 대안 콘텐츠를 제시해야 할 텐데, 아직까지 그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뜬금없이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클라이언트는 욕심쟁이!'


분석, 평가하는 사람들(소위 컨설턴트라고 하죠)도 카드뉴스의 시대가 끝이 났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영상 콘텐츠'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투입되는 공수와 비용을 감안하면 비교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수십, 수백만의 조회수와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채널은 대부분 대중적 이슈와 연관된 주제를 다룹니다. 하지만 기업, 기관에서 그들처럼 해보려다가는 정체성이고 성격이고 모두 사라진다는 것을 클라이언트에게 이해시키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결국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대로 콘텐츠도 만들어지게 되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카드뉴스는 이제 효과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보지 않습니다, 실증이 날대로 났습니다 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카드뉴스가 유행이 지났다면 그에 대한 대안이 뭔지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안이 없는데 그저 유행이 지났다 라고 남의 이야기하듯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손만 빨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카드뉴스가 유행이 지났으나 카드뉴스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면 다른 형태의 카드뉴스를 만들면 되는 일입니다. 카드뉴스 초창기 열정에 기름붓기가 스토리형 카드뉴스라는 영역을 굳혀갔듯이. 여기에 하나 더 용기를 불어넣어주자면, '이미 다 하고 있을 걸, 다 알고 있을 걸.'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하지 않고, 모르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새로운 걸 만들고 싶을 땐 주저함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시작해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온 카드뉴스가 GIF 카드뉴스입니다.



최근 콘텐츠는 대부분 비주얼 트렌드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하지 않으면 제대로 소비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과거 텍스트 콘텐츠를 작성할 때는 에디터 한 명이면 기획, 제작, 확산이 다 되었는데, 이제는 에디터와 디자이너, 영상편집자, 촬영자 등등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들이 역량 범위 안에서 가능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길게 이야기했지만, 줄여서 한 문장으로 하면 '일이 많아졌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GIF 카드뉴스 역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는 인원의 역량을 정확히 파악해야 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꽤 복잡한 과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콘텐츠 경우에는 일러스트 가능한 2D 디자이너가 영상편집 역량까지 가지고 있었기에, 기획자(에디터)와 디자이너, 둘 만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좀 더 다양한 요소가 들어간다면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겠지만요.


GIF 카드뉴스를 제작한 후, 이를 본 다른 기업, 기관에서 연락을 해줬습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그리고 이미 모두 알고 있는 GIF이지만, 이를 실제로 카드뉴스에 적용했다는 건 클라이언트에게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로 충분히 인식, 전달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할까 말까 할 때는, 우선 지르는 겁니다.




(2020.6.16)

제가 뭐 시작한다고 세상이 놀라는 큰 혁신을 가져오는 건 아니지만, 고민고민하다가 XXOX STUDIO(쏙 스튜디오) 브랜드를 시작합니다. XXOX는 가로세로 퍼즐과 같은 게임에서 따온 명칭으로,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스튜디오는, 괜히 마블 스튜디오 느낌을 내고 싶어서 억지로 붙인 것이고요. 콘텐츠와 관련된 이야기를 쏙 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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