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 보내기

by 장아무개

연휴의 마지막 날이 지나면 또다시 그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그때와 똑같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게 너무 아쉬워서, 나가지 말라는 와이프의 눈초리를 애써 무시하고 근처 공사 중인 공원 공터로 나왔다. 집에 있으면 보나마나 스마트폰으로 영상 보다 페북 보다 하며 시간만 보낼테니.

간간히 지나가는 사람과 차들은 애써 무시하며 의자 살짝 펴주고 자몽청에 뜨거운 물을 부어 호로록 마시며 가벼운 에세이 한 권을 읽는다. 맥주를 한 캔 사올까 고민하다 그냥 왔더니 책 읽는 와중에도 미련이 계속 남는다.

황량한 주변 경관 사이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고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차곡차곡 모아놓은 나만의 플레이리스트가 랜덤으로 흘러나온다.

이러고 있으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타박타박 빈 나무 데크를 가볍게 쳐내던 빗줄기는 흔적도 없고 흐린 하늘에 모습을 감췄던 오늘의 해가 이제는 슬슬 석양을 만들 준비를 하며 구름 틈 사이로 빛을 내기 시작한다.

선비 놀음이 따로 없다만, 시간은 곡절없이 흐르고 내일은 점점 가까워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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